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선생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
6월인데도 무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끈적 끈적한 주말, 오늘은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하는 생각으로 예산군 신암면에 위치한 추사고택을 찾았답니다. 천연기념물인 백송도 찾아보고, 추사 선생님의 암각화가 있다는 근처의 화암사도 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초록의 아름다움이 추사고택을 찬란하게 빛내고 있는 풍경, 은행나무는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이 제일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여름 은행나무의 초록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답니다.
모란이 아름다운 5월에도 오고 싶었는데 꽃이 떨어진 모습도 추사 선생의 아름다운 추사체와 어울리면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답니다.
앵두가 얼마나 빨갛고 아름다운지 한 두개 따서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기에 보는 것으로 만족했답니다. 시큼한 맛을 알고 있어서인지 얼굴은 왜 찡그려지는지요. ㅎㅎㅎ
추사고택의 아름다운 여름 풍경을 뒤로하고 천연기념물인 백송을 보러 들렀는데 멀리서 봐도 일반 소나무와 다른 기운을 내뿜는 백송의 위엄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추사 선생이 중국에서 씨를 구해 심었다는 백송은 원래 세 줄기로 자라고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개의 줄기가 고사하고 한줄기만이 살아 그 명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아름다움은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답니다.
멀리서 봐도 세월이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흰 껍데기들은 신비롭기까지 했답니다. 마치 하얀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보통 40년 정도가 지나야 껍데기가 하얗게 변하기 시작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이롭기도 했답니다.
다음은 추사 선생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 화암사 뒤편의 바위 동산을 찾았답니다. 현재는 수덕사의 말사지만 예전에는 추사 선생의 집안의 사유 재산으로 세습이 되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랍니다.
또 하나 화암사가 자랑하는 현판 무량수각, 추사 선생이 직접 쓰신 현판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수덕사에 원판이 보관되어 있고, 화암사에 걸려있는 것은 모형이랍니다.
화암사의 대웅전을 지나 추사 선생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 바위로 올라갔답니다.
추사 선생이 새겨놓았다는 시경과 천축고 선생댁이라는 암각화는 우리가 봐도 추사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수려했답니다.
나무 그늘에서도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역시 추사 선생의 글씨는 자연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