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아산 용궁댁의 찬란한 봄

2023.04.05(수) 20:35:19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길고도 길었던 지난겨울의 고요함을 벗어던지고 봄이 일제히 깨어났다. 요즘 피어나는 봄꽃들을 보면 ‘시도 때도 없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아직 산에 노란 산수유와 진달래, 개나리가 남아 있는데 일찍 핀 벚꽃들이 세상으로의 짧은 외출을 마감하고 떨어진 꽃잎들이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휘날리고 오월에나 필 라일락이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꽃이 피어나는 봄이 되면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오래된 가옥을 지키며 나무와 야생화를 가꾸는 사람이 생각나 찾아가는 아산 용궁댁 초입에는 산벚꽃이 피고 물오른 나무에 작고 여린 새순이 돋아나고 길가에는 작은 제비꽃이 지천이다.
 
아산 용궁댁 가는 길
▲ 아산 용궁댁 가는 길

나무에 올라오는 새순
▲ 나무에 올라오는 새순

주인장은 외출했는지 보이지 않고 집을 지키는 검둥이는 주인을 닮아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을 줄 모르고 꼬리만 흔든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 돌담 밑 흰깽깽이풀이 피었다는 소식을 사흘 전에 전해 들었는데 순백의 고귀하고 깨끗함을 잃어버린 채 시들어 버리고 고개를 숙인 한 무리 할미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산 용궁댁 돌담 밑 할미꽃과 제비꽃
▲ 아산 용궁댁 돌담 밑 할미꽃과 제비꽃

사랑채 앞 아주 오래된 벚나무가 힘겹게 피웠을 것 같은 벚꽃이 안쓰러워 보이고 행랑채 초가지붕과 노란 산수유가 잘 어울리는 아산 용궁댁은 1825년(순조 25년) 경북 예천 용궁면 일대를 다스렸던 현감 성교묵이 지은 기와집으로 울창한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북향으로 배치된, 원래 예순여섯 칸짜리 집이었으나 지금은 안채와 사랑채, 중문간채, 바깥채와 헛간채, 광채가 남아 있고 가옥의 형태는 ‘ㄷ’자형의 안채와 ‘一’자형의 중문간채가 튼 ‘ㅁ’자형을 이루고 그 앞에 ‘ㄱ’자형의 사랑채가 있어 전체적으로 ‘日’자형인 이 집은 1984년에 국가 민속문화재 제194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아산 용궁댁 사랑채
▲ 아산 용궁댁 사랑채

아산 용궁댁 사랑채 앞 벚꽃
▲ 아산 용궁댁 사랑채 앞 벚꽃

아산 용궁댁 행랑채
▲ 아산 용궁댁 행랑채

아산 용궁댁 안내판
▲ 아산 용궁댁 안내판

아산 용궁댁에서 도고산으로 가는 숲에는 복수초, 흰진달래, 남산제비꽃, 그리고 보라색 깽깽이풀이 피어 있다. 특히 깽깽이풀은 씨앗에 꿀을 만들어 개미를 유인하고 개미가 집으로 가져가는 도중 씨앗을 떨어뜨려 번식한다는 멸종위기 2급 식물로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어서 반가웠다.
 
아산 용궁댁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
▲ 아산 용궁댁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

아산 용궁댁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
▲ 아산 용궁댁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

그리고 이 숲에는 대략 400여 년쯤 되었을 것 같다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서로 마주 보며 서 있는 모습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을 법한데 아니나 다를까 사랑하던 남녀가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게 되자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자라 마주 보고 있다고 한다.
 
아산 용궁댁 느티나무
▲ 아산 용궁댁 느티나무

숲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소나무가 울창한 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일대 36ha에 이르는 산에 평균 수령 60년 이상 된, 높이 20m의 껍질이 붉고 매끈한 소나무 10,000본 이상이 자생하고 있는 이 소나무 숲길은 ‘충청남도 아름다운 100대 명품 소나무 숲길’로 지정되어 있다.

아산 용궁댁 소나무 숲
▲ 아산 용궁댁 소나무 숲

아산 용궁댁 소나무 숲
▲ 아산 용궁댁 소나무 숲에 핀 산벚꽃  

명품 소나무 숲 아래서 깊은 심호흡을 하며 거닐기도 하고 이 땅의 산야에 흔하던 풀과 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걸으며 세상의 복잡함을 잠시 잊고 우리 생애 다시 찾아온 봄을 느껴볼 일이다.


아산 용궁댁
-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 528번지

 

설산님의 다른 기사 보기

[설산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