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만 전해 듣던 천안삼거리 일대을 직접 거니는 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천안삼거리를 대표하는 상징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호남과 영남에서 한양으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관문, 두  번째는 천안삼거리를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작품화한 대표작품 천안흥타령, 그리고 마지막은 작품 속에 등장한 덕분에 천안삼거리를 대표하는 나무로 자리매김한 능수버들입니다. 천안여행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 펼쳐진 가을 풍경이 무척 궁금해 천안삼거리 공원을 구석구석 거닐기 시작합니다.

▲ 천안12경 중 제1경, 천안삼거리

발길 닿는 곳곳마다 곱게 물든 단풍풍경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시그니처 중 하나인 영남루 일대 연못 풍경도 다채로운 가을빛을 선보이며 방문객 시선을 사로잡을 만합니다. 짙게 물든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으로 가득한 공원 산책로도 짙은 가을 정취를 고스란히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저 멀리 펼쳐진 가을 산과 한데 어우러진 잔디광장 가을 풍경도 자연이 방문객에게 건네주는 멋진 그림 선물입니다.





▲ 천안삼거리 공원에 펼쳐진 11월 가을 풍경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야외전시물도 채도와 명도가 짙어진 가을 색을 배경으로 더욱 빛을 발합니다.가을빛 연못에 숨어있는 용과 여의주 동상도, 쉼터에 매달려 있는 문구도, 갈대밭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전통그네 등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가을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입니다.






▲ 천안삼거리 공원 가을 이야기

그렇게 가을 감성을 만끽하면서 걷다 보니 자연스레 방문객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외곽 산책로에 다다릅니다. 그러다 길가에 설치되어 있는 이색 구조물 하나를 발견합니다. 멀리서 볼 때는 어린이를 위한 전망대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집비둘기 쉼터입니다. 자기네를 위해 만든 것임을 잘 아는지 이곳에 머물고 있는 비둘기 녀석들 모습도 편해 보입니다. 그동안 전국 곳곳에 있는 수많은 공원을 다녀봤지만, 도시에서 천대받는 집비둘기를 위한 특별 쉼터를 설치한 곳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느낌을 받았답니다.



▲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발견한 집비둘기 쉼터

새들도 우리 인간처럼 생존을 위해 물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야생조류를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공원 장소 중 한곳이 바로 연못이지요. 새들이 즐겨찾는 천안삼거리 공원 핫 플레이스 역시 연못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영남루 연못은 상대적으로 낯을 덜 가리는 흰뺨검둥오리가 차지하고 있고, 작은 산새들은 좀 더 외곽에 위치한 작은 연못을 드나들면서 활동하고 있지요. 그러다가 문득 바로 지척까지 날아와 활동하는 쇠딱따구리도 만나고, 일반 도심공원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진객인 밀화부리를 여기서 만나는 귀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 천안삼거리공원에서 만난 조류 친구들 : 흰뺨검둥오리, 쇠딱따구리, 그리고 밀화부리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은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인간세상과 동떨어진 깊은 곳으로 떠나기는 싫은 복잡 미묘한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곳이 바로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적당한 규모를 갖춘 공원입니다. 담장 밖으로는 수많은 차량이 지나가고 있지만, 산책로를 걷다보면 이곳이 도심 한복판임을 잊게 만들어주는 그런 매력을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천안삼거리 공원임을 확실히 느낀 하루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도심속 가을감성을 충분히 만끽하고 나니, 다른 계절에는 어떤 풍경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그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 도심 속에서 만끽하는 가을감성 여행, 천안삼거리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