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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조선통신사, 사진으로 만나고 기록서를 필사하며 옛 자취를 좇다.

2021.09.30(목) 14:24:14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쪽×× 차에는 양보 안 해."....일본차 향한 경고에 갑론을박」
30일 한 언론매체의 머리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이용자가 차량 후면에 새긴 문구로 SNS에서 상반되는 의견으로 분분하다는 요지다. 매체는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하며 촉발된 불매 운동의 한 단면임을 거론했다. 여기서 '쪽××'는 일본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로 비단 이 기사의 예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늘 평행선을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선시대 양국 관계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아주 다르다.

조선은 1429년 첫 파견으로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8회, 일본의 요청으로 1598년 임진왜란이 종식되고 채 10년을 넘기지 않은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간 12차례에 걸쳐 공식 외교사절단을 일본에 파견한다. 조선에서 평화와 우호 교류를 목적으로 조선 후기에 일본으로 보낸 이 외교사절단을 일반적으로 '(조선)통신사'라고 부른다. 참고로 일본에서 조선에 파견한 사절단은 '일본국왕사'라고 한다.
300~500명 정도의 통신사는 한양에서 출발하여 부산에서 쓰시마와 시모노세키, 오사카까지는 해로로 이동했고, 교토에서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에도(현 도쿄)까지는 육로로 이동했다고 한다. 4~5개월에 걸쳐 왕복 4500km 거리를 이동했다고 하니, 대략 하루에 30km에 해당한다.

조선통신사의 파견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국정 탐색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 외에 국서교환, 막부 세습 축하, 학문과 문화교류 등 양국의 평화와 우호적 외교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선봉에 섰던 조선통신사는 2017년 10월 31일,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가 확정되며 재조명되고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은 외교 기록, 여정 기록, 문화교류 기록 등 총 111건 333점에 달한다. 특히 지정된 조선통신사기록물의 국내 소장처는 수도권과 부산 이외에는 공주시가 유일하여 실로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충남역사박물관 ▲ 충청남도역사박물관(공주시 국고개길 24, http://museum.cihc.kr) 전경

9월 초에 찾은 (재)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 산하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이하 충남역사박물관)에서는 순회사진전 '일본 속 조선통신사, 사진으로 만나다'가 열리고 있었다.

충남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4월부터 공주시와 함께 모든 지역민을 대상으로 2021년 세계유산문화 활용프로그램, '조선통신사, 공주에 납시었네'를 운영하고 있다.
조선시대 마지막 통신사인 '죽리 김이교(12차, 1811년 정사)' 유물과 조선통신사로 다녀온 공주지역의 인물, ' 김인겸(11차, 1764년 서기)', '신유(5차 1643년 종사관)' 그리고 그들의 유적과 유물 등을 활용한 5개(15회)의 교육·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순회사진전은 그 일환으로 열리는 것이었다.

※ 참고
조선통신사는 외교실무 책임자로 정사(1명), 부사(1명), 종사관(1명)이 파견됐으며, 사행 기록 및 문화교류를 담당하는 서기(3명, 삼사가 1명씩 대동했으며 1655년 을미통신사행부터 인원이 보강됨)및 사자관(2명), 제술관(1명), 화원(1명) 등이 수행했다.

사진으로 보는 조선통신사
▲ 사진으로 보는 조선통신사(문의 041-840-5086)

순회사진전은 '조선통신사와 충남, 조선통신사의 묵향, 축제 속 조선통신사'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김이교
▲ 김이교 인장

김이교 호패
▲ 김이교 호패

2021년 5월 12일, 공주학 연구원에서 신미통신정사 '김이교'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공주시 제공)
▲ 2021년 5월 12일, 공주학 연구원에서 신미통신정사 '김이교'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공주시 제공)

순회사진전은 인물과 유적, 유물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져 방문자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22호로 201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죽리 김이교의 『신미통신일록(전3권)』은 1811년 조선통신사 정사로 일본을 다녀와 사행을 기록해 정리한 것이다. 그 외 인장, 호패 등의 유물에 관한 기술도 상세했다.

