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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능수벚꽃이 피어난 각원사의 봄

2020.04.18(토) 11:20:21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30년 전, 인사발령장 하나 들고 아무런 연고가 없던 낯선 땅 천안으로 전출 와 이 도시에 정착하게 되면서 가끔 와본 태조산 자락의 각원사는 <좌불상>이라고 부르던 청동대불이 있기는 했지만, 내 기억에 그다지 크지 않았던 절집이었던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 규모로 보면 나라 안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것 같은 대찰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절집에는 봄이 되면 이 고장에 유명한 능수버들처럼 축 늘어진 나무줄기에 꽃을 피우는 수양벚꽃이라고도 부르는 능수벚꽃이 있다. 화사하게 찾아와 며칠 반짝하다 눈처럼 그 하얀 꽃잎을 날리며 세상으로의 여행을 마감한 벚꽃이 아쉬운 사람들이 일반 벚꽃보다 조금 더 늦게 피어나는 이 벚꽃을 만든 모양이다.
  
올해는 또 얼마나 화사하게 피어났으려나 기대를 하며 203계단으로 되어 있는 '무량공덕계단'을 한 계단 두 계단 오르다 호흡이 가빠질 때쯤이면 높이가 15m, 무게가 60t이나 되는 청동대불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인자한 모습으로 반긴다. 이 청동대불은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1977년 5월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각원사 청동대불
▲각원사 청동대불
 
이 청동대불의 주변 나무에는 연분홍 능수벚꽃과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한 분홍 겹벚꽃과 아직 다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하얀 벚꽃과 노란색 개나리가 한창이어서 이 아미타부처님은 이렇게 화사한 꽃들 속에 앉아 계셔서 웃음꽃이 피어나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청동대불 주변 능수벚꽃
▲청동대불 주변 능수벚꽃
 
청동대불 주변 일반벚꽃
▲청동대불 주변 일반벚꽃
 
청동대불 주변 겹벚꽃
▲청동대불 주변 겹벚꽃
 
이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이 절집의 규모가 새삼스럽게 놀랍다. 칠성전과 천불전, 산신전을 거느린 대웅보전과 마주한, 서울의 보신각보다도 웅장하다는 성종각과 그 양편에 종무소로 사용되고 있는 관음전과 이 대찰을 창건불사하신 법인 스님께서 수행정진 하신다는 경해원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고 관음전 뒤편으로는 스님들의 수행처 요사채인 반야원과 영산전 그리고 해우소가 모두 그 크기만큼 기다란 기와지붕이 덮고 있다.
 
청동대불이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본 각원사 풍경 1
▲청동대불이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본 각원사 풍경 1
 
흔히 우리가 보아왔고 알고 있는 오래된 절집의 아기자기하고 정감이 가는 편안한 느낌과는 다른 커다란 규모가 주는 중압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청동대불이 있는 언덕에서 본 각원사 풍경 2
▲청동대불이 있는 언덕에서 본 각원사 풍경 2
 
언덕을 내려와 오색단청이 화려한 대웅보전 앞에 섰다. 이 대웅보전은 건평이 200평으로 34개의 주춧돌이 놓였으며, 100여만 개의 목재가 투입된 전면 7칸, 측면 4간으로 된, 나라 안에서 목조 대웅전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나는 무엇보다도 커다란 문에 붙어 있는 꽃창살 무늬에 눈길이 간다. 우리나라 장식문양 중에서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는 한국적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부안에 있는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창살 무늬를 생각하면서 세월이 오백 년 정도 지나면 이 대웅보전의 꽃창살 무늬도 후대의 칭송을 받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남게 되려나 모르겠다.
 
대웅보전의 꽃 창살 무늬
▲대웅보전의 꽃 창살 무늬

대웅보전에서 본 성종각과 연등
▲대웅보전에서 본 성종각과 연등
 
능수벚꽃이피어난각원사의봄 1
 
천불전 앞 축 늘어진 가녀린 가지에서 어떻게 저렇게 풍성한 꽃을 피웠는지 능수벚꽃 무리가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일렁인다.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이 능수벚꽃 에도 불리는 이름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사천앵, 팔중홍지수, 홍풍, 관산 등으로.
 
대웅보전에서 본 천불전 능수벚꽃
▲대웅보전에서 본 천불전 능수벚꽃
 
대웅보전을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대웅보전을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대웅보전 꽃 창살무늬를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 대웅보전 꽃 창살무늬를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천불전 앞 능수벚꽃 1
▲천불전 앞 능수벚꽃 1
 
천불전 앞 능수벚꽃 2
▲천불전 앞 능수벚꽃 2
 
천불전 앞 능수벚꽃 3
▲천불전 앞 능수벚꽃 3
 
천불전 앞 능수벚꽃 4
▲천불전 앞 능수벚꽃 4
 
천불전 앞 능수벚꽃 5
▲천불전 앞 능수벚꽃 5

능수벚꽃이피어난각원사의봄 2
 
능수벚꽃이피어난각원사의봄 3
 
천불전 앞에서 사진을 담다 말고 문득 일천한 역사에도 이렇게 큰 도량을 일구려면 아무래도 기적과 같은 일들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았으려나 싶어 천불전 옆 따사로운 볕이 들어오는 벽에 기대어 각원사 소개 팸플릿을 읽어 보니 역시 뜻을 세우신 큰스님이 계셨고, 현몽과 같은 기적이 있어 가능했었던 모양이다.
 
천불전 앞 석등을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천불전 앞 석등을 배경으로 한 능수벚꽃
 
외양으로는 어디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이 큰 절집에 맑고 향기로움과 이 능수벚꽃처럼 아름다움이 차곡차곡 채워져 먼 훗날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남게 되길 바라본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대웅보전 처마 끝에 달린 풍경소리가 유난히 청아하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대웅보전 처마 끝에 달린 풍경
▲대웅보전 처마 끝에 달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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