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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묻은 타임캡슐 개봉한 수미어린이집

2000년 뉴 밀레니엄 기념하며 타임캡슐 제작

2021.04.28(수) 17:55:57 | 관리자 (이메일주소:zelkova87@hanmail.net
               	zelkova87@hanmail.net)

20년전묻은타임캡슐개봉한수미어린이집 1



“나는 포켓몬스터 만화를 좋아해요. 20년 후 나는 화가가 돼서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영주(가명)의 타임캡슐 가족신문에서 -

1999년 12월 30일, 2000년 뉴 밀레니엄을 기념하며 수미어린이집에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타임캡슐을 묻어 20년 후 개봉하자는 것. 당시 법공스님이 원장을 맡았던 수미어린이집에서는 5세부터 7세까지 79명의 원아들이 타임캡슐에 담을 가족신문을 만들었고 수미어린이집 가족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어린이집 앞마당에 묻었다.

당시에 교사로 재직했던 탁영숙 원장은 “약 12월 한 달간 가족신문을 만들었다”면서 “교사들이 신문 틀을 만들어 가정으로 보내면 가정에서 내용을 기록했고 기록된 신문을 모아 코팅했다”고 말했다.

타임캡슐을 묻고 연꽃반, 사슴반 아이들이 축하공연으로 겨울 노래를 불렀고 코끼리반 아이들은 탈춤을 추며 1999년을 보냈다.  


타임캡슐 개봉박두

타임캡슐을 묻은 자리를 기념돌이 굳게 지켰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난해 12월 31일, 기념돌을 포크레인으로 옮기고 땅을 팠다. 고운 흙을 털어내자 20년 전 묻은 타임캡슐이 모습을 드러냈다. 탁 원장은 당시 원아와 그의 가족들이 만든 가족신문을 하나하나 펼쳐 햇볕에 말렸다. 다행히 가족신문은 썩지 않고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탁 원장은 “타임캡슐 발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면서 “개봉할 당시에는 20년 동안 땅에 묻혀있었던 신문을 햇볕에 말려 소독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20년 전 타임캡슐을 묻을 때는 2020년이 까마득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네요. 당시 어린이집의 원장스님과 교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 교사들이 서로에게 써준 편지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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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의 기억

타임캡슐 가족신문에는 1999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신문의 내용은 가족사진과 함께 1999년의 사건을 적은 ‘다사다난했던 1999년’, ‘잊지 못할 가족 여행’, ‘나의 그림 솜씨’, 반 선생님에 대해 적은 ‘우리 선생님께’ 등으로 구성됐다. 고사리 손으로 삐뚤빼뚤 쓴, 간혹 맞춤법이 틀린 부분도 있는 아이들의 글이 정겹다. 

‘나를 소개합니다’ 코너에서는 좋아하는 만화영화, 되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좋아하는 음식과 친구 등이 기록돼 있다. 포켓몬스터, 짱구는 못말려, 꼬비꼬비, 무적 캡틴 사우루스 등 당대 유행했던 만화영화들이 총출동했다. 

20년 후 미래 모습도 상상했다. 가족 구성원 각자 자신의 2020년 모습을 상상했는데, 신문에서 아이들의 20년 후 미래 모습으로 가장 많이 나온 직업은 선생님이었다. 이밖에 경찰관, 의사, 간호사, 화가, 소방관, 과학자, 건축가, 축구선수 등의 직업군이 있었다. 이 중에는 베트맨이 될 거라는 아이도 있었다.

탁 원장은 “화가를 꿈꾸는 7세 원아가 있었는데 그림을 잘 그렸다”면서 “현재 27살이 된 그 원아는 미술을 전공한 뒤 웹툰작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갖고 있어 신기했다”면서 “20년 뒤 다른 아이들도 그 꿈을 이뤘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원아뿐만 아니라 원아의 가족들까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갔다. 탁 원장에 따르면 개봉 후 타임캡슐 가족신문을 사진으로 본 한 가족은 당시 원아의 외할머니가 원아에게 쓴 글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단다. 

2년간 수미어린이집 자모회장을 맡았던 최은주 씨는 “20년 전 가족신문을 보는데 감회가 새로워 눈물이 났다”며 “당시에는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바뀌는 때였기에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후 나의 미래 모습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는데 실제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어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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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가족들 연락 바라”

한편 과거를 소중히 간직해온 수미어린이집은 기다린 만큼 타임캡슐을 개봉할 때 더 많은 학부모들과 함께 하며 기쁨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탁 원장은 “원래는 아이들을 비롯해 학부모들과 함께 타임캡슐을 개봉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그럴 수 없었다”며 “행사는 열지 못했지만 가족신문은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미어린이집은 각 가정에 우편과 직접 방문 등을 통해 어린이집 홍보 책자와 함께 가족신문을 전할 예정이다. 탁 원장은 “연락처를 알 수 없는 가정도 있다”면서 “1999년 수미어린이집에서 타임캡슐 가족신문을 만들었던 가족들이 이 기사를 본다면 수미어린이집으로 꼭 연락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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