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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의 현대화, 남녀를 잇고 세대를 잇다

내포칼럼 -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

2023.11.26(일) 22:57:35도정신문(deun127@korea.kr)

예(禮)의 현대화, 남녀를 잇고 세대를 잇다 사진


예(禮)의 현대화, 남녀를 잇고 세대를 잇다 사진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올해 4월 한국예학센터를 개소하였다. 예학센터는 충청유교문화권을 중심으로 한국 예학서를 조사·정리하여 한국 예학의 원형을 발굴·보존하고 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며, 중요 예학서의 국역 및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들은 ‘한국예학 통합시스템’을 통해 대중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예학센터는 우리 사회 현상을 심층 분석하여 ‘예의 현대화’를 통해 현실에 적합한 예절과 예학을 정립하고 실천하려 한다. 

지난 9월 성균관에서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제사 관련 설문 조사를 했다. 그 중 ‘향후 제사 계획’에 대해서 ‘지내겠다’가 44.1%, ‘지내지 않겠다’가 55.9%로 나왔다.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는 의견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다른 기관(롯데멤버스) 설문 조사에서도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비율이 56.4%였다.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는 이유는 다양하다. 종교적 이유·신념, 가족·친척 간의 불화, 명절 가사 노동에 대한 갈등, 성차별적 요소, 시대적 변화에 따른 불필요성 등이 있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성별·세대별 편차가 상당히 심하다. 남자의 경우 ‘지내겠다’는 의견이 20대는 47.3%, 30대가 40.8%, 40대가 50.1%, 50대가 63.6%, 60대가 68.4%, 70대 이상이 63.1%다. 여자의 경우에 20대가 21.6%, 30대가 22%, 40대가 27.4%, 50대가 36.7%, 60대가 43.2%, 70대 이상이 41.3%로 나왔다. 대체로 제사를 지내겠다는 비율이 40대 이하(35.3%)보다 50대 이상(52.1%)이 높으며, 여자(32.7%)보다는 남자(55.7%)가 높았다. 남녀 간의 인식 차이가 심하며, 세대 간의 차이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해소할 방안이 시급하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구조와 가족 제도가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전통 예절이 축소·외면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통 예절의 간소화’만 주장한다. 그러나 무조건 간소함만 추구하다보면, 결국 예절의 필요성도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현실에 맞도록 전통 예절을 수정·보완하되 사회 통합과 공동체 유지라는 예절의 순기능을 잘 발휘하는 방향으로 ‘예의 현대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현대 사회에서 예를 행해야하는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 존재 이유를 확보하지 못하면 예는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전통 예절의 현대화에서 가장 중시되어야 할 점이다. 제사 및 차례의 경우는 어떠한가? 바로 가족의 화목 및 유대감 강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예절 실태 조사이다. 조사로 정확한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전통 예절의 현대화에 반영하여야 한다. 

매년 지속적인 설문 조사를 통해 자료 축적을 해야 하며, 심층 면접 조사를 병행해 통계 수치에 가려진 실제를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증·실증 작업과 전문 연구 인력의 확보이다. 전통 예절을 오늘날에 맞게 수정·보완하면서도 그 예절이 본래 지닌 정신과 본질, 그 의례절차가 가지는 목적을 올바로 고증해 반영하여야 한다. 실태조사, 고증·실증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연구 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야 현대에 적합한 예절과 예학을 정립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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