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봉에서 인증샷
▲ 가파른 산행
▲ 계룡산 등산 이정표
도덕군자는 도학(道學)을 닦아 덕이 높은 사람을 뜻한다.
‘도학’은 유교 도덕에 관한 학문이다.
이기설(理氣說)과 심성론(心性論)에 입각하여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중시하는 실천 도덕과 인격과 학문의 성취를 역설하였다.
▲ 든든한 119 산악구조함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기에 들어와 조선의 통치 이념이 되었고, 조선 성리학으로 체계화되었다.
평소 무지한 터여서 도학까지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도덕봉에 오르면 도덕군자가 된다는 감언이설(?)에 그만 귀가 솔깃했다.
▲ 가리울 삼거리 안전쉼터
연일 거듭된 과로에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리한 산행을 시작했다.
손과 귀를 칼처럼 베는 차가운 산바람을 무시했다.
가파른 골짜기를 오를 적에는 기운이 쇠잔하여 몇 번이나 다리가 풀리는 위험과 조우했다.
▲ 뿌리의 강인함에서 끈기를 배우고
그렇지만 도덕군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산행을 계속했다.
1시간 이상을 올라 드디어 도덕봉(道德峰)에 닿았다.
도덕봉은 높이가 535m이며 계룡산 천황봉에서 천왕봉, 황적봉을 지나 민목재를 넘은 후 관암봉과 백운봉(관암산)에서 좌측으로 갈라진 산으로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 척박한 토양을 탓하지 않는 겸손한 나무
봄철에는 진달래가 붉게 물들고 산벚꽃이 많이 핀다.
남쪽에 수통골을, 북쪽으로는 도덕골을 품고 있다. 옛날에 이 골짜기에는 도독(都督)이 많이 살고 있던 데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도독은 과거에 각 주(州)의 으뜸 벼슬이었으며 백성을 통틀어 거느리고 감독하였던 직책이었다.
▲ 봄을 부르는 금수봉
도덕봉을 조금 지나니 돌탑이 눈에 들어왔다.
설날에도 코로나로 인해 귀향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손자 손녀의 무탈을 빌며 돌을 그 위에 얹었다.
다음으론 빠르면 올봄에 발간될 다섯 번째 저서의 소위 ‘대박’을 발원했다.
▲ 돌탑에서 소원을 빌고
더 걷다가 바위에 잠시 앉아 지친 심신을 쉬자니 참요기(참에 허기를 면하려 먹는 음식)가 간절했다.
서둘러 온 탓에 수중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침맞게 저만치서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사탕이라도 있으시면...”
▲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대체로 등산객은 고운 요산요수(樂山樂水) 마인드로 손이 크다.
그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사탕과 과자, 초콜릿까지 마구 투척했다.
덕분에 겨우 기운을 차리고 하산(下山)을 시작했다.
▲ “계룡산 설국으로 오세요”
하산은 겸손과 도덕, 허심(虛心)이 관건이라는 교훈을 던진다. 욕
심을 부리거나 서두르다 보면 자칫 낙상하기에 십상이다. 계룡산 곳곳에 적절하게 설치된 밧줄을 생명줄로 여기며 조심스레 산을 내려왔다.
▲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여름이면 콸콸콸~ 소리도 요란한 계곡은 여전히 얼음으로 꽁꽁 유배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빙(解氷)이 시작되어 졸졸졸~ 소리까지 귀를 즐겁게 했다. 예약한 식당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우리 모두 계룡산 도덕봉까지 올라 비로소 도덕군자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고상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삽시다.”라는 건배가 이어졌다. 계룡산으로 비상하는 까치들이 “요즘 보기 드문 멋진 분들”이라고 깍깍거리며 합창했다.
▲ 계룡산 국립공원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