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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민단체 똘똘 뭉쳐 노숙인 문제 해소 앞장

시민단체탐방(20) 천안노숙인자활지원모임

2013.08.06(화) 12:13:54도정신문(deun127@korea.kr)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등 15개 시민단체 연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이들이 길거리로 나앉았다. 건실했던 직장인과 사업가들이 매서운 경제 논리에 한순간 노숙인으로 전락하게 된 시대적 비극이었다. 급증하는 노숙인 문제는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사회 병리현상이 돼 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천안 노숙인자활모임’은 지역의 노숙인을 사회 구성원으로 끌어안기 위해 충남자원봉사시민네트워크를 비롯해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등 15개의 시민단체가 연대한 구성체다. 각 단체는 저마다의 재능과 물질을 나누고 뜻을 모아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천안 노숙인자활모임’에 참여하는 다양한 시민단체로부터 노숙인이 처한 어려움과 우리 사회가 풀어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천안노숙인자활지원모임이 지난 6월 15일 천안시 서북구 와촌동 대한민국 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사무실 앞에서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천안노숙인자활지원모임이 지난 6월 15일 천안시 서북구 와촌동 대한민국 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사무실 앞에서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가자 : 강인석 무지개봉사단 단장, 곽순규 나눔과기쁨 천안지부장, 노규환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단장, 신길자 오뚜기공동체 단장, 윤택영 사회적기업 (주)한길코리아 대표이사, 이정화 천안희망쉼터 팀장, 정권모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천안역부역장.


우리는 모두 잠재적 노숙인
자활 위한 사회적 접근 절실


-여러 시민단체가 모였다. 운영은 어떻게 하나
윤택영 대표 :
“특정 단체가 대표를 맞지 않는다. 어느 한 곳이 주도하면 나머지 단체는 끌려가게 마련이다. 봉사에 필요한 재원은 단체별 여건과 특성에 맞춰 갹출한다. 모자라는 부분은 단체들이 자부담으로 해결한다.”

-노숙인에 대한 실태 조사는 이뤄지나
이정화 팀장 :
“지난해 여름에는 15명 정도가 쉼터를 찾았는데 올해는 27명 이상으로 늘었다. 날씨가 더워서 (여름에) 몰리는지 모르겠다. 여러 원인으로 지역에 따라 (노숙인들이) 분산하는 것 같다. 지역별로 매주 조사를 하지만, 실제 노숙인으로 봐야 하는 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확한 조사는 필요하다.”

-민간 차원에서 접근하기 어렵지 않나
윤택영 대표 :
“불특정 다수에 대한 봉사이니 어렵다. 특히 술 문제가 제일 힘들다. 노숙인들도 술을 안 드시면 친절하고 괜찮다. 술을 먹으면 통제 불가다. 우리도 몇 번이나 포기하려 했다. 정치인이든 공무원이든 (노숙인 문제에) 고개를 흔든다. 욕심이 통제되지 않는 점도 힘든 것 중 하나다. 노숙인을 위해 옷과 쌀을 마련해 놓은 적이 있다. 사랑의 쌀독에 쌀을 가득 부어 놔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정부의 무관심도 아쉽다. 정부에서도 (노숙인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 위해 내려왔지만, 가면 끝이다.”

강인석 단장 : “사실 정부주도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많다. 24시간 매달려야 하는 문제다. 업무시간이 있는데 어떻게 전담하나.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하고 채널이 열려있는 민간단체에 관이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관에서 실태파악하고 애로사항 등 여러 질문을 수차례 하지만, 매번 조사만 하고 답은 지지부진이다. 그 사람들에겐 당장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식의 정부 태도는 불신만 쌓을 뿐이다.”

-정부 차원에서 가장 먼저 지원해야 할 사항은
윤택영 대표 : “노숙인 자활 전담센터가 요구된다. 민간인이 맡아봤자 한계가 있다. 그들을 다룰 수 있는 법적 여건이 안 된다. 술 취한 노숙인을 돌보기 위해 데려가다가 업어지거나 해서 다치면 곤란해진다. 인권위원회 등 걸고넘어진다. 천안의료원이 치료하면 술 먹고 다시 깽판을 부린다. 반복된다.”

