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면 여행이라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기에 뇌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여행의 옵션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뭘 먹을지부터 어디를 갈지, 무엇을 볼지, 얼마나 돌아다닐지 등 경우의 수만 계산해봐도 상당히 많죠.



정미소가 있었던 시대가 언제일까요. 쌀을 팔아먹는다는 말이 낯설지 않을 때였을 겁니다. 아마도 1980년도까지는 정미소가 상당히 활성화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미소는 벼 · 보리 등 곡식들의 껍질을 벗겨 내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곳입니다. 도정의 정도는 벼의 경우 현미 · 5분 도미 · 7분 도미 · 백미로 등급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많이 깎아낼수록 부드럽지만 당연히 비싸다고 합니다.



이곳은 옛날 부여의 정미소로 사용되었던 곳이었는데 카페로 탈바꿈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오래된 물건들이 카페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쓰임새를 알겠는데 어떤 도구들은 무엇에 사용했는지 모르는 것들도 있습니다.



요즘에 도심을 보면 정말 무인카페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맛의 표준화와 더불어 굳이 분위기가 필요 없이 음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카페가 시작이지만 조리가 간단한 음식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도 공간이 넓고 개성이 있는 카페가 개인적으로는 좋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멀지 않은 곳에 궁남지는 부여에 왔다면 들러봐야 하는 곳입니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를 뒤로 하더라도 궁남지는 분위기가 남다른 곳입니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연꽃이 정말 이쁘긴 하지만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그늘이 부족해 빛의 속도로 스쳐 지나가듯이 지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가을의 궁남지는 다릅니다. 여유와 낭만, 여행의 옵션으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게 합니다.



지금은 일본을 가지는 못하지만 일본의 유명한 관광지나 역사적인 명소를 가면 조경이 남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조경기술의 상당 부분을 백제에서 전수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전에 이렇게 아름다운 궁남지를 조성한 것을 보면 그 이야기에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하늘 높이 해가 떠 있어도 덥지가 않은 날입니다. 물론 약간 춥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더운 것보다는 약간 추운 것이 여행을 하기에는 좋습니다.



궁남지에서 뱃놀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전이라던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해서 여름에 연꽃축제 등에서 행사가 아니면 운영한 적은 없었지만 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은 들더라구요.



백제 하면 황포돛배가 유명한데요. 이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물건을 실어 날랐다고 합니다. 부여 구드래 나루터 같은 곳에서 다른 나라나 지역과 물건을 거래하면서 장사를 하던 객주들은 근대화의 흐름에 돛을 맡기고 무역상과 상공인으로 바뀌어가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응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