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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의 가치와 역할

내포칼럼 - 최혜진목원대 교수

2024.02.06(화) 10:03:26도정신문(deun127@korea.kr)

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의 가치와 역할 사진

지난해 말 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이 건립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24년 기본계획 수립과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기본 및 실시 설계, 문화예술타운 부지 조성 등의 절차를 거쳐 2027년 준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국악 관련 연구를 하며, 충청지역 국립국악원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다니던 차에 서산에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제 국립국악원은 남원, 부산, 진도, 강릉에 이어 다섯 번째 분원을 서산에 설립하게 되었다.

 

국립국악원은 우리나라 전통가무악을 전승, 발굴, 연구, 교육하는 동시에 국악의 대중화와 콘텐츠화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기관이다. 그간 분원이 설립된 곳에서는 특화된 지역의 예술 지원과 연구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전통예술의 질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남원은 창극, 진도는 굿, 부산은 춤이 대표적인 예술종목으로 자리잡아 지원과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서산은 ‘중고제 가무악’과 ‘연희’를 그 중심에 놓고 향후 기본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

다른 지역과 달리 충남권은 고제 판소리가 성행했던 곳이며, 명인 명창들이 매우 많이 배출된 예술의 선진지역이었다. 그것은 활발한 무역과 항구가 발달한 내포지역이 문화와 상품의 유통 거점이 되기 좋은 입지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내포지역을 중심으로 발달된 예술은 결성의 최선달이 최초의 명창으로 이름을 날렸고, 서산의 고수관, 방만춘을 거쳐 근대 서산의 심정순, 서천의 이동백, 김창룡 등으로 이어지며 중고제 판소리의 맥을 형성했다. 내포권에서 금강권으로 이동하며 충청지역의 예술은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였다.

중고제 예술은 판소리뿐만 아니라 판소리 가계에서 형성된 춤과 연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충청도에서 형성된 판소리가문의 가무악 전통이 우리나라 근대 예술의 모태가 되고 원형적 구실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심정순 조카 심상건의 가야금산조와 병창, 백낙준의 거문고산조, 윤종선의 내포제 시조, 한성준의 춤과 김석창 가계의 춤, 심화영의 승무에 이르기까지 충청권에서 발달한 가무악은 전통의 원형 구실을 하며 맥을 이어 나갔다. 충청의 예술은 다른 지역과 달리 담백하고 고졸(古拙)하며, 품위있는 자태와 온순한 말씨 등 우리 지역의 정서와 멋을 담뿍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예술의 발굴과 연구가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중고제 관련 연구나 복원, 전승 등은 앞으로 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국립국악원이 서산에 건립되는 만큼 중고제 관련 연구와 복원에도 큰 힘을 얻을 것이며, 관련된 교육과 콘텐츠도 많이 생길 것이라 기대가 크다. 그간 지역예술인들이 고군분투하며 노력해왔던 점을 생각할 때 국립국악원은 중고제 예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질적으로 우수한 공연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은 그러한 점에서 충청권의 전통예술을 두루 살피고, 고제의 전형과 원형을 잘 수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간 충북의 영동, 충주, 청주 등과 충남의 공주, 홍성 등지에서도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것은 지역의 전통예술 발전이 우리 정체성의 확립과 후세대에 남기는 문화적 유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서산은 충청을 아우르는 전통예술의 집산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2024년은 국악진흥법이 시행되는 해이다. 국악의 진흥 및 발전을 위해 법안을 마련하는 일에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는데 비로소 그 열매를 맺었다. 국악진흥법이 시행되면 문체부는 5년마다 국악진흥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국악의 날’을 지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악인은 물론 지역의 전통예술이 보호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국립국악원의 설립과 함께 지역예술인이 함께 그 성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랜 숙원이었던 국립국악원 분원 설립과 국악진흥법의 시행은 단지 국악인이나 지역예술인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K-컬쳐라고 하는 우리 문화의 전통성, 원형성이 바로 국악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국의 문화를 버리고 세계와 경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되었다. 드라마, 음식, 노래, 영화 등 세계문화를 주도하는 한류의 중심에는 전통이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신명과 흥이 그대로 녹아있는 가무악의 전통은 새로운 한류의 모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점에서 이제 우리는 국악에 대해 더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개발할 사명이 있다.

국악의 발전은 곧 우리 문화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진다. 어릴 때부터 국악을 보고 듣고 즐기게 해주어야 전승이나 활용도 가능하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 지역의 국악, 충청의 중고제를 교육하고 널리 알리도록 하는 데 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지대하다. 과거 충청인들이 가졌던 도도하고 선진적인 문화적 창조력이 국립국악원 분원 설립을 계기로 더욱 높아지길 바란다.

국립국악원 서산분원의 가치와 역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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