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주시 공산성을 찾아 우중 산책을 즐겼습니다. 장마가 끝난 줄 알았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비 소식이 8월 첫 주 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는데요. 비가 오기 시작한 휴일, 공주시로 출장을 나왔다가 되돌아가는 길에 공산성을 한 바퀴 돌아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세계유산 백제역사 유적지구로 등재된 공산성은 공주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방문지인데요. 비가 오는 날인데도 저와 마찬가지로 우산을 쓰고 우중 산책을 나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 공주 공산성 금서루

공산성에는 동서남북 방향의 문루가 있는데 그중에서 방문객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금서루입니다. 매표소(성인 1,200원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료입장 가능)에서 조금만 걸으면 금서루에 닿게 되는데 빗발이 좀 수그러질 때까지 금서루에 앉아 공주시의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오늘 공산성의 우중산책은 금서루에서 출발해 진남루 → 영은사 → 만하루와 연지 → 공북루 → 공산정을 둘러보고 다시 금서루로 되돌아는 코스입니다.
 

산성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빗길에 미끄럽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지만 성벽 안쪽으로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되는 넓이라 안전했습니다. 다정히 우산을 쓰고 앞서가는 부부를 뒤따르며 저도 우중 산책을 즐겼습니다. 
 

▲ 공주 공산성 추정왕궁지 발굴조사 현장

공산성의 왕궁지와 쌍수정은 공주대학교역사박물관에서 2022년 11월까지 진행하는 '공주 공산성의 보존과 정비를 위한 학술발굴조사'로 관람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산성길을 돌아설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풍경이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 공주 공산성 진남루

벌써 발걸음은 우중 산책 코스의 절반을 돌아 진남루에 닿았습니다. 이곳은 옛 한양으로 향하던 길로 입구에 공산성을 왕래하던 상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세조 14년에 건립된 영은사로 가는 길입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의 합숙소로도 사용되었다는 영은사는 불사를 통해 복원을 되었는데요. 입구에서부터 경내까지 연등이 걸려 있어서 불심을 품은 방문객의 발길을 인도해 줍니다. 
 

▲ 천년고찰 영은사

영은사 경내를 둘러보다 과거 석탑을 복원하기 위해 옛 사진을 찾는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30-40년 전까지 경내에 탑이 있었던 모양인데 왜 사라졌을까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풀리지 않는 화두처럼 다가왔습니다. 영은사의 탑이 복원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영은사에서 바라본 만하루와 연지의 모습입니다. 공산성에서 가장 인상적인 풍경인 텐데요. 소복하게 눈이 쌓인 모습을 보고 싶어 겨울에 눈이 올 때마다 찾기도 했습니다. 비에 젖은 모습과 마주한 오늘도 그때처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하루와 연지를 둘러본 후에 산성길을 따라 오르면 공북루가 나오는데 공사 중이라서 사진을 찍지 않고 지나쳐야 했습니다.
공산정이 있는 산성길의 정상에 오르니 금강철교가 내려다보입니다. 매년 백제문화제가 펼쳐지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는 금강에 배다리가 놓이는데요. 배다리와 금강철교의 사연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읽고 시야 가득 담기는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 공산정

다시 우중 산책의 출발지점이었던 금서루를 향해 갑니다. 30분 정도 소요되는 산책 코스를 1시간 넘도록 유유자적 걸어 보았습니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산성길을 돌아설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풍경도 모두 힐링의 요소가 되어 주었습니다. 
 

비가 오면 바깥나들이를 망설이게 됩니다. 그런데 공산성만큼은 비 오는 날에 더 찾고 싶어집니다. 아무래도 여름을 밝히는 배롱나무꽃에 맺힌 빗방울처럼 공산성을 거닐며 심신이 맑아지는 경험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공산성에서 우중 산책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공산성 가는 길: 충남 공주시시 웅진로 280
문의 전화: 041-840-2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