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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우리에겐 미친 여자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사서들의 서재

2023.12.07(목) 23:08:3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우리에겐미친여자들의이야기가필요하다 1


<나를 키운 여자들/홍현진/느린서재/2023>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어딘지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인물이 한 명씩은 나온다. 처음엔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이 이해되지 않고 ‘왜 저래’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들의 자유로움이나 자기 멋대로 하는 모습에 통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어딘지 모르게 미쳐보이는 인물들이 극의 진행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 홍현진은 몇 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것들이 낯설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과 육아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받아야 하는지,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밤길에 혼자 걷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지,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감정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찾아온 방황에 모든 것을 뒤집어엎고 싶었다. 그럴때마다 작가는 소파에 드러누워 영화와 드라마를 봤다. 그 속에는 그녀와 같이 어딘가 뒤틀린 ‘미친 여자’들이 있었다.

『나를 키운 여자들』은 영화·드라마 속의 여자주인공 서른두 명이 왜 미쳐버렸는지, 하지만 왠지 어딘가 모르게 행복해 보이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본인이 하고 싶은 데로, 자신의 욕망대로 살겠다고 외치는 여자들, 그동안은 세상이 잘못되었던 거라고 말하는 여자들, 미쳐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영화와 드라마 속 미친 여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지금껏 살아오던 모습에서 벗어나 미쳐버리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며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덧붙이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안에 어떤 욕망이 있는지 알아가는 길에 미친 여자들의 이야기가 길잡이가 되어줄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이 여자들의 이야기를 한 번 보라며 권하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 쯤은 미쳐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이 사회와 타인이 세워놓은 틀에 갇혀 살다가 번아웃을 겪으며 나 자신도 잃는 것보다는 한번 사는 인생 멋있게 한 번 미쳐보는 건 어떨까.
/충남도서관 도서관정책과 윤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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