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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땀으로 집 지어 드려요”

시민단체탐방(19) 청양 좋은 사람들

2013.07.26(금) 15:35:13도정신문(deun127@korea.kr)

“몸으로 땀으로 집 지어 드려요” 사진

▲ 지난해 겨울 ‘좋은 사람들’이 역촌리 이 씨의 집을 허물고 재건축 공사를 하고 있다.



청양 지역 선·후배 모여 ‘집 짓기’ 봉사 실천
각 회원 재능 모아 어려운 이웃에 새 희망을
고향에 애착 갖고 함께 사는 삶의 공간 추구


매서운 추위가 기승이었던 지난해 11월, 청양군 정산면 역촌리에 사는 이(66) 씨의 걱정은 커져갔다. 눈의 무게를 감당하기도 벅찬 낡은 지붕과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허름한 담벼락에 하루하루 위험한 삶을 감수해야만 했다. 게다가 보살펴야 할 어린 손녀까지 있어 늘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겨울에는 보일러는 물론 온수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고통도 피할 수 없었다. 이들에게 겨울은 가혹했다.

그러나 뜻밖의 곳에서 봄은 찾아왔다. 이 씨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정산 등 산동 4개면 지역의 봉사단체인 ‘좋은 사람들(회장 윤형근)’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었다.

당초 좋은 사람들은 지붕과 난방시설만 개·보수하려는 계획이었지만, 현장을 방문하고 꼼꼼히 살펴본 결과 집을 새로 짓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임시방편적인 처방으로는 언제든 다시 이 씨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집을 신축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최소 비용이 3500만원 이상 들어가야 하는 상황으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좋은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는 탓이다.

이때 힘이 돼 준 것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재능기부였다.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회원이 직접 기초공사와 철골공사, 내부시설 등 모든 공정을 맡아 비용을 최소화했다. 부족한 예산 부분을 자신들의 땀과 노력으로 메꾸기 위함이다. 뜨거운 마음으로 후원해 주는 회원들의 손길도 큰 힘이 됐다. 3개월간 모진 겨울바람을 이겨낸 결과 허름했던 이 씨의 집은 54㎡ 규모의 단층 조립식 주택으로 재탄생했다. 동시에 ‘좋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기쁨의 집’이 한 채 들어서게 됐다.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보태 이뤄 낸 봉사의 결실이었다.

마을 공동체 지키는 선·후배의 연대

‘좋은 사람들’은 지난 2002년 10월 청양군 정산면 출신 선·후배들의 연대로 출범한 봉사 단체다. 당시 회원은 20여명으로 30~40대 젊은 층 주를 이뤘었다. 이들 모두 개인사업자로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지역 문제 해소를 위해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모은 것이었다. 이들 모두 이 지역에서 크고 자랐기 때문에 애착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형근 회장은 “다른 지역에는 젊은 층이 많아 여러 봉사 단체가 있겠지만, 청양은 젊은 층이 적다”며 “어찌 됐던 지역 문제를 짊어져 보자는 뜻에서 젊은 사람들이 시작한 것으로, 이것이 청양 사람들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늙어가는 청양 지역의 삶을 어떻게든 지켜내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의지’가 ‘연대’의 형태로 구체화 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몸으로 땀으로…헌집을 새집으로


“몸으로 땀으로 집 지어 드려요” 사진

처음 단체가 출범했을 때 주요 봉사 활동은 김장김치 담그기와 우유 배급, 독거노인 돌보기 순회, 농약병 수거 등 다양했다. 그러나 다양한 단체에서 김장 담그기 등 유사한 봉사에 나서자 그 의미가 반감됐다. 김장 봉사가 중첩되며 급기야는 “김치가 남아돌아 필요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들어야 했다. 고민이었다. 지역 사회에 유의미한 봉사를 나누겠다는 ‘좋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혜를 모은 게 ‘집 수리’와 ‘집 짓기’ 봉사다. 무엇보다 집을 고쳐주는 봉사활동은 ‘좋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건축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많아 재능나눔이 가능한 덕이다. 재능나눔은 열악한 재정임에도 막대한 지금이 소요되는 건축 봉사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이렇게 지역 선·후배들이 힘을 모아 봉사를 펼친 게 11년, 어느새 30대 회원들은 마흔 후반의 지긋한 나이로 접어들었다. 가정을 꾸리기에도 빠듯할 텐데 여전히 이들에게 나눔과 봉사는 즐겁다.
윤 회장은 “봉사하며 좌절한 일은 없었고 즐거웠다”면서 “집에서도 도와주고 모임도 선·후배 간 친목 도모라 생각하니 마음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일단 집을 새로 신축했지만, 여전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후 관리 잘 못하거나 겨울 난방비를 아끼려 보일러를 꺼 놓을 때면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고향을 위한 봉사는 지속해서 펼친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어려운 가정 한 곳을 선정해 신축공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겨울이면 정산 인근에 전통 썰매장도 만들어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윤 회장은 “아무런 계산 없이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고 싶다”며 “우리가 크고 자란 이곳에 애착이 있는 만큼, 우리 지역의 문제를 조금이나가 짊어져 보다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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