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 어디 있을까.
문득 생각난 곳이 찬란한 백제문화를 품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도시 공주였다.
불안정한 대기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나고 있지만, 조용히 걷기 좋은 곳으로 공산성을 찾았다.
웅진백제시기를 대표하는 왕성인 공산성!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백제의 숨결이 깃든 공산성에 도착했다.
주차 후, 공산성 매표소 쪽으로 이동하니 가장 먼저 무령왕 동상이 시야에 들어왔다.
무령왕(재위 501~523)은 백제 제25대 왕으로 동성왕에 이어 40세에 왕위에 올랐으며, 웅진 천도 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왕권을 강화해 사비 백제의 중흥 기반을 마련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공산성은 공주10경 중 2경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해당된다.
백제는 기원전 18년부터 기원후 660년까지 약 700여 년간 존속한 한국의 고대왕국 중 하나이다.
한강 유역에 자리 잡은 백제는 475년 고구려의 침략으로 수도인 한성(서울)이 함락되자 웅진(공주)으로 수도를 옮겼다.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으로, 성왕 16년(538)에 사비(부여)로 도읍을 옮길 때까지 64년간 백제의 왕성이었다.
공산성의 정문 격인 금서루를 지나 성곽길로 올라섰다.
공산성은 총길이 2,660m, 해발 110m의 나지막한 능선을 따라 조성되었다.
웅진은 지역이 협조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동·서·남쪽으로 험준한 산지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고, 북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있어 방어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춘 천연의 요새였다.
고풍스러운 성곽길을 따라 그 옛날 백제의 숨결을 느끼며 여유롭게 걸어 보았다.
왕궁지 추정터에 도착하니 공산성 보존·정비를 위한 학술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공산성은 백제 도성이자 조선시대 지방행정 중심지였던 곳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유적이 산재해 있다. 조선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내려와 머물렀던 쌍수정이 있으며, 후대에 세워진 영은사, 김구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는 광복루 등이 자리하고 있다.
성곽길을 걷다 보니, 곳곳마다 정비 중인 곳이 여러 곳 보였다.
광복루 옆으로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어 발길 멈추고 화사함을 담아보았다.
산책 중, 소나기가 반복되어 발걸음 총총 임류각으로 향했다.
임류각은 공산성의 대표적인 누각으로 백제 제24대 동성왕이 자주 연회를 베풀었다고 하는 곳이다.
현재의 임류각은 백제 건축 양식을 재현하여 세웠으며, 단청 문양은 무령왕릉에서 나온 장신구와 무덤방의 벽돌에 남겨진 무늬를 활용하여 조성되었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공산성!
어느새, 흰 구름 사이로 맑은 햇살이 쏟아졌다.
성곽길을 걷다 보면, 청설모 친구들과 굽이굽이 흐르는 금강의 물줄기를 마주할 수 있다.
해 질 녘, 공산성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장관이지만, 비 온 후 햇살이 내리쬐는 풍경도 더없이 아름다웠다.
공산성 연지는 공산성 안에서 사용하는 물을 저장하던 연못이다.
연지 옆 만하루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고, 공북루를 거쳐 최고의 조망 포인트인 공산정에 올라도 좋다.
전망대에 서면, 금강철교를 중심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공주 신시가지의 풍경이 한눈에 조망된다.
호젓하게 걷기 좋은 곳으로 백제 고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산성은 어떨까.
공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