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여행길에 천호지 공원을 한 바퀴 걸었다.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운동을 할 수 있으며 자연이 함께 하는 여행지라 사계절 사랑받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한 바퀴 전부 걸어도 총 2,300m로 도보 26분 정도 소요되어 가볍게 걷기에 좋은 산책코스이다. 사진을 찍으며 아주 느리게 걸었기에 넉넉히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바로 앞이라 천안 시민들에게는 '단대호수'로 더 잘 통하는 천호지는 천안시를 흐르는 천안천의 원류로 1957년에 축조되어 만수면적은 33ha, 총저수량 1014톤이라 한다.
 

 
2009년에 주변 지역을 천호지생활체육공원으로 조성하여 웰빙마라톤 코스, 분수, 현수교, 보행교, 아치교, 차량진입교 및 체육시설로는 인라인장, 농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체육단련시설을 갖추었다.
 

 
특히 현수교는 큰 의미가 있다. 현수교의 이름은 천수교로 연인과 함께 다리를 건너면 뜻하는 소망이 이루어지고 천수(天壽)를 누린다고 하니 커플이거나 될 이들은 필히 천수교를 걸으면 좋을 듯싶다.
 

 
천호지에는 연꽃 등 수질정화 식물을 이용한 9개소의 인공섬을 지었다. 
 

 
오리가 유유히 헤엄치는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왜가리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천호지에는 붕어, 잉어, 오리, 천연기념물 제 330호인 수달이 서식하며 왜가리와 백로 같은 철새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봄날에는 벚꽃과 개나리, 여름에는 연꽃, 무궁화가 피어난다. 요즈음에는 장미와 개망초, 지칭개 등의 야생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현수교를 지나자마자 100m 정도 덩굴장미 구간이 이어진다.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장미구간이라고 해도 될 만큼 꽤 이어진다. 찾아간 때에는 꽃망울이 많을 때였고 덩굴장미는 5∼6월이 가장 예쁠 때이니 지금도 볼 수 있을 듯싶다.
 

 
빨간 장미가 대체로 많았지만 분홍, 주황, 하양 등의 종류와 색깔도 꽤 다양해서 장미향을 맡으며 천호지를 걷는 재미를 더했다. 걷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가족, 친구, 연인이 저마다 천호지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덩굴장미만으로 장미구경은 충분히 좋았지만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내에도 장미정원이 있다고 하니 함께 둘러보아도 좋을 듯싶다.
 

 
여름에서 가을 무렵까지 꽤 오랜 시간 피어 있는 국화과의 개망초도 볼 수 있을 듯싶다.
 

 
여름에 연꽃이 피면 또 장관이라고 한다. 물이 풍성한 구간이 있는 반면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의 모습도 있었는데, 진흙은 연꽃없이 살 수 있지만 연꽃은 진흙없이 살 수 없다더니 이런 척박한 땅에서도 새파란 잎을 피우는 생명력이 대단하다. 완연한 여름날의 풍성하게 피어난 연꽃도 기대가 된다.
 

 
천호지를 한 바퀴 다 돌았을 무렵에는 호수 주변에 형성된 예쁜 카페들을 만나게 되는데, 천안 시민들 사이에선 카페에서 일몰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일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서야 했지만 가벼운 산책코스이니 곧 다가올 여름엔 연꽃, 일몰 무렵에는 천호지 한 바퀴를 걸은 후 천안 12경인 천호지 야경까지 보고 간다면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천안 천호지공원
-위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5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