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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명상 길 따라 풀 한 포기 돌 하나 반가워라

전통과 불교의 문화가 어우러진 ‘공주 마곡사’

2022.06.10(금) 11:35:43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곡사 계곡을 경계로

▲ 마곡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원과 북원으로 가람이 배치돼있다. 


삼국시대 중국을 통해 전래한 불교는 우리나라에 많은 사찰을 남겼는데, 기근이나 병란의 염려가 없는 길지로 알려진 충남 공주시 태화산자락의 마곡사는 1400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적입안 기록에 따르면 마곡사는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건립(640년)해 고려 보조국사가 중수(1172년)한 천년 고찰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이자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선암사, 대흥사, 법주사와 함께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 가운데 하나로 이를 증명하듯 마곡사 입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련 비석과 안내문이 보입니다.

마곡사

▲ 마곡사 안내석. '마곡사'는 근대 서화가 해강 김규진(1868~1933)의 글씨다, 

   
마곡사는 일주문을 지나면 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눠 가람을 배치했습니다. 남원은 입구에 해당하는데 영산전(보물 제800호)과 명부전, 해탈문, 천왕문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곡사 일주문 전경.

▲ 마곡사 일주문 전경.

  
영산전은 1650년 중수돼 현존 마곡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됐습니다. 고려 시대로 추정되는 목불 7구와 주위에 1000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현판은 조선의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쓴 것으로 '세조어필'이라 쓰여 있습니다. 예로부터 마곡사에서 가장 영험이 큰 전각으로 알려졌는데 어진 정승과 용맹스러운 장수를 배출하는 군왕대 기운이 모여 있다고 합니다.
 
크고 웅장한 단풍나무가 눈길을 끄는 명부전은 죽음을 생각해 보고 그동안 업장을 참회하고 소멸하는 기도처입니다. 전각의 중앙 불단에 지장보살을, 좌우 ‘ㄷ’자형 불단에 저승의 심판관인 시왕을 배치했습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할 것을 서원하신 보살로, 기도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업보와 죄를 소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주문이 사찰의 외곽 경계라면 해탈문은 마곡사의 정문인 셈입니다.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부처님의 세계, 즉 ‘법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해탈하겠다’는 원력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정면의 중앙을 개방해 통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양편에는 금강역사상과 보현, 문수동자상을 봉안했습니다.

마곡사 해탈문.

▲ 마곡사 해탈문.

  
이어진 두 번째 천왕문 역시 동서남북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인 사천왕상을 안치했습니다. 건립 연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편액에 1910년 중수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천왕문을 지나 계곡에 걸린 다리를 건너면 마곡사 북원으로 진입합니다. 마곡사의 포토존은 이 계곡의 다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곡사 남원과 북원을 연결하는 다리 전경.

▲ 마곡사 남원과 북원을 연결하는 다리 전경 1.


마곡사 남원과 북원 사이를 흐르는 계곡.

▲ 마곡사 남원과 북원 사이를 흐르는 계곡.


마곡사 남원과 북원을 연결하는 다리 전경 3.

▲ 마곡사 남원과 북원을 연결하는 다리 전경 3.


북원에는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심검당, 범종(지방유형문화제 제62호), 오층석탑(보물 제799호) 등 주요 가람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광보전은 마곡사의 중심 법당으로 1788년에 중창되었는데 특이하게 법당에는 비로자나 부처가 건물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도록 봉안되어 있습니다. 비로자나는 진리를 상징하는 부처로 광명의 빛을 내어 모든 이들을 지혜의 길로 이끌어 주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법당 내 후불탱화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입니다. 

마곡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나란히

▲ 마곡사 오측석탑과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세속에서는 대광보전이 앉은뱅이 업장을 소멸한 전설로도 유명합니다. 어느 날 앉은뱅이가 부처께 공양 올릴 삿자리를 짜며 일어나 걸을 수 있도록 100일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제넘은 소원에 더없이 부끄러움을 느낀 그는 참회하며 삿자리 짜기를 마친 100일째 일을 마치고는 법당을 걸어 나왔다고 합니다. 현판은 시문서화 사절로 꼽히던 표암 강세황(1712~1791)의 글씨입니다.

대광보전 현판. 시문서화 사절인 표암 강세황 글씨다.

▲ 대광보전 현판. 시문서화 사절인 표암 강세황 글씨다.


