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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적 정서와 정취를 녹여낸 고즈넉한 '공주한옥마을'

작가 '이종옥'이 기증한 예술품으로 북스테이에 포토존 조성

2021.05.13(목) 15:45:19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한옥마을 관리사무소 전경

▲ 공주한옥마을 관리사무소 전경


지난 5월 10일(월), 공주시는 공주한옥마을에 그림을 기증한 이종옥 작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한다. 기증된 예술품을 활용하여 공주시에서 포토존을 조성했다는 소식을 듣고, 봄이 더 멀리 떠나 버리기 전에 꼭 들러봐야겠다 싶어 '공주한옥마을'로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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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테이 정문 옆 포토존과 기증작 '그리움'

▲ 북스테이 정문 옆 포토존과 기증작 '그리움'


관리사무소에서 정보를 얻어 목적지인 공주한옥마을 주차장 옆의 옛 태화관 자리에 가 보았다. '북스테이'가 들어선 건물 정문 옆에 2021년 1월 26일 기증된 이종옥 작가의 그림이 보였다. 작품명은 '그리운 날'이다.

실외에 작품을 전시해야 하는 공주한옥마을 관계자들은 장소 선택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비, 바람, 햇빛의 피해를 받지 않는 곳을 고려해서 지금의 북스테이 정문 옆에 두어 포토존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이종옥 작가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여닫이문이 작품을 품고 있어, 개방 시간 외에는 창호문을 닫아 작품을 보호하고 있단다.

2020년 이종옥 제3회 개인전 '뜨락애'

▲ 2020년 이종옥 제3회 개인전 '뜨락애'에서 작품 '그리운 날'은 포토존으로 활용됐었다.

이 작품은 이미 한차례 대중에게 선보인 바 있다. 2020년 이미정갤러리에서 열린 이종옥 작가의 제3회 개인전에서 포토존으로 활용해서 당시에도 많은 관람객에게 호평받았었다.

작품 '그리운 날' 앞에 앉아 있으면, 주렁주렁 감 열린 뒤뜰 풍경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입소문이 나서 공주한옥마을을 찾는 방문자들도 이 작품에 동화되어 더 뜻깊은 자리, 더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사랑채로 가는 길에 놓인 장독들

▲ 사랑채로 가는 길에 놓인 장독들

작품 '그리운 날'을 살펴보고 나니 공주한옥마을의 장독대 있는 풍경들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가 있는 건물로 이동하다 보니 노란 꽃창포를 빛내 주는 커다란 항아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꽃창포만 있었대도, 장독만 있었대도 어딘가 아쉬운 풍경이 됐을지도 모르는데.... 둘이 만나 하나가 된 듯 얼마나 조화롭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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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가는 길의 장독대 풍경과 시그니처인 '버들피리 부는 소년과 소녀' 조형물

▲ 안채, 사랑채, 행랑채 가는 길의 장독대 풍경과 시그니처인 '버들피리 부는 소년과 소녀' 조형물

사랑채 입구 풍경도 너무나 정겹다. 호드기 부는 소년 소녀 조형물 주위에도 방문자들을 배려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자리를 틀고 있었다. 버드나무 아래에 놓인 항아리며 단지, 저 멀리 아궁이에 올라앉은 땔감들이 자아내는 초여름 풍경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사랑채 담장 아래 핀 울긋불긋 작약꽃

▲ 사랑채 담장 아래 핀 울긋불긋 작약꽃(=함박꽃)

사랑채와 행랑채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우와! 이쁘다."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봄꽃의 여왕인 모란이 지고 씨방을 키우는 철이 되니, 대신에 '함박꽃'이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한다. 얕은 담장 아래 활짝 웃는 듯 피어 있는 작약꽃에 취해 사랑채 앞뜰, 뒤뜰에 한참을 잡혀 있었다.

안채 가는 길목의 장독대 풍경

▲ 안채 가는 길목의 장독대 풍경


안채로 가는 입구 근처에도 작은 장독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애기사랑초와 한여름에 꽃을 피우기 위해 힘을 키우는 중인 옥잠화가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돌탑 쌓인 안채 담장

▲ 돌탑 쌓인 안채 담장

안채를 가로질러 나오니 낮은 돌담 위에 오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쌓아둔 돌탑이 여럿 보인다. 그 돌탑 옆으로 참새 여럿이 쉬고 있다 인기척에 푸드덕 비행길에 오른다.

위안을 주는 꽃양귀비

▲ 방문객들에게 위안을 주는 꽃양귀비

안채를 빠져나오자 빨간 꽃양귀비 군락지가 '나 좀 보고 가라.'고 유혹한다. '그렇지, 이 계절엔 꽃양귀비도 있었지!' 그 유혹이 없었다면 이 꽃들을 키워내신 분을 스리슬쩍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사진 찍는 방문자를 위해 일손을 멈추고 파인더에 잡히지 않는 곳으로 멀찍이 자리를 비켜주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다 깜짝 놀랐다. 공주한옥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꽃 팻말을 만들고, 꽃 대궐을 짓는 분을 모처럼 뵙게 되었다. 공직에 계실 때도 귀감이 되어 존경받는 분이셨는데, 퇴직 이후에도 여전히 티 나지 않는 자리에서 신념대로 '마이웨이'를 걷고 계신다. 덕분에 공주한옥마을에 오면 이리도 눈 호강을 한다. 꽃양귀비가 지고 나면 접시꽃이 대기 중이라는 특급 정보를 흘리신다.

관리사무소 화장실 안에 집을 지은 제비 가족

▲ 관리사무소 화장실 안에 집을 짓고 한옥 스테이 중인 제비 가족

밀린 안부를 주고받다가 관리사무소 화장실 안에 둥지를 틀고 있는 제비 가족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졌다. 공주한옥마을이 지어지고 처음으로 제비가 집을 지었다고 한다. 짚과 황토를 이겨 견고한 집을 지은 어미 새는 뜻밖의 침입자에게 경고라도 하듯 잔뜩 쏘아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전통 가옥이 점점 사라지면서 옷걸이로 아파트 베란다에 집을 짓는 철새들도 종종 목격되는 세상이다. 그렇다 보니 모처럼 전통적인 제비집(?)의 발견은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작년 9월 세 번째 개인전을 가진 이종옥 작가는 전시회에 즈음하여 어머님의 네 번째 스무 살 생신을 축하드리는 자리도 마련했다. 침입자로부터 집과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 제비를 보자, 그녀가 '넋두리'라는 한 수의 시에 담은 그녀의 어머님이 떠올랐다.


-넋두리-
              이종옥   
   
어깨 아프시다하여
병원에 모시고 가니
종이한장도 들지 말라는
의사의 말 귓등으로 들으시고
엄마표 밥상 차려놓고
먹는 모습만 봐도 좋으시다
흐룻하게 바라보시고
그니고 가고 이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하는
여든 번째 핀 분홍빛
한송이 메꽃


[공주한옥마을]
1.위치: 공주시 관광단지길 12(웅진동)
2.문의:041-840-8900
       http://hanok.gongju.go.kr/


※현재 정상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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