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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은개골 역사공원, 생태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어요.

2021.03.24(수) 22:38:47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은개골 역사공원
▲ '은개골 역사공원'은 공주시 옥룡동 145에 위치해 있다.

은개골 역사공원
▲ 2019년 '은개골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었고, 은개나루가 있었던 이곳에서 공산성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세 곳이 나 있다.

공주시 옥룡동 은개골은 공산성(사적 제12호)과 옥녀봉성(충청남도 기념물 제99호) 사이에 있는 골짜기다. 이곳에서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총 43기의 유구가 조사되었고, 발굴조사가 끝난 후 2019년에 '은개골 역사공원'이 조성되었다.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산책로로 즐겨 찾는 곳이다. 

은개골역사공원생태공원으로거듭나고있어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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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3월 13일(월), 은개골 역사공원 인공수로에 개구리들이 알을 낳았는데 물이 부족해서 부화한 올챙이가 말라 죽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뜻있는 주민 세 분이 물이 있는 곳으로 알과 올챙이를 옮겼다고는 들었는데, 걱정이 되어 이틀 뒤 부리나케 은개골 역사공원을 찾았다.
혹시 소용이 닿을까 싶어 옆구리에 물 담은 페트병을 끼고 가 보니 때마침 옥룡동행정복지센터(동장 이창원)에서 동장님과 공무원 한 분이 시찰 중이었다. 보고를 받고 은개골 역사공원을 관할하는 공주시청 문화재과에 그간의 사정을 전하고 수로에 물을 흘려보내도록 요청했기에 확인차 들렀다고 한다.
경사진 수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실제로 돌멩이 위에 말라죽은 올챙이 사체가 널려 있고, 우무질에 싸인 개구리알도 물기가 거의 없는 수로 바닥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관리자의 말에 따르면, 인공 수로에 물이 꽉 차면 물이 죄다 금강으로 빠져서 조금씩 흘려보내야 한단다. 1시간여 은개골 역사공원에 머물며 수로에 물이 조금씩 차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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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개골 역사공원을 찾은 주민들이 수로에
▲ 은개골 역사공원을 찾은 주민들이 수로에 거처를 마련한 올챙이들을 살피고 있다.

산책 나오신 동네 어르신들 말씀에 의하면, 작년까지는 개구리가 '은개골 역사공원'에 알을 낳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저기 좋은 골라 개구리들이 알을 낳았을 텐데.... "에휴! 개울이나 연못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인공 수로에 알을 낳아 이 사람 저 사람한테 걱정을 끼친담~"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될까 우려되어 속엣말이 나온다.

그 후, 다행히 공주시에서 일정 간격으로 계속 물을 내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3월 20일(토)에 한차례 봄비가 내려서 안심을 했지만, 올챙이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3월 23일(화), 다시 은개골 역사공원을 찾았다.

올챙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모습을 확인했다.
▲ 올챙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모습을 확인했다.

다행히 살집이 커진 올챙이들이 관찰됐다. 물이 부족하고 지난번처럼 죽은 올챙이 개체 수가 많으면, 몇 마리 데려다 집 뒤 연못에 놓아 주려고 했는데 가져간 용기들은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 고장 역사알기▲ '우리 고장 역사 알기' 숙제를 하러 초등학생과 어머님이 은개골 역사공원을 찾았다.

인근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엄마와 은개골 역사공원에 와 있었다. 학교에서 우리 고장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숙제가 있어 하교길에 들렀단다. 가까이 살아도 처음 와봤다고 하길래 "여기에 올챙이도 산다"고 했더니, 빨리 보러 가자고 성화를 부린다.
"엄마, 올챙이 엄청 많아요."예상대로 초3 어린이는 올챙이를 발견하자마자 신이 나서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녔다."엄마, 나 내일 학교 가서 애들한테 여기에 올챙이 엄청 많다고 자랑할 거야."고장 역사에 대해 발표해야 하는데, 올챙이 자랑만 떠벌리다 끝날까 봐 걱정이다. 올챙이를 집에 데려가 키운다는 아들을 달래느라 한참을 눌러 있어야 했던 어머님도 내 경우처럼 올챙이를 오래간만에 봤다며 신기해했다. 아들 성화에 일주일에 한 번은 여기에 오게 될 것 같다고 하소연도 했다.몇몇 어르신들은 잘 자란 녀석들이 나중에 시끄럽게 울어댈 것을 미리 걱정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 때나 우는 게 아녀." 어떤 분 말마따나 짝짓기 철에나 시끄러울 테고, 주택지에서 공원까지는 거리가 꽤 되니 귀 거슬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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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개골 역사공원'의 매화, 산수유, 벚꽃이 지금보다 만개할 즈음이면 산딸나무, 때죽나무에도 흰 꽃이 보일 게다. 더 더워지면 부처꽃도 필 테고, 선선해지면 털머위도 꽃자랑을 일삼을 게다. 처음 역사공원이 조성됐다는 소식에 '주택 밀집지에서 떨어져 있어 아무도 찾지 않으면 어떡하나' 염려됐다. 그런데 하나둘 애정을 갖고 찾아주는 이가 늘자 꽃 피고, 새 울고, 개구리가 알도 낳는다. 국민학교 뒷산에 파 놓은 연못에서 봄이면 앵두 따고, 민물새우 잡던 추억을 이렇게 '은개골 역사공원'에서 이어가게 돼 나는 아주 특별한 봄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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