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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꼭 걸어보고 싶은 황매화 핀 갑사 오리숲

2024.04.23(화) 23:48:49엥선생 깡언니(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4월, 꼭 가봐야 할 꽃축제로 갑사 황매화 축제를 꼽는 분이 많을 듯합니다. 계룡산국립공원 갑사지구는 전국 최대 황매화 군락지일 뿐만 아니라 갑사 오리(五里) 숲 키 큰 고목 아래 무리 지어 사는 녹색 줄기의 황매화 군락은 별스러워서 눈이 즐겁고 걷는 내내 행복감에 빠져들게 합니다. 황매화 시즌마다 갑사를 찾는 건 아니지만, 작년에 못 다녀온 것도 있고 봄바람도 쐴 겸 해서 며칠 전 갑사행을 감행했습니다.

4월 말의 계룡산 전경
▲ 계룡산국립공원은 1968년 12월 31일에 지리산에 이어서 경주·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함께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갑사(甲寺) 주차장에 서서 멀리 대웅전이 위치한 쪽을 바라보니, 곱디고운 연두색 담요를 뒤집어쓴 듯 청신하고 싱그러운 모습으로 단장한 계룡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며칠 사이에 달라진 주위의 풍경을 보며 새삼 대자연의 위대함에 깜짝 놀라고 맙니다.

갑사 괴목(甲寺 槐木)
▲ 갑사 스님들과 마을 사람들은 갑사 괴목(甲寺 槐木)의 당산신에게 매년 정월 초사흗날 제사를 드리고 있다.

한참 만에 갑사를 찾은 터라 갑사괴목 (槐木大神)도 일부러 찾아가 살펴봤습니다. 갑사 창건과 천여 년의 역사를 같이한 이 느티나무 괴목은 호국불교를 상징하는 신수(神樹)로,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강한 생명력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황매화 마을 안내도
▲ 황매화 마을 안내도

갑사 괴목을 둘러보고 나서 맞은편에 세워진 황매화마을 안내도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갑사에 오면 갑사만 둘러보고 가기에 바쁜데, 안내도를 훑어보다 보니 조만간 갑산소마을의 향나무 우물이나 청운교와 백운교 사이에 있는 노루바위 등도 돌아보고 싶어집니다. 

갑사 가는 길에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 갑사 가는 길,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갑사 초입에서 시간이 꽤 지체되어 잰걸음으로 갑사를 향해 보았습니다. 막 식당가를 지나가려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려한 테크닉을 지닌 솜씨는 아니었지만, 곱게 핀 황매화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힐링이 되었습니다.

갑사 일주문
▲ 갑사 일주문

오길 잘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얼마를 걷자, 갑사 일주문이 나타납니다. 여러 번 걸어본 길이지만, 황매화가 사열하듯 피어 있는 길은 여느 때와 다른 감흥을 주고, 그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일주문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갑사 자연관찰로
▲ 갑사 자연관찰로

갑사 관찰로에 핀 황매화
▲ 갑사 자연관찰로에 핀 황매화

일주문을 지나오며 큰맘 먹고 나섰으니, 오늘만큼은 이제껏 다니던 코스가 아닌 곳을 걸어보자 싶었습니다. 각오를 다지던 차에 자연관찰로가 나타났습니다. 갑사에 오면 자연관찰로 입구 근처는 얼쩡거려 봤어도 그 안으로 들어간 일은 없었기에 과감히 걸음을 옮겨봤습니다. 

통행로에 핀 황매화는 싱그러움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관찰로 안쪽은 나무 그늘이 지어서인지 꽃잎 5장을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탁월한 선택에 만족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황매화 핀 갑사 오리(五里)
▲ 황매화 핀 갑사 오리(五里)숲

갑사 사천왕문
▲ 갑사

자연관찰로를 걷다가 사천왕문이 얼핏 보이기에 다시 보행로로 접어들었습니다. 보행로를 돌아보니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황매화 군락지 위로 연등이 걸린 모습이 보였습니다. 불자는 아니지만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이 '천당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여겨졌습니다.

갑사에 처음 오는 여행자들은 갈참나무 고목이 수문병처럼 서 있는 사천왕문 앞에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기념촬영에 열중하기도 합니다.

