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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산의 핫플레이스, 서광사의 소통

서광사 여행에서 얻은 내 마음의 보물들

2020.12.06(일) 17:58:40 | 나드리 (이메일주소:ouujuu@naver.com
               	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산속에서 사찰이나 암자를 마주할 때가 있다. 스님들의 수행은 자연과 더불어 고요함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우주의 진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찰은 산속 깊은 곳에 있기 마련이다.
 
시대의 흐름은 승려들의 수행 목적을 바꾸어 놓은 것일까? 요즘은 노래하는 도신스님, 강의하는 법륜스님, 마음치유 콘서트하는 혜민스님 등의 이름이 유튜브 같은 인터넷에서 꽤 유명한 듯하다. 산속에서 만나는 스님들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만나는 스님들이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서광사 경내에 있는 대웅전
▲서광사 경내 대웅전
 
서산에는 유명한 사찰이 많다. 상왕산 자락에 위치한 1300여 년 전의 혜감스님이 지은 개심사와, 도비산에 위치한 신라 문무왕(677년)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부석사, 무학대사가 달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간월암 등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서산 시내가 보이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서산시내가 보이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2016년 행사시 사진)
 
하지만, 서산시내에 있으면서 자연 속에 묻힌 보물 같은 '서광사'는 특별한 매력으로 사람들이 붐비는 서산의 핫플레이스다. 서광사(瑞光寺)는 높이 187m의 부춘산을 등지고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수덕사의 말사이다. 서광사의 기원은 통일신라 말기에 최치원이 부성군(현재 서산시) 태수로 있을 때 이곳에 암자를 짓고 글공부를 하였는데 그 암자가 삼선암이었다. 1987년에 삼선암을 서광사로 개명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1926년 '서산군지'에는 서산팔경의 하나로 삼선암에 있는 선암모종(仙唵暮鍾)이 저녁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소리를 제5경이라고 칭하였다. 
 
서산시민들의 축제인 산사음악회는 입구부터 상인들로 가득하다.
▲서산시민들의 축제인 서왕사 산사음악회는 입구부터 상인들로 가득하다(2016년 행사시 사진)
  
다른 사찰들과 달리 서산시내에 위치한 서광사의 주지스님은 가수보다도 노래를 잘 한다고 소문난 노래하는 도신스님이다. 도신스님의 창법은 풍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처럼 힘 있는 목소리에 호소력이 강해서 듣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열리는 서광사 산사음악회는 유명한 초대 가수들과 도신스님의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있어서 타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행사이다. 서광사 산사음악회는 서산시민들의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산사음악회가 열리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찰의 풍경은 썰렁하기만 하다.
 
도신스님의 노래하는 모습
▲도신스님의 노래하는 모습
  
부춘산 바람에 실려 오는 솔의 향기가 가득하고,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서광사 대웅전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와 어우러질 때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평온해진 마음의 발걸음으로 대웅전 앞마당을 돌아 템플스테이를 하는 '휴심당'에 이르니 요즘 보기 드문 하얀 고무신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나에게 묻습니다, 지금 어때?'란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그림자와 겨루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법'을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나 스스로 자신의 욕망과 게으름을 이겨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불심이 함께한다면 내 안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욕망과 게으름을 가두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대웅전 옆 템플스테이를 하는 휴심당 건물
▲대웅전 옆 템플스테이를 하는 휴심당 건물
 
휴심당을 지나니 관음전으로 향하는 소담한 길이 발 아래 놓여 있다.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푸른 하늘을 받치는 관음전 가는 길옆 오른쪽에 '여래탑'이 보인다. 부처님의 진신인 치사리 1과가 봉인된 이곳을 '영산승지요, 산전수화처요, 적멸보궁다라'라 하였다.
 
여래탑 모습
▲여래탑 모습
 
조금 더 걸어서 올라가면 관음전이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관음전 앞에 있는 관음약수는 부춘산 옥녀봉에서부터 시작되어 산기운이 가득한 '감증과약수'로 유명하다. '물은 모든 생명을 기르는 원천이며, 더러움을 씻어 맑고 깨끗하게 해주니 이 물 한 방울 고마운 줄 안다면 마음도 청정하고 몸도 깨끗해진다'는 관음약수를 천천히 마셔본다. 정말로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의 먼지들이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서광사 관음전
▲서광사 관음전
 
17만 5천여 명의 서산시민들이 사랑하는 서광사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템플스테이는 다양한 테마로 운영하여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깨달음의 한 수를 찾기 위한 ‘바둑템플스테이’,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는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 코로나19를 최전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관계자를 위한 ‘토닥토닥 템플스테이’ 등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주제를 담아서 함께 소통하려는 서광사의 자비로움이 감사하다. 서광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템플스테이 같은 내용이 궁금하면 웹사이트(http://www.seogwangsa.or.kr)를 이용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서광불교대학은 2012년 1기생을 시작으로 매년 모집하고 있다. 1년 과정이니 2020년 학생들은 벌써 9기생이 되는 셈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진행하며, 불교의 기초 교리와 근본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소통하는 도신스님의 마음이 대웅전 1츨 로비에 있다.
▲소통하는 도신스님의 마음이 대웅전 1층 로비에 있다
  
서광사 대웅전 앞마당에는 겨울 찬바람이 가득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차량의 경적소리가 경계와 경계의 연속성을 자극하고 있다. 사찰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을 서광사에서 들으니 왠지 낯설다. 고요함의 틈을 비집고 나오는 세상의 소리들이 길가에서 나뒹구는 낙엽처럼 느껴진다. 그 소리가 삶의 처절한 외침일지라도 이곳 서광사에서는 대웅전의 목탁소리보다 작아진다. 선입견일까? 사찰에 있으니 내가 부처가 된 듯하다.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그 동안 듣지 못했던 작은 소리가 들리고, 보지 못했던 세세한 곳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더니 내가 숨쉬는 공간에 대한 흡입력이 대단하다. 어느새 나와 서광사는 오래된 친구처럼 하나가 되어간다.  
 
대웅전 옆 길에서 바라 본 관음전 풍경
▲대웅전 옆길에서 바라본 관음전 풍경
  
독일의 작가 '호이스트 에버스'의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란 책 속, '바깥세상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 따윈 무시해 버려. 그건 모두 악마의 장난에 불과해. 진실은 자네 안에 있어. 자네 안에서 답을 찾아. 그리고 자네 영혼에게 영원한 자유를 안겨주라구!'라는 글귀가 내 귓가에 맴돌고 있다. 서광사를 나오니 또 다른 세상이다. 차들의 경적소리와 함께 '호이스트 에버스'의 속삭임이 나의 머릿속에서 각인되고, 나의 발걸음은 여행이라는 세계에서 느끼는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있다.
 
충남 화이팅!! 서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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