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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당진 장고항 묵직한 '손맛' 주꾸미 & 갑오징어

시즌 종료 앞두고 굵어진 씨알에 짜릿함 두 배

2023.11.20(월) 11:16:00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의 주꾸미낚시.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의 주꾸미낚시.


포근했던 날씨가 동지를 지나며 가을을 건너뛰어 사나운 겨울로 변신한 가운데 초보 낚시꾼인 우리는 주꾸미낚시 시즌 종료를 앞두고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에서 배에 올랐습니다. 2년 전 낚싯대가 확 휘어지며 릴을 감을 때 느꼈던 그 묵직한 손맛을 잊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괴골 주꾸미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낚싯배들이 출항 준비에 북적인다.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낚싯배들이 출항 준비에 북적인다.

 

장고항은 우리의 전통악기인 장고와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전형적인 어촌이지만, 최근 서해관광의 대표지로 뜨면서 주차장 등 대대적인 정비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선착장 뒤편으로는 '노적봉'의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일몰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특히 바다 물결이 잔잔하고 우럭 놀래기 등 횟감은 물론 주꾸미와 갑오징어가 많이 잡혀 선상낚시 성지로 불립니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 전경.당진시청 제공

▲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 전경.<당진시청 제공>

 

지역 특산물인 실치는 봄철 축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럭회와 무침, 통구이도 봄과 여름철 별미입니다. 가을이면 포장마차에서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전어회전어구이는 집 나간 며느리조차 불러들입니다. 겨울에는 개불로 유명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장고항은 일 년 내내 신선한 제철 요리가 이어지는 곳으로 엄지 척을 받습니다.
 

충남 당진시 장고항 특산물인 실치회. 당진시청 제공

▲ 충남 당진시 장고항 특산물인 실치회. <당진시청 제공>

 

오전 630. 드디어 도착한 장고항 주차장은 동녘이 밝지 않아 캄캄하지만,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낚싯배마다 손님을 맞이하듯 조명을 환히 비쳐 항구는 마치 대낮같이 밝았습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전경.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전경.

 

이번 낚시는 2년 전 인터넷으로 인연을 맺었던 전문 낚싯배 쌍충호에 오릅니다. 우선 승선명단을 작성하고 구명조끼를 받고 바다경력이 풍부해 보이는 선장님으로부터 간단한 안전사항을 설명받습니다. 주꾸미 낚싯대와 미끼를 걸어 조업 준비를 마치고 출항 허가가 떨어진 오전 7600마력의 힘찬 엔진이 설렘 속에 여명의 바다로 향합니다. 오후 3시까지 8시간 동안 당진 앞바다를 누빌 쌍충호에서 물때가 좋고 주꾸미낚시 시즌을 마감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정원 11명이 만석이었습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의 바다낚시전문어선 '쌍충호'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의 바다낚시전문어선 '쌍충호'


숭선기록

▲ 주꾸미 바닷낚시 출항을 위한 승선기록 작성.

 

주꾸미 낚시는 특별한 기술이나 요령 없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장비도 낚싯대(1.3~2.0m)와 릴, 봉돌, 에기 등 비교적 간단합니다. 전문 낚시 배에서는 약간의 실비를 받고 빌려주는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장비구매가 부담스러워 선장님께 사전에 부탁해 빌렸습니다. 미끼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지만, 초보들인 우리 일행은 선장님 기회를 사용했습니다.
 

주꾸미 낚시

▲ 주꾸미낚시 포인트 이동중. 낚시대를 배에 거치한다.  

 

부꾸미 선상낙시

▲ 주꾸미낚시 보다 갑오징어 낚시에 진심이신 전문가 두분. 


바다낚시는 여러 포인트를 옮겨 다닙니다. 배가 포인트에 도착하면 선장님은 경적 구호에 따라 낚시를 담그고 걷어 올립니다. 그런데 첫 포인트에서 낚싯대를 드리우자 여기저기서 하는 탄성이 울립니다. 올라오는 주꾸미마다 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제 옆자리의 젊은 여성분은 첫 바다낚시에서 자신의 손바닥보다 큰 주꾸미를 건져 올리자 기뻐 어쩔 줄을 모릅니다. 가을 주꾸미는 활동성이 좋아 인조미끼인 애기만으로 충분해 생미끼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진 장고항 첫 포인트에서 올라온 주꾸미.

