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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딸 결혼식 앞두고 엄마가 삭발한 이유

발달장애인과 가족 500여 명 삭발식 진행

2022.04.22(금) 20:25:39 | 당진시대 (이메일주소: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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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자 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지회장의 딸이 오는 12월 결혼한다. 어렸을 때는 가끔 “오빠한테만 잘해주냐”며 울곤 했지만 그래도 장애가 있는 오빠에게 항상 부모의 손길을 양보했던 딸이다. 그런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한 지회장이 삭발했다. 아들과 같은 발달장애인의 24시간 돌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서다. 이번에도 딸은 엄마의 행동을 응원했다. 

장애인의 날 앞두고 500여 명 삭발식 진행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삭발식이 열렸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2500여 명이 모였으며 500여 명이 삭발에 참여했다. 당진지회에서는 30여 명이 집회에 참여했으며 한숙자 지회장이 대표로 삭발식에 참여했다.

한숙자 지회장에게는 올해로 31살이 된 지적장애인 아들이 있다. 그 역시 다른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과 같은 어려움을 평생 겪어 왔다. 떨어지지 못하고 돌봐야 하므로 경조사가 있어도 아들을 차에 두고 식장에 뛰어 올라가 부조금만 놓고 오는 일은 다반사다.

아들이 더 어렸을 때는 새벽 2~3시가 되면 잠에서 깨어 울었다. 우는 아이로 동네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돼 새벽이면 아이를 차에 태워 돌아다니곤 했다. 폐소공포증까지 있었던 아들을 업고 10층까지 오르내리기도 했단다. 그는 “에스컬레이터 조차 두려워 하는 아이가 자지러지게 소리를 지를 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그 시선이 아직도 생각난다”며 “윗층에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내밀어 쳐다보는 그 시선이 제일 무서웠다”고 말했다. 

장애인 돌봄, 목숨과도 연결


이는 한 지회장뿐만 아니라 발달 장애인을 자녀, 형제로 둔 가족이 겪는 일상이다. 언제 돌발행동을 할지 몰라 항상 곁에 있어야 한다. 한 아동은 차만 멈추면 내려 가게로 뛰어 들어가 물건을 멋대로 가져오기도 한다. 이러한 돌발행동이 심하면 활동보조인도 꺼려 돌봄 부담을 온전히 가족이 짊어져야 한다. 

점차 가족들이 나이가 들면서 돌볼 여력이 되지 못하면 결국 사회와 단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당진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50대 지적장애인이 홀로 생활하다 아픈 일이 있었다. 거동도 불편하고 다른 곳에 연락하는 방법도 몰랐던 그는 혼자 밤새 앓을 수밖에 없었다. 

한 지회장은 “아들 역시 혼자 있으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다”며“장애인에게 돌봄은 생존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돌봄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들이 혼자 살아갈 세상 만들어주세요”

이들은 △낮 시간 활동 지원 서비스 개편 및 확대 △지원 주택 도입 및 주거 지원 인력 배치 △공공의료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발달 장애인들의 돌봄 부담을 모두 가족이 져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한 지회장은 “그동안에는 사랑하는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아들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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