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 계절의 흐름, 생명의 흐름, 물의 흐름, 생각의 흐름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기도하다. 겨울의 고요한 하강과 물의 밑바닥에 고이는 그늘을 보면서 가볍게 산책을 하다 보면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고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갔구나라는 생각도 해볼 수가 있다.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없이 느리게도 보이는 시간 속에 가볍게 산책을 떠난다. 사계고택이 국내 100곳의 지역고유문화자원을 상징하는 '로컬 100'에 선정되면서 사계고택은 물론 입암저수지, 향적산 치유의 숲, 계룡안보생태탐방로 등 가을감성이 가득한 관광지에서 깊어가는 겨울의 정취가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가고 있다. 



저수지의 전체 면적은 약 2만 5000㎡이며 입암저수지 수변 테크길 주변에는 운동기구, 전통정자, 쉼터 등의 휴식시설을 갖추고 있다. 둘레길은 1km가 약간 안 되는 구간으로 평평해서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돌아볼 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지명이 입암리가 된 것은 바위 때문이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선바위는 산자락 끝부분에 서 있듯이 솟아 있는데 이곳 바위들이 서 있어 선바위 마을 또는 입암리(立岩里)라고 지어졌다고 한다. 



입암저수지의 안쪽까지 오면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도 있다. 



산책을 하다 보면 겨울의 분위기를 느꼈다가 시간이 지나면 봄의 소리를 들어보기도 하고 무더운 여름날에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의 담아보기도 한다. 걷고 있는 것은 필자인데 때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계룡의 안쪽에 들어가 있는 입암저수지는 옛날 입암 낚시터로 활용되던 곳으로 지난 2017년부터 3년에 걸쳐 입암리 마을 종합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경관이 개선되고 데크길이 조성된 걷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입암저수지에 자리한 나무들은 모두 나뭇잎을 떨구고 앙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을에 보였을 모습을 상상해 볼 수가 있다.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어느 날은 우리를 젊어지게도 하고 어떤 날은 몸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 홀리데이 인 계룡의 산책을 할 수 있는 그 순간이다. 

작년에 크게 열렸던 2022 계룡 군문화엑스포 때 만들어진 조형물들도 있다.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산책을 왜 좋아했을까. 산책길 곳곳에 숨어 있는 기적들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좋지 않은 감정들을 내보내려고 걸었던 것이 아닐까. 



저수지를 자세히 보고 있으면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 물고기와 쌍으로 다니는 원앙들도 보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나무가 변해 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호수, 이곳으로 냇물이 흘러들어 가는 냇가,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가까운 곳에서도 마음의 문을 열면 그동안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을 관찰할 수가 있다. 
원근감 때문인지 몰라도 입암저수지의 나무들은 적당하게 키를 맞추어서 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계룡시에서 산책하며 시간을 보냈다. 고요한 수면은 주변의 산과 구름을 비추어주고 바람이 수면을 스치면서 잔물결 속에 정원이 숨어 있는 것을 볼 때도 있다. 이곳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저수지를 터전으로 삼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휴식처이다. 


입암저수지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리 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