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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새로운 이름과 모습으로 다시 선보이는 '예산읍 예산천 둘레길'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리 57

2024.01.07(일) 22:50:37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20년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예산읍 일대에 큰 수해피해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예산군은 예산천 상류지역을 중심으로 수행방지를 위한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동안 예산읍을 거쳐 향천사로 가는 길은 하천 정비사업으로 인해 많이 복잡하고 불편했습니다. 특히 예산천 물길을 따라 걸으며 향천사로 향하는 숲 속 산책로는 한동안 오래 폐쇄되었습니다. 

‘예산읍-예산향교-옻샘약수터-향천사입구-만석골’로 이어지는 길이 모든 공사를 마치고 다시 새롭게 열렸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 길을 어떠한 막힘과 불편함 하나 없이 개운한 기분으로 걷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새 단장을 마친 이 길에 그동안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새롭게 변신한 이 길에 펼쳐지는 겨울이야기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곳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변변한 이름 없던 하천 옆 보행로에 새로운 이름이 생긴 점입니다. 그냥 제가 임의로 금오산 둘레길로 불러온 이 길은 이제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이란 번듯한 공식 이름표를 달고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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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을 걸으면서 길 위에 남아있는 지난 계절 흔적을 찾습니다. 여름철새인 귀제비 서식처 흔적이 금오산 향천사로 이어지는 고가도로 부근에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비와 달리 귀제비는 사람에게 불행을 불러오는 존재로 오해를 사고 배척을 받아 온 불쌍한 새입니다. 그래서 귀제비는 제비와 달리 사람과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짓고 사는데, 여기서 그 흔적을 발견합니다. 일반 제비집과 모양이 확연히 다른 귀제비 둥지를 관찰하면서 2024년 여름에도 이 친구들을 여기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어봅니다.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풍경 : 귀제비 둥지▲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풍경 : 귀제비 둥지
 
본격적으로 ‘옻샘약수터-향천사 일주문 입구-만석골’로 이어지는 하천 옆 오솔길을 걷습니다.아쉽게도 보수공사를 막 마치고 난 이후라 그런지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특히 예전 자연스러운 그 길 느낌은 하나도 나지 않아 아쉽지만, 오랜만에 졸졸졸 흐르는 반가운 이곳 물소리와 주변 산새소리를 들으며 아쉬운 그 마음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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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보행로, 주변 물길 

옻샘약수터 부근에 도착합니다. 다리도 새로 보수하고, 예전에 폭우로 무너졌던 산책로와 산비탈 구간도 완전히 다 정비를 마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새로운 홍수방지 시스템입니다. 수해대책 일환으로 예산천 수량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계측시스템 장비를 운영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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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에 설치된 스마트 계측 시스템 장비

옻샘약수터 구간 역시 예전 흙길 구간이 다 없어지고 전반적으로 새로 포장한 곳이 많아 예전과 같은 자연스러운 멋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늘 숲길 옆으로 펼쳐진 멋진 풍경이 있어 그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하얀 서리 풍경이 그 주인공입니다. 주변 풀숲 주변 곳곳에 한가득 펼쳐진 서리풍경이 오랜만에 이곳을 찾아온 저를 반갑다고 맞이해 주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귀로는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눈으로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리풍경을 감상하는 멋진 겨울 이야기를 감상합니다.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옻샘약수터 구간 주변 풍경

23▲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옻샘약수터 구간 주변 풍경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 향천사 일주문 부근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2020년 홍수 당시 물길에 휩쓸려 온 돌들로 인해 엉망이 되었던 곳인데, 크고 작은 돌들을 다 치우고 이제 깨끗한 모습을 다시 되찾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에 새로 정비를 마치면서 저수지 물가에 있던 큰 나무들이 다 사라진 점입니다. 계절 변화를 시시각각 알려주던 이 일대 버드나무, 자귀나무가 다 사라지고 나니 추억 한 페이지가 통째로 사라진 것 같은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다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이곳에 어떤 자연스러움이 다시 만들어질지 작은 기대감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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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새정비를 마친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향천사 일주문 인근 구간

예전에 금오산 둘레길 가장 안쪽인 만석골로 향하던 길이 있었습니다. 봄에는 화려한 벚꽃길이 펼쳐지고, 길 중간에는 시원한 대나무숲이 반겨주고, 가을이면 아래쪽과 차원이 다른 짙은 단풍길을 자랑하는 곳이었지요. 그런데 이제 그 길은 거대한 사방댐으로 막힌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앞으로 커다란 저수지로 변해버린 저 일대를 어떤 형식으로 운영할지 잘 모르겠지만, 다른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속 저수지 산책로처럼 여기도 보행자 친화적인 산책로 구간이 만들어져 다시 길을 걸을 수 있는 곳으로 운영되길 희망해 봅니다.

새정비를 마친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사방댐 구간▲ 새정비를 마친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 사방댐 구간 (옛 만석골 구간)

예전 같으면 저 깊은 만석골 안쪽까지 들어갔다 나오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사방댐을 뒤로하고 되돌아 나옵니다. 그렇게 다시 길을 걸으면서 예산천 둘레길 주변을 다시 살펴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노랑턱멧새와 예쁘고 고운 딱새암컷도 만나고,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옛 시절 어린이 장난감인 플라타너스 열매도 직접 만지작거리면서 길을 걷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막 다시 길을 걸을 수 있는 수준으로 우리 옆에 되돌아온 예산천 둘레길입니다.

긴 시간이 빚어낸 옛 모습과 정취가 사라져 아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이 길을 걷는 것 그 자체로 그저 고맙고 반가운 한순간입니다. 언젠가 이곳에 시간의 흐름이 쌓이다 보면 그때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시 자연스러운 그 멋이 되살아나겠지요? 그 시간이 빨리 다시 찾아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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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모습이 더 기대가 되는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앞으로 모습이 더 기대가 되는 향천사로 예산천 둘레길
 

향천사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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