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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탑할머니 이야기가 전해지는 용수천변 마을

2021.12.21(화) 05:21:33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잊히면 안 될 소중한 것들이 많다. 2022년에는 눈에 띄지 않는 그러한 것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마침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에 꼭 소개해야만 할 것이 있어 시기를 미루지 않기로 했다.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는 38번 국도 초입에 위치해 있다. 면사무소를 비롯한 주요 기관이 밀집해 있어 면적 60.07㎦에 달하는 반포면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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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임씨효행비와 비각▲ 부안임씨효행비와 비각

부안 임씨는 17세기경의 대표 이거 성씨로 공주시 계룡면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확실한 연유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부안 임씨 효행비와 비각이 반포면 공암리에 세워져 있다.

용수천▲ 용수천이 보이는 풍경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계룡산에서 발원하여 반포면 동부를 흐르는 커다란 하천이 보인다. '용수천'이다.

공암교가 보이는 풍경▲ 공암교가 보이는 풍경

공암리를 지나는 용수천 위에는 두 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1983년 개통한 '신 공암교'가 놓이기 전까지 이용하던 구 공암교가 그대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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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리 불장골 저수지로 가는 길 왼쪽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용수천 너머로 작은 주택과 언덕 위에 전원 주택이 어우러진 마을이 보인다. 공암리 수실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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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천 어도를 건너다 바라본 계룡산이 보이는 풍경▲ 용수천 어도를 건너다 바라본 계룡산과 공암교가 보이는 풍경

용수천에는 여러 개의 어도가 놓여 있어 공암리와 송곡리 주민들은 공암교 대신 이 어도를 이용하는 듯 보였다. 다소 위험해 보였지만, 주변 어디에도 주의나 경고 글이 보이지 않아 어도를 이용해 수실 1길로 이동해 봤다. 어도 중간에 서서 지나온 공암교 쪽을 바라보니, 장엄한 위용을 자랑하는 계룡산과 어우러진 모습은 실로 눈이 부셨다.

팽락정▲ 팽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팽락정은 반포면 공암리 주민들의 휴식처다.

수실 마을 건너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온 것은 육모정이라는 이름 대신 몇 년 전부터 '팽락정(澎樂亭)'이라 불리게 된 정자였다 . '팽락정'이란 물결이 부딪치는 기세를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정자라는 뜻이다. 금강의 지류인 용수천과 관련된 이름으로 정자에서 바라본 용수천은 가히 장관이었다.

탑할머니
▲ 공암 1리의 '탑할머니' 돌탑은 보살의 묘지로 보살의 영혼을 숭배하는 원시신앙의 양태를 띠고 있다.

탑할머니는 잡석을 원뿔 모양으로 쌓아 올리고, 둥근 돌을 올려 윗돌로 삼고 있다.
▲ 탑할머니는 잡석을 원뿔 모양으로 쌓아 올리고, 둥근 돌을 올려 윗돌로 삼고 있다.

팽락정 인근에는 이 마을에서 동신으로 모시고 추모하는 보살돌탑이 보였다. 세칭, '탑할머니'라 불린다. 돌탑 옆에 보살탑열비가 세워져 있어 내용을 읽어 보았다.

조선 인조 때, 마을 사람들의 계룡산에서 불당거리에 중생공덕을 수도하고, 부처님께 공양해 선덕을 닦고, 염불공덕하던 보살님이 있었단다. 어느 해 정월대보름에 마을 사람들 꿈에 그 보살이 나타나 "용수천변에 나의 시신과  염주, 목탁, 구슬이 있을 것이니 돌로써 묘를 써주면 은덕을 잊지 않을 것이고, 부락에 행운이 대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현몽대로 장례를 지내고 돌로 무덤을 쓰니, 질병과 관재구설수, 한재, 홍수 등의 재난이 없이 풍년이 들고 가축들이 잘 자랐다고 한다. 그 150년 후, 보살이 다시 마을 사람들 꿈에 나타나 "큰 물난리가 날 것이니, 나의 석탑을 용수천변으로 옮겨 달라하라."며 부탁하였다고 한다. 지금의 자리로 돌탑을 옮겼더니 그전 돌탑이 있던 마을은 큰 수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암리는 큰 홍수에도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그 뒤로 마을 사람들은 정월 초사흘부터 정월대보름까지 기간을 두고 제수를 준비하고 제사를 올려온다고 한다.

내년 정월대보름에는 공암리 동제사 정보를 미리 알아 두었다가 점점 잊혀 가는 동제사를 제대로 살피고, 마을의 안녕과 풍요도 함께 빌고 싶다.

용수천 둑방길은 하이킹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 용수천 둑길은 하이킹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용수천변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보니, 둑방은 포장되어 있지 않아도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하이킹을 즐기는 길손들이 자주 목격된다. 다음 방문이 언제가 될지 확실치 않으나, 언제 다시 오더라도 늘 상상 그 이상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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