갑사 범종루가 보이는 풍경
▲ 갑사 범종루가 보이는 풍경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니, 누각의 기와 일부를 교체하는 현장이 보입니다. 계절이 안겨주는 분위기 때문인지 공사하는 현장도 멋스럽게 보입니다. 이날 범종루는 둘러보지 못했지만, 황매화 피던 즈음에 범종루의 기와를 보수한 일 만큼은 오래 기억될 듯합니다.

갑사 강당
▲ 갑사 강당은 승려들이 법문을 읽고 공부하던 건물이다.

갑사 강당 앞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여러 장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갑사 강당 앞에는 늘 현수막이 몇 개씩 걸려 있는데, 외관을 헤치는 현수막은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정돈해서 걸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갑사 삼성각
▲ 갑사 삼성각은 칠성(七星), 산신(山神), 독성(獨聖)의 삼성(三聖)을 모신 곳이다.

갑사 대웅전 앞 연등 단 풍경
▲ 갑사 대웅전 앞 연등 단 풍경

갑사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달고 있다.
▲ 갑사에서는 오는 5월 1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초파일등을 달고 있다.

갑사 대웅전 앞마당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셀 수 없이 많은 초파일등을 걸어 놓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겨우 보일 정도로 촘촘히 걸린 연등은 대웅전에서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는 도저히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렵더니, 대웅전 위쪽에 위치한 삼성각으로 이동해 조망하니 장관 중의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등을 보며 공양하신 한 분 한 분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함께 합수축원했습니다.

갑사 범종
▲ 갑사 동종은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1584년(선조 17년)에 만들어졌다.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과 삼성각, 관음전 등을 돌아보고 보행로 쪽으로 이동해 봤습니다. 보행로로 이동하다 보니 그동안 외부인들이 힘겹게 관람해야 했던 갑사 동종의 보호각이 말끔하게 단장된 모습이었니다. 동종은 보호하면서 방문객 누구나 쉽게 관람하도록 개방형으로 보수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갑사 공우탑(功牛塔)
▲ 공우탑(功牛塔) '소의 공적을 기린다'는 뜻으로, 갑사 공우탑은 조선 후기 갑사의 중건 과정에 얽힌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갑사 석조약사여래입상을 보러 가는 길에 갑사 공우탑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갑사 중건에 도움을 준 소의 공덕을 기리고자 이 탑을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갑사 계곡
▲ 갑사 계곡

갑사 석조약사여래 입상
▲ 갑사 석조약사여래 입상은 충청남도유형문화재이다.

공우탑을 지나 갑사 계곡을 따라 걷다가 중생의 병을 치료해 준다는 약사여래를 모신 곳에 다다랐습니다. 여래는 진리와 함께 온 부처님을 의미합니다.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갑사 뒤편의 사자암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이라고 전합니다. 대웅전에서는 주로 여성 불자님들이 불공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남성 불자님들을 많이 뵈었습니다.

갑사 부도군
▲ 갑사 부도군

갑사 경내를 둘러보고 나서 귀갓길에 오르며 절정기를 지난 황매화가 온전히 꽃잎을 건사한 곳을 찾다가 갑사 부도군을 찾게 되었습니다. 부도(浮屠)란 스님의 사리(舍利)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廟塔)을 말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불상을 안치한 불탑은 사찰의 중심이 되는 곳에 세우는 것에 비해 부도는 사찰 주변에 조성됩니다. 이곳에 있는 18기의 부도는 조선시대의 승탑 형태인 석종(石鐘)형 부도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2024년 부처님 오신 날은 5월 15일이다.
▲ 2024년 부처님 오신 날은 5월 15일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갑사 오리숲은 언제 찾아도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곳입니다. 특히 매년 4월, 황매화가 피기 시작할 즈음에는 전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곳이니, 올해 가보지 못한 분들은 꼭 기회를 살펴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절정기의 황매화를 놓치신 분들은 늦게까지 꽃잎을 간직한 황매화를 만날 수 있는 자연관찰로나 구룡암 약수터 등 보행로 옆길로 들어서 보실 것을 함께 팁으로 남깁니다.


갑사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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