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농아인 회원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 대신 수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가지기가 쉽지 않아요. 소통이 어렵거든요. 그런데도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셔서 화장도 해주고, 이쁜 옷도 입혀 주니 너무 즐겁고 기뻐요. 좋은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너무 좋대요. 너무 좋으니까 막 흔들잖아요. 저건 너무 좋다는 표현이거든요. 눈부시게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말하네요. 이분들은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해도 춤추면서 자기표현을 마음껏 해요. 다들 개성들이 워낙 강하신 분들인데 오늘은 춤을 추면서 마음껏 좋아해 주시네요.”

당진농아인협회 표민애 센터장과 통역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분들의 얼굴과 행동하는 몸짓에는 행복한 표현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대표 김은혜, 이하 내봄눈) 재능기부 프로젝트는 지난 8월 25일(토) 당진시의회 정원에서 당진농아인협회(센터장 표민애) 회원 15명에게 제12회 ‘소리없이 피어나 15송이 꽃으로 물들다’라는 주제로 ‘사진과 영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행사를 가졌다. 

농아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협회 사무실에 모여 봉사자들의 손길에 따라 아름답게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며 셀카를 찍는가 하면, 서로의 모습에 감탄을 주고받기도 했다.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했다는 어느 분은 태어나 처음 입어보는 새하얀 드레스를 보며 설레했고, 또 다른 한 분은 드레스를 입기 위해 한 달간의 피나는 다이어트를 했다고 고백했다.

한복을 입은 주인공 세 분은 나이 들어 주름진 얼굴에 소년 소녀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너무 행복해서 기분 좋다”며 연신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고, 서로를 바라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농아인 김동자 씨는“이렇게 예쁜 옷을 입을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좋은 추억 감사하고 잊지 못할 거 같다”는 내용을 수화로 전했다.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이날 함께 자리한 웰다잉 유정순 강사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은 눈빛으로, 마음으로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고 수도없이 소리쳐주고 있었다”며 “맑은 하늘과 눈부신 태양 아래 푸른 잔디밭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고 말했다.  

내봄눈 회원 자녀 중 봉사자로 참여한 서산중학교 1학년 박준현 학생은 “엄마가 재능기부 하는 봉사단체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농아인분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며 “우리와 다르지 않은 장애인들의 모습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달리 생각하게 되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이날 행사에는 사진작가 3명이 농아인 회원들을 5인 1조로 나눠 순조롭게 촬영에 임했고, 특히 내봄눈 이천석 회원의 드론 촬영이 새롭게 투입되어 폭넓은 영상에 묘미를 더해주었다. 

한편, 내봄눈은 서산을 넘어 태안·당진·천안에 이르기까지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는 단체로 KBS 아침마당, MBC 캠페인, 충남도청 방송 출연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 

 
소리없이 피어나 꽃으로 물든 당진농아인협회의 눈부신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