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립부여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부여 여행 1번지인 국립부여박물관은 국립공주박물관과 함께 충청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백제시대의 문화재를 관람하고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국립부여박물관에 들어서면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중정이 있습니다. 부여군 관북리의 백제 왕궁터에서 발굴된 부여석조(보물 제194호)가 전시되어 있는데요. 8각형의 천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석조에 가득 차고 넘치는 중정은 방문객의 쉼터이기도 합니다. 제가 국립부여박물관을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정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데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 있으면 도시 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듯합니다.
▲ 국립부여박물관의 제1전시실 '부여의 선사와 고대 문화'
제1전시실은 청동기시대부터 마한시대까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부여 송국리유적을 찾았는데요.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서 제대로 관람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국립부여박물관에서 발굴된 돌널과 다양한 토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한참 동안 진품이 풍기는 아우라를 느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 국립부여박물관의 제2전시실 '사비백제와 백제금동대향'
제2전시실은 백제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부여의 옛 이름) 시대의 생활 문화와 정치, 종교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2전시실은 국립부여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기도 한데요. 바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가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993년 12월 능산리 사찰터에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의 예술 혼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저는 중국에서 4년 동안 산 적이 있는데요. 그때 중국의 박물관에서 산수의 풍경을 형상화한 박산향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비록 중국 박산향로의 영향을 받았지만 완성도는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창의적이고 뛰어난 걸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국립부여박물관의 제3전시실 '백제의 불교문화'
제4전시실에서는 백제인의 불교 공예와 건축 기술에 담긴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 마애삼존불상과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의 복제품을 비롯해 국보로 지정된 금동관음보살입상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제히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대를 초월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불상과 함께 백제의 건축술과 건축미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지붕의 장식기와인 치미와 수막새 기와 귀면문 등에서 삼국을 통틀어 공예 기술의 최고라는 백제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국립부여박물관의 제4전시실 '기증으로 빛난 문화재 사랑'
제4전시실은 다양한 백제 토기와 문화재를 기증한 박만식 교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기증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그 양이 놀라울 전도로 많습니다. 관람하는 동안 개인이 소장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증한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입춘이 지나고 날씨가 언제 추웠다는 듯 따뜻해졌습니다. 이제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나들이를 즐기는 가족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겨울방학 동안 박물관을 찾아 제대로 박캉스(박물관에서 보내는 휴가)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국립부여박물관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
문의전화 : 041-833-8562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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