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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과 우즈베키스탄

내포칼럼 - 서창수순천향대학교 명예교수

2023.11.05(일) 23:25:30도정신문(deun127@korea.kr)

충남과 우즈베키스탄 사진

충남과 우즈베키스탄 사진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 대부분 잘 모를 것이다. 우리의 주된 관심은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들인데, 이 나라는 중앙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고 과거 역사적으로도 우리와는 직접적인 거래나 관계가 적었던 국가이다. 흔히 말하는 “탄”이라는 글자로 끝나는 5개 국가 중의 하나로 과거 동서 교역의 상징이었던 실크로드의 한 중앙에 위치한 인구 3천 6백만 명, 남한 면적의 4배의 국토, 2개 나라를 지나야만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내륙국가, 무슬림이 95%를 차지하는 이슬람국가, 고려인이 가장 많이 이주해서 살고 있는 국가이다. 한편으로 미인들이 많아서 현지에 가면 영화배우급 여성들이 밭에서 김을 맨다고 하는 우스개 소리를 듣는 국가이기도 하다. 

필자는 우즈베키스탄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 혁신과 창업정책 경험을 현지에 전수하는 코이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거의 매달 현지를 방문하여 현지인들과 같이 일을 하는데, 지난 달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로부터 엉뚱한 주문을 받았다. 다음에 올 때는 한국에서 먹는 ‘김’을 좀 사 달라는 주문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대표적 내륙국가로 생선이나 해산물이 귀해서 잘 먹지도 않을 뿐더러 찾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김을 사 달라고 해서 무척이나 의아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였다.  

사연인 즉, 얼마 전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 자국 국민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전문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하여 몸에 ‘요오드’ 성분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서 앞으로 ‘요오드’를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그래서 요사이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요오드 성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김,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를 찾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김, 미역, 다시마는 한국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는 건강식품으로 한국산이 최고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시중에는 한국산 해조류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시중에서 구입하려고 해도 물량이 없어서 제대로 살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한국의 김밥에 대한 인기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김밥에 대한 인기가 최근 높아지고 있던 차여서 한국 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전에 비하면 수도인 타쉬켄트 길거리에 김밥, 떡볶이, 라면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한국에 외국인 근로자로 일하러 왔다가 귀국할 때 가장 많이 사가지고 가는 품목도 김밥을 만들기 위한 김과 단무지라고 한다.  

내륙지방이라서 해산물을 잘 먹지 않고, 멀리하는 민족이었는데, 갑자기 해산물을 찾기 시작한 경우이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김밥의 인기와 함께 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김은 예로부터 한국과 일본만 먹었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김을 영어로 ‘Sea Weed’라고 하여 바다의 잡초라고 비하성 용어를 쓰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김이나 해조류가 영영학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표현도 ‘Sea Vegetable’이라고 바꾸어 부른다고 한다. 그간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으로 괄시받던 해조류가 더디어 세계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각광을 받는 시대가 왔다. 

서천과 당진, 충남 서해안이 드디어 중앙아시아 비단길(실크로드)로 나서야 할 때다. 시장 수요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시장조사가 아니라 이미 확인된 시장을 가는 것이다. 여느 지자체나 경쟁적으로 나가는 미국이나 유럽, 중국이나 동남아가 아니라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무지한 실크로드를 선점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즈베키스탄 진출은 한 나라의 진출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5개국에 러시아, 더 나아가 중동까지 이슬람으로 자동 연결되는 거대한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충남 해조류로 시작하여 디지털 빅테크로 확장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500년 전 동서교역의 역세권이다.

한국을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 한국 대학에 유학생들이 가장 많이 오는 나라, 현지 길거리에서 한국인만 보면 접근하여 서툰 한국어로 들이대는 사람들, 택시타면 한국 사람이라고 택시비 안 받으려는 나라, 한국이 30년 전 처음으로 자동차 공장을 건설해줬다고 고마워하는 나라, 범죄가 없고 대다수가 알라신을 믿으며 가족 중심으로 근면성실하게 사는 사람들,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이고 사람들이다. 가장 친 한국적이고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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