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재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간 것 뿐입니다.”
▲ 아메미아 히로스케 회장 |
25일 충남도청을 방문, 청동기~근대 한국의 문화유산 300여 점을 기증한 아메미아 히로스케 일본 ‘공주회’ 회장(76)은 기증식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다.
6년 전 의사로부터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아 몸이 불편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선친이 일본으로 가져간 한국 문화재를 이제야 돌려주는 미안함이 묻어 있는 듯 했다.
아메미아 회장이 이날 전달한 유물은 선친이 수집한 것으로, 철부지 중학생 시절이었던 당시 선친이 문화재를 얼마나, 왜 모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아버지가 공주에서 개인박물관을 운영했고, 당시에는 중요 유물도 있었다”는 점은 기억하고 있었다.
또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혼란기에 “박물관에 있던 중요 유물 상당수가 도둑맞았다”고 말했다.
그가 유물 기증의 뜻을 굳힌 것은 지난 2006년 일본 무령왕 탄생 기념비 제막식에서 공주대 윤용혁 교수를 만나면서였다.
당시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개인자격으로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윤 교수와 유물 및 그 유물에 관한 기증 이야기를 나눴다.
집에 돌아간 아메미아 회장은 윤 교수의 권유를 곱씹으며 가족들과 상의를 했고, 한국에 돌려주기로 뜻을 모았다.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원래의 자리에 돌려보낸다는 생각”이었다.
아메미아 회장은 한편 다른 일본인의 한국 문화재 반출에 대해서는 “당시 공주에 일본인이 많았으나 누가 유물을 모으는지는 몰랐다”며 “다만 한 일본인 교사가 많은 문화재를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선친께 듣고 그 교사의 딸에게 물었으나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