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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지게놀이 전승지인 '선학리'의 나무 이야기

2023.05.13(토) 08:09:42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시 신풍면의 남동부에 위치한 선학리(仙鶴里)는 일대에 오선대(五仙垈), 학동(鶴洞), 산막리(山幕里), 의동(儀洞) 등의 마을이 있었다는데요,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오선대와 학동에서 '선(仙)'자와 '학(鶴)'자를 따 '선학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선학리 마을입구

▲ 선학리 마을입구에는 지게 모양의 조형물과 장승이 서 있다.


선학리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인 '공주 선학리 지게놀이'를 보존하고 있는 전통민속 마을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선학리 마을입구

▲ 선학리 마을을 흐르는 선학천은 퇴적토 정비사업 중이다.


얼마 전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를 찾았는데요, 마을을 흐르는 선학천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가뭄 탓이 크려니 했더니, 신풍면 영정리의 지방하천(유구천) 퇴적토 정비사업을 하면서 선학소류지 버선리제를 막아서 그렇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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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보호수(공주시 신풍면 선학리 7)는 마을의 평안을 위해 제를 지냈다고 한다.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는 마을 입구에는 취락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가옥 대신 선학삼거리에서 발견한 것은 한눈에 반하게 만든 잘생긴 느티나무였어요. 선학삼거리 오른쪽 마을을 양촌마을이라고 하고 맞은편은 동촌마을이라고 하는데요, 양촌마을의 수령이 200여 년 된 이 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었는데요, 수고는 21m에 나무 둘레는 3.9m라고 합니다. 나중에 마을 안쪽에서 만난 동네 분 말씀으로는 산림박물관 내부의 조형물이 이 나무를 모델로 했다고 하시던데요, 보호수 주변에 있는 낡은 안내판을 정비하여 그러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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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의 200여 년된 보호수 배면


이 보호수 배면에는 베어져 그루터기만 남은 나무 한 그루가 보였습니다. 아카시나무라고 해요. 느티나무의 성장을 방해해서 일부러 베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카시나무가 고사하여 마을에서 베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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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촌마을 전경 
 

동촌마을 석장승

▲ 동촌마을 석장승1
 

6▲ 동촌마을 석장승2

또한 양촌마을 보호수 옆에는 서방백제장군이 서 있었는데요. 다리 너머 맞은편 동촌마을에는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양편에 동방청제장군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나무벅수였던 것을 관리상의 이유로 1972년에 돌장승으로 세웠다가 2000년 5월에 새천년희망탑 중앙부에 다른 석장승으로 바꿔 세웠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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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학리 삼거리 전경


아주 근사한 느티나무 보호수와 석장승이 좌·우로 서 있어 실질적인 마을 입구라고 여겨졌던 선학리 삼거리를 뒤로 하고 오다 돌아보니, 우리네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그림 한 폭에 담겨 있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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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정(仙遊亭) 전경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 역시도 수령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고목이었어요. 버팀목이 세워진 걸 보면 대략 500년 수령은 된 것으로 보였는데, 500년은 채 못 된 거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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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 선학리 지게놀이자료관(공주시 신풍면 선학학동길 147-7)에는 여러 모양의 지게와 농기구 등이 전시돼 있다.


느티나무 보호수 뒤편에는 공주 선학리 지게놀이자료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선학리 지게놀이는 지게를 지고 다니다 잠시 짬을 내어 즐기던 놀이로 지게상여놀이, 지게풍장, 지게걸음마, 작대기걸음마,지게썰매, 지게장단노래, 지게지네발놀이, 지게힘자랑, 지게호미끌기, 지게꽃나비, 작대기싸움, 지게작대기꼬누기 등 12가지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며, 2004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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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유정과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 보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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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유정 느티나무 보호수의 상흔들


느티나무 보호수와 공주  선학리 지게놀이자료관 사이에는 1998년 4월에 마을 청년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섬겨 모시기 위해 지었다는 선유정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선유정 쪽에서 바라보니, 느티나무 보호수에는 생각보다 많은 상흔이 보였습니다. 마을에서는 이미 보호수 옆에 후계목을 심어 두셨던데요, 너무 가까이에 심어서 자리를 옮겨야 한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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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 선학리 마을회관(공주시 신풍면 선학리길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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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10월, 마을 사람 임부수(林富洙)씨가 촬영한 선유정의 느티나무 보호수


선유정 맞은편에는 마을회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넋 놓고 느티나무를 바라보는 모습에 마을 어르신 한 분이 마을회관 안에는 오래전에 선유정의 느티나무를 찍어놓은 멋진 사진이 있다고 언질을 주셔서 걸음을 치달아 방문해 보았습니다.

 1979년에 '임부수'라는 동네 분이 찍은 느티나무 사진이 작은 방 벽면에 걸려 있었어요. 일찍 타계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 건 여전히 마을에 살고 계신 그의 노모셨어요. 주방에 걸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보던 사진이 구석진 곳에 걸린 것을 마음 쓰고 계신 눈치였어요. 느티나무 보호수 가지가 잘리기 전의 모습이 담긴 데다 지게놀이자료관이 있던 곳의 옛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귀한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구경도 하고, 커피도 한 잔 얻어 먹고 마을회관을 나오며 노인회장님께 "귀한 사진이니 잘 보관해 주세요."라고 신신당부를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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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리 마을회관 인근에 있는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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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학리 노인회장님 댁 앞에 있는 느티나무


마을 나무에 관심을 보이는 외지인이 기특하셨는지 노인회장님께서 마을회관 인근에 보호수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너무 멋진 느티나무도 보고 가고, 집안으로 뿌리가 뻗어 곧 베어내야 한다는 회장님댁 느티나무도 보고 가라고 말씀해 주셔서, 가는 길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도 마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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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동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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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동의 정자나무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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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동의 정자


노인회장님 댁을 돌아 나와 학동에 있다는 정자나무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한 그루만 서 있으리라 예상하고 발걸음을 옮기다 정자 옆의 나무 외에도 주변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7그루나 더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게다가 정자 옆으로는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실개천이 지나고 있어 잠시 앉아 있자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마을에 사는 동네 분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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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학리 삼거리가 보이는 풍경


충청남도 무형문화재인 선학리지게놀이로 알려진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는 마을의 나무 이야기만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지방하천 공사가 끝나고 나면 청아한 물소리 들으며 팔공산길에 있는 보광사와 그 앞에 있다는 굴바위를 구경하기 위해 한 번 더 선학리를 방문해 봐야겠어요. 아마도 멋진 나무들과 그들이 품고 있는 마을의 역사도 흥미진진하게 듣게 되리라 거는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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