대광보전 앞에는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오층석탑이 있습니다. 나라의 기근을 3일간 막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오는데 꼭대기는 청동으로 만들어져 눈길을 끕니다. 탑의 2층 네 면에는 소박한 솜씨로 ‘사방불’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사방불은 동서남북의 방위개념으로 모든 공간에 부처가 영원히 거주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원나리 라마교 영향을 받은 마곡사 5층석탑.

▲ 원나리 라마교 영향을 받은 마곡사 5층석탑.


단아한 문양의 대광보전 창살.

▲ 단아한 문양의 대광보전 창살.


대관보전 뒤편의 대웅보전은 법화경에 석가모니를 부처 가운데 큰 영웅이라 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석가모니 부처가 주석하시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마곡사 대웅보전은 1785~1788년 중수됐는데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양 옆에 약사여래부처와 아미타부처가 모셔져 있습니다. 이들 부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대표해 삼세불이라고 부릅니다.

아들을 점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마곡사 대웅보전.

▲ 아들을 점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마곡사 대웅보전.


이곳 역시 세속에서 아들을 점지해주는 신통력으로 유명합니다. 2층의 대웅보전 내부는 통층으로 싸리나무 기둥이 네 개가 있는데 아들이 없는 사람이 싸리나무 기둥을 안고 돌면 아들을 낳는다고 염라대왕의 전설이 전해져 지금도 이 기둥은 손때로 윤기가 난다고 합니다.
 

마곡사 범종루.

▲ 마곡사 범종루.

  
응진전은 부처님을 중심으로 제자인 16나한을 모시고 있습니다. 16나한은 중생에게 복을 주며 바른 법으로 인도하기를 원하는 성자를 말하는데, 1852년 중수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건물 전면에만 창호를 달아 출입하도록 하고 나머지 삼면은 회사벽으로 마감한 특징이 있습니다.

부처의 제자 16나한을 모신 응진전 전경.

▲ 부처의 제자 16나한을 모신 응진전 전경.

   
마곡사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상징인 백범 김구와 인연이 깊습니다. 백범은 마곡사 백련암에 은거했는데, 선생이 23세 되던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군 장교를 처단하고 인천 교도소에서 사형수로 복역 중 탈주해 백련암에 은신했는데 이후 원종이라는 법명을 받지만, 다시 세속에 나아가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하게 됩니다.

마곡사 백범당

▲ 마곡사 백범당

 
일제로부터 해방 후인 1946년 마곡사를 다시 찾은 백범은 마을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백범당 앞에 향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때 심은 향나무와 서산대사의 선시를 적은 친필 휘호가 남아있습니다. 마곡사에는 백범이 숱하게 걸었을 백련암과 은적암, 태화산 일대 숲길을 연결하는 ‘백범 명상길’을 운영 중입니다.

마곡사 백범의 향나무

▲ 마곡사 백범당 앞의 향나무.


마곡사

▲ 마곡사 백범명상길 이정표.

 
마곡사 주변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십승지로 꼽혔을 만큼 절경을 자랑합니다. 5㎞에 달하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맑은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백범 명상길 입구 흉상에는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오늘 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나니(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서산대사의 선시로 백범이 즐겨 외웠다고 합니다.

마곡사

▲ 마곡사 명상로 주변 나무에 내걸린 연등.


마곡사 경내의 돌다리

▲ 마곡사 명상로를 이어주는 돌다리.


모두 3개 코스로 운영되는 명상길의 1코스(3㎞) 백범길은 삭발바위와 군왕대를 거쳐 50분이, 2코스(7.1㎞)인 명상산책길은 송림욕장과 백련암, 활인봉, 생골로 2시간 30분이, 3코스(10㎞)인 송림숲길은 백련암과 나발봉, 군왕대를 거쳐 3시간 50분 정도가 필요합니다.

마곡사 솔바람길

▲ 마곡사 솔바람길

   
마곡사는 템플스테이 역시 20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 2002년생만 참여하는 ‘스무 살 맞이 특별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여행가는 달을 맞아 ‘행복 두배 템플스테이’, 부모와 자녀가 참여하는 ‘라떼 템플스테이’ 등이 열리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휴식을 위한 ‘막고의 곳곳, 마음에 꼭꼭 템플스테이’가 준비 중입니다.

마곡사 템프스테이

▲ 마곡사 템프스테이

   
‘춘(春)마곡 추(秋)갑사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마곡사는 봄볕의 생기가 움트는 곳이기 때문인데 벌써 계절은 봄을 넘어 녹음의 여름으로 넘어가며 웅장한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백범 명상길에서 풀 한 포기 돌 하나의 반가움을 만나보면 어떨까요?

마곡사

▲ 풀 한 포기 돌 하나 반가운 마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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