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예산을 걷다

2023.10.14(토) 15:38:13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옛날 감성이 묻어나는 예산장터
 
가야산 둘레 열 개 고을 내포의 너른 들녘을 품고 있어 넉넉해 보이고 그 부르는 이름이 정감 가는 땅 예산을 떠올리면 볼거리도 많고 기름진 예당평야와 예당저수지에서 나는 풍부한 먹거리로 여유가 있고 친근하고 부드러운 고장일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얼마 되지 않는 농토지만, 틈만 나면 밭에 나가 농사일에 매달리다 가까운 예산장터라도 다녀올 요량으로 나선 예산으로 가는 21번 국도변 들녘에는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고 가로수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어 간다. 강렬했던 지난여름의 여운으로 잊고 지냈지만, 계절은 어느덧 또 한 번의 가을의 한가운데 와있다.
 
도착한 예산장터는 예산의 유명한 국화,국밥,국수를 주제로 한 삼국축제 준비가 한창인 모양이다. 예산시장은 1981년에 개설한 상설 전통시장으로 끝자리 5일과 0일에 벌어지는 예산 오일장과 함께 1990년대까지 번성했지만, 농촌 인구 감소로 100여 개의 점포가 30여 개만 남을 정도로 침체기를 겪다가 이곳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백종원 대표가 그의 회사인 더본코리아를 통해 예산시장을 중심으로 '예산형 구도심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우여곡절 끝에 한 달 평균 20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오는 유명 장터로 탈바꿈했다.

삼국축제 준비 중인 예산 장터 입구
▲ 삼국축제 준비 중인 예산장터 입구

삼국축제 준비 중인 예산 장터 입구(좌), 예산장터 백종원 거리 간판(우)
▲ 삼국축제 준비 중인 예산장터 입구(좌), 예산장터 백종원 거리 간판(우)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휴일 장터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어느 가게 앞에는 언제나 차례가 돌아올지 모를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고 장터광장 둥근 탁자에 둘러앉아 음식이나 술을 드시는 사람들로 왁자지껄하고 유년시절 어머니를 따라가서 보았음 직한 시장 간판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시장 골목 한 곁에 난전을 차리고 야채를 파는 주름진 어르신들의 모습이 어머님을 떠올리게 한다.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예산장터 풍경
▲ 예산장터 풍경

언제나 그렇듯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찐빵을 파는 난전에서 찐빵과 술빵 한 봉지씩 사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불어나는 인파를 보면서 번성하고 어울려져 상생하여 그 끝이 아름답기를 바랐다.

예산장터 찐빵(좌), 예산장터 술빵
▲ 예산장터 찐빵(좌), 예산장터 술빵
 

한적하고 고요하여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절집 향천사
 
예산에는 워낙 유명한 대찰 수덕사가 있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한적하고 고요하여 경내의 너른 마당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절집 향천사가 있다.
 
읍내에서 가까운 향천사로 가는 도로는 하천 보수 공사를 하는 차들 말고는 오가는 차들이 거의 없다. 머지않아 고운 옷을 갈아입을 단풍나무 사이로 향설루가 오랜만에 찾은 나그네를 반긴다.

향천사 향설루
▲ 향천사 향설루

꽤 굵은 소나무가 우거진 산 아래 5칸짜리 청기와로 된 극락전이 단단해 보이고 극락전 안에는 이루고 싶은 소원이라도 있는 지 부처님 앞에 절을 하며 기도하는 불자의 모습이 간절해 보인다. 파손된 흔적이 많은 나한전 앞 9층 석탑은 향천사가 창건된 백제 의자왕 16년(656년) 이래 그대로 남아 있는 천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진 석탑이라고 생각하니 벌로 보이지 않는다. 천 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는 천불전 담장을 따라 화사하게 피었을 꽃무릇은 어느새 다 져버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향천사 극락전
▲ 향천사 극락전

향천사 나한전과 9층 석탑
▲ 향천사 나한전과 9층 석탑

향천사 천불전
▲ 향천사 천불전

서선당 앞 댓돌 위 털신
▲ 서선당 앞 댓돌 위 털신

그렇게 한 바퀴 돌아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을 것 같은 굵은 느티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사진기를 내려놓고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눈에 들어오는 고요한 너른 마당을 보고 있자니 어디서부터 오는지 알 수 없는 마음의 평화가 강물처럼 밀려온다. 머지않아 이 굵은 느티나무의 나뭇잎에 노랗게 물이 들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깊은 가을이 되면 얼마나 정취가 있을까 그날이 오면 나는 이 마당 너른 절집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고요하고 한적한 향천사 경내 풍경
▲ 고요하고 한적한 향천사 경내 풍경


국립예산 치유의 숲
   
향천사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국립예산치유의숲’이 있다. 다양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숲이 주는 치유의 효과를 기대하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에 걸쳐 134ha의 면적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립예산치유의 숲 안내판
▲ 국립예산 치유의 숲 안내판

주차장 근처 밤나무에 무성하게 달린 벌어진 밤송이와 땅에 떨어진 알밤이 치유의 숲길 영역에 들어서기도 전에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한다. 토실한 알밤을 주워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물길따라 힐링길’이라는 제목이 붙은 길을 걸으면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 바람 소리, 숲속에서 나는 푸른 풀 내음을 맡으면서 걷다 보니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아예 단체로 낮잠을 즐기는 가족도 눈에 들어오고 바지를 걷고 물에 들어가 첨벙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도 참으로 평화로운 광경이다.

국립예산치유의 숲길에서 휴식 중인 가족
▲ 국립예산 치유의 숲길에서 휴식 중인 가족

이 숲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은 의자를 제외하고는 인위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억제하고 숲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여 숲에 존재하는 산림의 치유 인자인 경관, 피톤치드, 음이온, 소리, 햇빛과 같은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회복시키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도는 알파파, 회복환경지각도, 정서 등에서 도심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 산림치유의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누군가 산으로 가서 불치의 병이 치유되었다는 이야기는 없는 이야기도, 기적 같은 이야기도 아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임을 알게 한다.
 
국립예산치유의 숲길
▲ 국립예산 치유의 숲길

이렇게 천천히 걷다 보니 치유센터가 나타났다. 센터 옆에 지도에 치유센터에서 ‘나무꾼 힐링길’을 따라 오르면 탈해사가 나타나고 용굴산도 오를 수 있고 다시 관모산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나는 아무래도 이 가을 다 가기 전에 배낭을 짊어지고 다시 예산으로 올 것만 같다.

국립예산치유센터
▲ 국립예산치유센터

국립예산치유의 숲길
▲ 국립예산 치유의 숲길

수덕사, 예당호 출렁다리, 추사고택만으로 예산을 알고 있다면 이런 곳도 있음을 알고 한 번 걸어볼 일이다.    


예산장터

충남 예산군 예산읍 형제고개로 967
    
향천사
충남 예산군 예산읍 향천사로 117-20 
    
국립예산 치유의숲
충남 예산군 예산읍 치유숲길 203-31

 

설산님의 다른 기사 보기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설산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