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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을 걱정하는 농심(農心)

내포칼럼 - 편세환 서산문화원장

2023.11.16(목) 15:51:38도정신문(deun127@korea.kr)

풍년을 걱정하는 농심(農心) 사진


풍년을 걱정하는 농심(農心) 사진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70만 년 전이라고 한다. 유목 생활로 떠돌이 삶을 살다가 신석기 시대에 정주 생활을 시작하면서 점차 청동기 문화 속에서 원시적 농경문화가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벼농사가 도입되어 본격적으로 벼 재배가 시작된 것은 고려 시대로 알려져 있다. 무논에 손 모내기 방식이 도입된 것은 임진왜란이 끝난 조선 후기부터이며, 이때부터 벼 생산량이 점차 증가되었다. 처음엔 산파로 시작하여 물못자리를 설치하고 못줄을 띄우지 않은 소위 산식(散植)으로 손 모내기를 하였고, 왜정 때는 못줄을 이용한 줄 모내기를 강력히 추진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벼 품종은 수확량이 적고 키가 큰 장간형(長幹形) 품종이 많아 수확기에 태풍과 호우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였다. 

그간 수많은 벼 품종이 재배되었지마는 기적의 볍씨로 알려진 통일벼가 개발된 것은 우리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1964년 농촌진흥청장은 육종학자인 허문회 박사를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 파견, 다수확 품종을 개발하도록 지시하였다. 동남아에서 재배되는 인디카 품종인 IR8호와 자포나카 품종을 교배하는 과정을 보면서 세계 농학자들은 도저히 불가능한 짓을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다시 북해도 지역의 내냉성(耐冷性) 품종과 내병성(耐病性)인 대만벼 품종에 다수성 품종 IR8호를 교배하여 드디어 3원 교배 잡종 벼 생산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육종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그간 300평당 450kg 정도 생산되던 벼가 6200kg 이상의 놀라운 수확이 생산되어 기적의 볍씨로 불리는 IR667 통일벼가 탄생 된 것이다. 

통일벼를 전 농가에 확대 보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당시 일선 공무원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작물시험장에서는 이 통일품종을 모본(母本)으로 여러 가지 다수성 신품종이 개발되어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 종자로 보급하여 세계 쌀 증산에 크게 공헌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당시 정부에서도 통일벼 확대재배를 위하여 여러 가지 시책을 펼쳐나갔다. 쌀 다수확 시상제실시, 통일벼 수매 제도 개선, 시범재배 단지 조성과 농자재 지원, 농업현장지도와 농민교육 강화 등 여러 가지 시책에 힘입어 단기간 내에 확대재배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쌀이 넘쳐나게 되었고 농가소득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또 한 통일벼 재배로 인하여 새로운 벼농사 기술이 개발되었다. 비닐을 이용한 보온못자리 설치, 비료 사용법 개선, 생육 시기에 맞는 물관리, 병해충 방제와 각종 농약 사용법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벼농사 기술뿐만 아니라 제반 농업기술은 우리 한국농민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자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는 지금 남과 북이 대치한 휴전상태로 항상 불안 속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 대국으로 쌀이 남아도는 반면, 북한은 기아에 허덕이고 심지어 굶어 죽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다. 이 불균형 상태에서 언제 불행한 사태가 또 벌어질지 모른다. 경제 수출 대국으로서 3~4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1차 생명 산업인 농업은 무기보다 중요한 안보산업이다. 그렇기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농민들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마음 놓고 수지맞는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농촌의 일손 부족과 노령화, 각종 농자재값과 유가의 상승 등으로 영농에 어려움이 중첩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전국 농가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충남의 농가 수는 11만 7천 가구이며, 전국적으로 연간 2.6%의 농가가 감소하는 실정인데 충남이 두 번째라고 한다. 또 한 전체농가 중 연간 소득 1천만 원 이하의 농가가 65.1%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70세 이상의 농민이 전체농가의 45.5%, 60세 이상이 34.3%로 노령화 비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농업은 먹거리뿐 아니라 탄소 흡수와 지하수 확보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환경보존산업이며 농토보존에 있어 중요한 핵심산업이다. 자연재해 등 어려운 여건을 감수하며 인내와 끈기로 버티고 있는 농민들에게 감사할 줄 알고, 그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할 것이다.

금년 벼농사도 대풍을 이루었다.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걱정스러운 풍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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