강인석 단장 : “정책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 민간단체에 위탁이나 체계적 지원을 해야 한다.”

곽순규 지부장 : “지원 사업을 만들기는커녕, 노숙인을 도맡는 담당도 없다. 다문화 지원 등 다른 복지 분야에 대해는 담당이 있지만, 노숙인 지원 위한 채널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다. 명확한 역할이 없다 보니, 서로 책임만 미루는 것이다.”

-자활 위한 프로그램은 있는지
노규환 단장 :
“천안 YWCA의 밴드 교육이다. 노숙인 10명을 모아 통기타 교육을 하는 등 음악팀을 만들고 있다. 음악을 통해 자활을 이끌려는 노력이다.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지난해와 올해 예산도 지원받았다. 또 천안 풍성한 교회도 노숙인에게 숙소 제공하고 생활을 공유한다. 이 뜻에 감화해 자활에 성공한 분도 세 분이나 계신다.”

-노숙인에게 가장 시급한 사안은
이정화 팀장 :
“먹고 자는 것이다. 보편적인 노숙 동기는 자포자기다. 두 번째 동기는 사업실패로, 가족에게 따돌림받는 경우다. 이 외에도 질병이나 알코올 중독도 원인이다. 특히 술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잘못 건들면 인권침해로 당혹스럽게 된다. 알코올 문제 해소와 질병 치료를 해 주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신길자 단장 : “먹고 자는 문제다. 우리는 먹는 문제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배식하고 치우는 데까지 40분 걸린다. 문제는 장소다. 배식 장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경찰서에 주차공간 사용을 요청해도 안 된다. 서부역전의 공간도 말뚝이 박혀 사용이 어렵다. 비 오는 날 주는 자나 받는 자 모두 젖는다.”

윤택영 대표 : “의지의 문제도 중요하다. 지난 2008년 개인적으로 리더급 되는 노숙인 친구에게 방을 얻어줬다. 몇몇 노숙인과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생활을 잡아갔지만, 문제가 터졌다.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 노숙인들이 집을 때려 부쉈다. 결국, 1년도 못살고 파탄됐다. 여러 단체서 재활을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뒤끝이 안 좋다. 부정적인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도 병행돼야 한다.”

신길자 단장 : “우리도 자활시키는 마음에 5~6년간 모신 분이 있는데, 작년에 용달차를 가져와 집기를 모두 가져갔다. 보람도 있으라고 월급도 드렸었다.”

-식사 공간 제공 위해 천안역사 개방은 어려운지
정권모 부역장 : “천안역 경우 식사만 하고 돌아가면 문제없다. 술 한잔 하면 쓰러지고 늘어진다. 이 민원이 역으로 다 들어온다. 예전에 24시간 개방했었다. 화장실은 노숙인 침실이 됐다. 고객 위한 업무가 주 사항인데, 화장실 칸칸마다 고객이 들어가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다른 어려운 점은 없는지
이정화 팀장 : “쉼터 공간 활용 문제다. 여름은 빈방이 있지만, 겨울은 정원 29명인데 35명 이상이 찾아온다. 공간이 없다.”

곽순규 지부장 : “쉼터 증설 시 남아도는 방을 활용할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 외에도 여러 단체의 봉사활동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노숙인에 대한 실태조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노숙자다. 오늘날 여러 환경 요인으로 다양한 유형의 노숙인이 생긴다. 노숙자 개념을 다듬고 확대해 다양한 연구와 접근을 해야 한다. 현재 법과 제도적 여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밥 해드리는 것뿐이다. 관과 학계, 시민단체 모두 채널을 열고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천안 노숙인 문제는 이 지역에 피해를 주는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담 /우희창 미디어센터장
정리 /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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