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는 공주에 있는 절입니다.
공주에서 19km쯤 거리에 있는 계룡산 갑사는
봄 황매화도 좋지만, 가을 경치는 더 좋아서
춘 마곡, 추 갑사란 말이 실감 납니다.
오늘은 공주 갑사 가는 길을 소개합니다.
갑사는 계룡시가 아닌 공주시 계룡면에 있습니다.
계룡면 소재지를 지나면 계룡저수지 위로 국립공원 계룡산이 보입니다.
계룡산 자락 서쪽의 갑사를 가려면
꼭 중장리 은행나무 길을 거쳐야 합니다.
계룡면 하대리 삼거리부터 중장 삼거리를 지나 더 위쪽까지
곧게 뻗은 691번 지방도로의 은행나무 터널이 환상입니다.
파란 은행잎이 차츰 노랗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꼭 파란 생참외가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아직은 노란 단풍이 완전히 들지 않은 은행나무지만,
며칠 후 샛노란 은행나무를 상상하면서 천천히 걸어봤습니다.
이 중장리 은행나무 길은
최근 발표한
‘충남의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 10선’ 중 하나로
‘갑사 은행나무 가로수길’로 뽑혀서인지
자동차 통행이 는 것 같고
은행나무 밑 인도가 따로 없어서 걷는 데 매우 위험합니다.
앞으로 차도 옆으로 인도가 따로 생기기 전에는
통행 차량이 많은 도로 옆을 걷는 것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매우 조심해서 천천히 걸어본 은행나무길 모습입니다.
갑사 가는 길, 은행나무 가로수길 중간에 휴양체험마을이 있습니다.
‘중장휴양체험마을’이란 이름인데
전에 중장초등학교였습니다.
폐교한 학교를 리모델링하여 만들었다는데
이곳에는
전통 놀이, 농촌 체험, 고구마 캐기, 알밤 줍기, 풍선아트 등
체험 프로그램과
펜션, 캠핑장, 카페, 세미나실, 식당, 바비큐장이 있어서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참조 https://www.ok114.co.kr/ntnw/search/searchComp)
다음은 갑사 일주문(一柱門)입니다.
갑사 주차장에서 갑사로 가는 길에 처음 만나는 문이지요.
말대로 기둥이 네 개가 아니라
양쪽에 하나씩인 독특한 형태의 문입니다.
현판을 보니 ‘계룡산갑사(鷄龍山甲寺)’입니다.
이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가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떨어 버리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상징한답니다.
그런데 왜 일주문의 현판 ‘鷄龍山甲寺’의 닭 계자와
갑사 강당의 현판 ‘계룡갑사’의 닭 계자가 다른 걸까요?
쓴 시기가 다르고 쓴 사람이 달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계자의 다른 의미를 나름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 계룡산 갑사의 ‘계’는 새를 강조한 것이 아닌지?.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사천왕문(四天王門)입니다.
이 사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곳입니다.
사천왕문에는 매우 무서운 얼굴이 좌우에 두 분씩 네 분이 서 있습니다.
사바세계 중생들이 불도를 따라 잘 사는지 살피고
중생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네 천왕이라는데
지국천왕(持國天王), 증장천왕(增長天王), 광목천왕(廣目天王)
그리고 다문천왕(多聞天王)이라고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이 사천왕이 지니고 있는 물건이 있는데 잘 살펴보면 각기 다릅니다.
이 사천왕문을 통과하면서
나의 미음을 경건하게 가지면서 사천왕의 보호를 받는
이 사찰을 더 존엄하게 볼 것을 다짐합니다.
갑사 오리 숲을 아시는지요?
갑사 주차장부터 일주문을 포함하여 사천왕문을 지나서 대웅전까지
갑사 가는 아름다운 숲길을 흔히 ‘오리 숲’으로 부른답니다.
이 오리 숲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고
주변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연륜을 자랑하듯이 서 있는 길,
오늘도 연인끼리 친구와 가족과 함께 걷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고목의 푹 팬 상처가 자랑스러운 모습에 한참을 생각하니
옛날에는 이 부근에 여관과 상점이 많았고
이곳을 지났을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습니다
갑사 가는 길, 오리 숲길 주변을 살펴보니
고로쇠나무, 팥배나무, 팽나무, 갈참나무, 비목나무, 느티나무, 말채나무 등
이름표가 붙은 나무들이 서 있습니다.
제각기 나는 이런 나무라면서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
이름을 아는 것도 있고 생소한 나무도 보입니다.
걸으면서 나무 이름을 아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입니다.
이제 갑사 대웅전입니다.
대개의 법당에는 한 분 아니면 세 분의 불상을 모시는데
여기 갑사 대웅전에 모신 불상은 모두 일곱 불상입니다.
큰 부처님인 삼존불과 작은 네 보살님까지
모두 일곱 부처님인데, 알아보니
가운데 본존 석가불, 좌존 약사불, 우존 아미타불이며
네 보살상은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랍니다.
대웅전 안에 들어가 참배하고 나오면서
마침 어느 보살에게 대웅전에 모신 불상과 보살에 대하여 여쭸는데
그 말소리가 컸던지
불공 올리시던 스님의 저지를 받았습니다.
법당 안에서는 비록 작은 음성도 삼가야 한다는 법도를
지키지 않은 행위를 반성했습니다.
법당의 가운데 문은 신문이라 하여 중생들은 출입해서는 안 되며
옆문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는데
법당에서 지킬 법도는 더 배워 알아야 할 것입니다.
갑사 대웅전 오른쪽 앞에 대웅전 주련 해설판이 붙어 있습니다.
한글로 적은 안내판입니다.
절의 큰 전각에는 대개 큰 기둥에 쓴 글씨, 주련이 있는데
절에 붙은 주련의 내용이 쉽지 않거든요.
그러나 이곳 갑사는 대웅전 주련의 해설을 적어 놓아서
절을 찾고 절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이라 생각됩니다.
갑사 대웅전을 바라보아 왼쪽 긴 건물이 진해당(振海堂)입니다.
가까이 가서 해설판을 보니
계룡초등학교 터라고 적혀있습니다.
계룡초등학교는 1919년에 인가받아서 개교하였고
4개월여 후에 유평리로 이전했다고 적혔습니다.
이 진해당 안에는 약사불을 모셨다는데 문이 닫혔군요.
갑사 대웅전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서 갑사 주차장에 오니
갑사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천년의 지혜가 살아 숨 쉬는 전통 사찰 ‘계룡산 갑사’를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있는 갑사는
사계절 좋지만, 가을철 경치가 더 좋은 절입니다.
휴일이 아닌 날도 많은 사람이 갑사를 찾습니다.
공주의 절 갑사는 공주의 자랑입니다.
강한 공주, 행복한 시민.
갑사 주소는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