공주시(시장 김정섭)에서도 지난 5월 신미통신정사 '김이교'의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여 그에 대한 이해와 의의를 심화시키고자 꾀한 바 있다.

청견사▲ 청견사

보태사
▲ 보태사

토진
▲ 토진조로이 마츠리

순회사진전에는 일본 관련 사진이 여러 점 전시돼 있었으며, 우측 상단의 QR코드를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들이 일본 내에서 이동하거나 머물면서 남긴 시·서·화가 다수 전해지는데, 시즈오카의 청견사(淸見寺)에는 김인겸의 시문(詩文) 3点이, 나가사키의 본련사(本蓮寺) 에는 신유의 시문 2点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한편 말 위에서 기예를 펼친 '마상재'는 워낙 기술이 화려하여 일본 곳곳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10~20대 초반 소동들이 춤을 춰서 흥을 돋았다는 '가라코오도리(唐子踊)'는 일본 오카야마현 우시마도초(岡山 牛窓町)에 전승되고 있다고 한다.

순회사진전을 돌아보면 볼수록 선진문화국으로서의 다양한 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퇴석 김인겸 가사비
▲ 공주시 신관교차로 인근에 세워진 퇴석 김인겸 가사비

일동장유가 필사집 표지
▲ 일동장유가 필사집 표지

일동장유가 필사집 구성 내용
▲ 일동장유가 필사집 구성 내용

충남역사박물관의 2021년 세계유산문화 활용프로그램에는 '집콕, 일동장유가 필사 챌린지'가 포함돼 있다. 모집 선착순 200명을 대상으로 퇴석 김인겸의 한글기행가사〈일동장유가〉총 4권을 10월말까지 필사하는 프로그램이다.『일동장유가』각 권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제1권에서는 통신사들이 영조를 배알하고 1763년 8월 3일 한양을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제2권에서는 1763년 10월 6일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 본토로 들어가는 과정을 작성해 놓고 있다.
제3권에서는 1764년 1월 1일(음력) 오사카, 교토 등지를 경유하여 에도(현 도쿄)로 들어가서 사행임무를 마치는 여정을 수록하고 있다.
제4권에서는 1764년 3월 11일 귀로에 올라 7월 8일에 한양에 들어가서 영조에게 복명하며 기록을 마무리하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공주에서 김인겸이 지은『일동장유가』는 일본의 풍속과 문화, 제도, 역사 등을 꼼꼼히 기록하여 조선후기 대일(對日)관계, 문화사 연구뿐만 아니라 국문학, 역사학, 공주학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동장유가의 가치와 의의는 유튜브 강의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1부 김인겸 / https://www.youtube.com/watch?v=bp39T_zfoYg2부 가사문학과 통신사 / https://www.youtube.com/watch?v=ADlHWfZ02uk&t=5s3부 일동장유가란? / https://www.youtube.com/watch?v=tsHwyjmtJLo4부 일동장유가의 장점과 비교 / https://www.youtube.com/watch?v=gcxxSumDl4Y

필사한 '일동장유가' 제1권 첫 페이지
▲ 필사를 끝낸〈일동장유가〉제1권 첫 페이지

필사 챌린지 종료 한 달을 남기고, 프로그램 참여자들 중에 필사 완료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갈 길이 먼 나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하다. 더우기 필사 완료자들은 단순히 4권 필사집의 필사면을 채우는 데 급급하지 않고, 한글과 한문을 이어가며 정성을 더하거나 붓글씨로 필사하기도 하여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에 뜻을 더하고 있다.

남은 기간동안 전력을 다해 필사 완료에 도전할 생각이다.힘이 미친다면 '퇴석 김인겸'이 남긴 당대 최고 지성들이 보고, 듣고, 느낀 외국 사행의 자취도 제대로 좇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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