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자차로 한시간 남짓 달려 예산에 다다르니 너른 호수를 가르는 큰 다리를 볼 수 있습니다. 하얀 다리에 퍼진 빗살이 마치 커다란 황새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이 다리가 바로 예산 출렁다리라고 합니다. 지난 2019년 4월 즈음 개장한 예당호 출렁다리는 길이 42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임시 휴장 중에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중을 기약하며 다음 장소로 찾은 곳은 바로 대흥면에 위치한 대흥동헌입니다.
 

 
대흥동헌 앞쪽으로 달팽이미술관과 의좋은형제 조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마을의 자랑거리는 바로 의좋은 형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형은 아우를 걱정하고 아우는 형을 걱정해서 밤중에 서로의 곳간으로 볏단을 옮겨 놓았다는 이성만·이순만 형제의 이야기로, 이 이야기는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보았던 허구나 전설이 아닌 대흥마을에 전해오는 실화라고 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듯했습니다.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잠시 읽어본 뒤 동헌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대흥동헌은 조선시대에 역대 군수들이 집무를 보던 정청으로,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관아 건물이라고 합니다. 1407년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보수를 했고 1914~1979년에는 대흥면사무소로 사용되었는데, 최근에 이르러서는 TV 드라마 '산넘어 남촌에는'의 촬영장으로 활용될 정도로 아름답고 소박한 곳이라고 합니다.
 

 

 

 

 
동헌은 전면으로 반칸 넓이의 툇마루가 이어져 있고, 북쪽으로 2칸 규모의 대청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대청의 천장은 연등 천장이고 퇴간은 우물반자 형태의 눈썹천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동헌은 조선 후기 건축양식으로 되어 있는데, 상량문에는 영락 5년에 지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대흥향교와 함께 조선 태종 때에 건립하였으나 1703년에 중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 관서에서 정무를 보던 중심 건물이라고 하는데, 지방의 일반행정 업무와 재판 등이 이곳에서 행해졌다고 합니다.
 

 

 

 
이어서 장독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벚꽃과 장독대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서 오래 전부터 많은 사진 작가들이 찾는 곳이라고 하는데, 고즈넉한 고택의 풍경과 함께 바라보는 벚꽃은 더욱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충남 예산군에는 느린꼬부랑길이나 손바닥 정원길 지도를 보며 도시의 번잡함을 잊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힐링 여행의 대표지 대흥 슬로시티가 있으며, 예당호 민물고기와 김치·수제비·국수 등을 한데 넣고 끓인 어죽이나 예산시장의 소머리국밥 등 예산의 대표먹거리 예산십미가 있어 더욱 푸짐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흥동헌
-위치: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37 (구)대흥보건지소
-문의: 041-339-8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