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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유구인견, 옛 지물의 명가 다시 잇는다

최근 지리적단체표장 등록… 협동조합 만들고 생산확대 나서

2020.09.10(목) 18:01:01 | 충남지기 (이메일주소:lya36@hanmail.net
               	lya3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인견(人絹)'이라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인견은 '인조견사(人造絹絲)'의 줄임말로 인위적으로 만든 견직물이라는 뜻이다.

인견은 주로 면 조각이나 나무 및 종이 조각을 화학용제로 녹여내 실로 뽑아내는 반합성섬유를 말한다. 일종의 재생섬유로 구분된다. 한자로 비단 견자를 쓰는데, 그만큼 특질이 비단과 닮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견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나오는 풍기인견이다.
  
경상북도 풍기인견을 말하려고 기사를 쓰는 게 아니다. 인견 생산지역은 우리 충남에도 있고, 품질도 좋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그게 바로 충남 공주시 유구읍의 유구인견이다.

인견으로는 옷, 이불 등을 만든다. 여름에 무척 시원해서 인기가 높은데, 특히 우리나라 여름 날씨가 갈수록 더워지고 있어 인견의 인기와 수요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 유구인견이 얼마 전 뒤늦게나마 지리적단체표장 특허를 받았다. 앞으로 인견을 더 열심히 만들고 판매해서 유구의 섬유산업을 이끌며 옛 영광을 재현해 보고 싶다고 하니 응원과 격려를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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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에 가면 사단법인 '유구인견발전협의회'와 '유구인견협동조합'에서 공동 운영하는 유구인견 공영직매장이 있다. 지리적단체표장을 받았다는 현수막이 아담한 직매장 건물 중앙 상단에 걸려 있다.
  
지리적단체표장이란 상표법에서 지리적 표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생산·제조·가공하는 사업자들이 직접 사용하거나 만드는 제품에 쓸 수 있는 배타적 상표권이다. 예를 들어 공주알밤, 서산한우, 청양고추, 한산 모시 등과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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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유구인견 직물을 직접 짜는 공장이다. 공장이라 해서 대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민가의 한켠에 직물기계 시설을 들여놓고 가내수공업처럼 기술을 이용해 면사를 이용해 직물을 짠다.

유구가 이렇게 각 가정마다 소규모로 인견을 짜는 등 직물가공이 가능한 이유는 유구가 원래 자카드 섬유로 유명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자카드 섬유를 직접 만들던 기술을 가진 유구 주민들이기 때문에 인견도 쉽게 다루고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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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견 직물을 만드는 견사, 즉 실이다. 이 가느다란 실을 이용해 기계에 넣고 끊임없이 돌려 촘촘하게 인견 직물을 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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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견직물 기계가 쉴새없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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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무늬의 직물을 짜낼지 미리 디자인을 결정한 뒤 그 형태에 맞는 견사(실)을 기계에 걸고 해당 무늬에 맞게 짜여지도록 기계를 돌리면 예쁜 무늬가 담긴 직물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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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견사가 큰 실타래에 감겨 있다.
인견직물에 쓰이는 견사는 국내에서 거의 만들지 않기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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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공장 사장님이 인견에 대해 많은 설명과 안내를 해주셨다. 특히 유구는 어떤 계기로 해서 인견이 발달했을까 얘기를 들어보니 나름 재미있었다.

“유구에는 한국전 당시 북한에서 전란을 피해 내려온 사람들 많았어요. 그런데 그중에는 이렇게 직물을 짜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이 여기에 정착해 살면서 유구가 섬유의 고장으로 크게 번창했던 것입니다. 이는 인견이 유구 특산품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가 됐죠.”
 
아하!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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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견으로 만든 옷과 이불등 제품 판매 전시장인데, 척 보기에는 여느 의류판매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실 그렇다.
  
유구가 잘나가던 때에는 한 가정에 직조기만 20여 대, 일하는 사람만도 20~30명씩 되는 큰 공장이 많았다고 한다. 대형 섬유공장이 아니고서야 전부다 기계가 하는 가내수공업에 직원만 그정도였다면 여간 큰 것이 아니었을 터.
 
그렇게 인견이 인기를 끌면서 한참 동안 전성기를 누렸지만 그후 나일론이 도입되고 원사수입이 줄면서 자연히 공장문을 닫는 숫자가 늘어 사실상 맥이 끊겼다가 이제 겨우 다시 인견을 일으켜 세우는 단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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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해 보이는 어른용 반팔 남방, T셔츠, 점퍼 등 남녀노소 다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의류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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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불코너. 인견 이불은 여름철에 시원하기로 그만이어서 인기가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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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프도 있고(위) 여성용 '몸빼바지'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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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사러 온 관광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면서 열심히 고른다.
  
예전에는 인견이 실크 다음의 고급 섬유였다. 인견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거나 양장으로 쫙 빼입으면 최고의 귀인이라는 소릴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옛 추억을 더듬어 인견 의류를 사러 온다고.
  
인견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운 촉감이다. 그래서 이불이나 속옷, 잠옷 등 피부와 직접 닿는 곳에 사용된다. 예전에 안감으로 많이 이용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유구인견도 더 많은 홍보와 입소문을 통해 큰 홍보효과를 얻고 많이 팔려서 자카드 섬유로 일궜던 옛 섬유고장의 영광을 재현해 주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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