▲ 당진 장고항 첫 포인트에서 초보자에게 올라온 주꾸미.

 

선미에서 전문 낚시꾼의 포스를 풍기던 중년의 남자는 처음부터 갑오징어를 건져 올리더니 연속해 갑오징어만 잡습니다. 갑오징어 낚시는 애기라는 인조미끼를 사용하는 것은 주꾸미낚시와 같지만, 바닷속 바닥에서 미끼를 띄우는 높이가 다릅니다. 쭈꾸미가 애기를 5~10높이인 데 반해 갑오징어는 10~20높이를 유지합니다. 이분은 50마리가 넘는 갑오징어를 건져 올렸는데 하나 같이 씨알이 굵어 부러웠습니다. 시장에서 사려면 마리당 1만 원 이상은 주어야 할 정도로 알찼습니다.

 

갑오징어

▲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서 첫 모습을 보여준 갑오징어.


갑오징어

당진시 장고항 주변 바다에서 낚인 갑오징어 1.

 

우리 일행과 반대편에서 낚시를 드리운 여성 한 분은 주꾸미를 연신 올리더니 제법 큰 우럭까지 잡아 올려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저 역시 초보이지만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비교적 씨알이 굵은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연신 올렸습니다. 지난번에는 낙지까지 잡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바쁜지 마중을 해주지 않습니다.
 

주꾸미

▲ 초보 낚시꾼이 계속해 주꾸미를 올리자 신이 났다. 


갑오징어

▲ 초보 낚시꾼에게 붙잡혀 올라온 갑오징어.


이날 우리 일행 3명은 저를 제외하고 2명은 처음 바다낚시에 나섰는데 30여 곳의 포인트에서  100여 마리의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잡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우리보다 경험이 많은지라 1인당 100마리가 넘는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건져 올립니다. 선장님이 특급 포인트로 지목해준 수심이 25m 이상 깊은 바다에서 잡은 주꾸미는 크기가 문어냐고 농담할 정도로 씨알이 굵었습니다.

갑오징어

▲ 갑오징어 등뼈를 빼내 손질을 하고 있다. 


주꾸미낚시는 산란기 어족 보호를 위해 해마다 511일부터 831일까지 금어기입니다. 이를 어기면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처벌받습니다. 금어기가 해제된 9월부터 낚시가 허용되지만, 이때는 어린 개체들로 크기가 작은 대신 많이 잡히고 살도 부드럽습니다. 운만 좋으면 300~400마리도 거뜬하다고 합니다.

갑오징어

당진시 장고항 주변 바다에서 낚인 갑오징어 2.


이제 물이 차가워지는 12월로 접어들면 월동을 위해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시기로 적게 잡히는 대신 크기가 커져 묵직한 손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겨울을 먼바다에서 보낸 주꾸미는 봄철 되돌아와 펄로 숨는데, 알을 품은 주꾸미들이 어부들이 내린 껍질을 집으로 착각해 잡힙니다.

 

갑오징어

▲ 초보 낚시꾼에게 연속해 잡히는 갑오징어.

 

주꾸미낚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배에서 먹는 라면입니다. 새벽부터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낚시질에 빠져 점심때가 되니 속까지 쓰릴 지경입니다. 이때 얼큰하게 끓인 라면에 선장님이 싸 오신 칼칼한 맛의 겉절이가 그만입니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주꾸미를 넣으면 주꾸미 샤부샤부가 되는데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충남 당진시 석문명 장고항의 흰등대와 붉은등대.

▲ 충남 당진시 석문명 장고항의 상징 흰등대와 붉은등대.


이제 12월이 되면 배 위에서 즐기는 선상낚시는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선상낚시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이제 2주일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에 장고항 주꾸미낚시를 검색하면 전문 낚시 배들의 친절한 안내가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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