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먼저 발견했는지 시간을 먼저 발견했는지 구분을 하기 힘들 정도로 그 역사는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문명이라고 하면 특별한 건축물을 남겼거나 국가 형태를 비교적 분명하게 갖추고 있었던 문명을 떠올리는 경향이 많지만 그렇게 단순한 본보기 몇몇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이루어진 것이 인간 문명이다.
 

 
한산의 중심에는 한산소곡주를 접해보고 시음해보고 사서 갈 수도 있도록 한산소곡주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한산소곡주는 그 맛이 달달하고 감칠맛이 돌아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어서 소곡주에 입맛을 들이면 아마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것은 자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소곡주는 누룩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밀을 맷돌로 갈아서 나온 건더기만을 모아 물로 혼합하여 비비고 이를 반죽하여 보자기에 넣고 꼭꼭 밟아서 만든다. 소곡주 같은 술은 시간의 술이기도 하다. 위스키 역시 12년, 15년, 18년이 일반적으로 보는 술인데 역시 시간이 술을 만드는 것이다. 술과 시간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것이다. 
  

 
백제유민이 고곡주를 빚어 달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래 왕실에서만 마시던 술을 백제가 패망하고 나서 그 역사를 생각하며 대를 이어 만들어온 술이기도 하다. 먹거리 중 하나인 술은 유암 홍만선이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사항을 기술한 책인 '산림경제'나 빙허각 이 씨가 엮은 생활 경제 백과사전으로 의식주에 관련한 문제들을 정리한 '규합총서'에서도 자세히 등장한다.
  

 
소곡주를 내어주는 아낙의 표정에서 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산소곡주를 마셔보면 짭조름한 느낌에 달달한 것이 입안에서 휘감아 도는 느낌으로 도수가 있지만, 그 도수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곡주의 맛은 일품이라 할 만하다.
 

 
한산소곡주는 곡주로도 즐기지만 이렇게 증류해서 증류주로도 즐기기도 한다. 찹쌀(100%)과 누룩을 주원료로 하여 들국화ㆍ메주콩ㆍ생강ㆍ엿기름ㆍ홍고추를 넣은 소곡주는 한산소곡주, 백제소곡주, 불소곡주라는 이름 등으로도 불린다. 그 소곡주를 증류해서 그런지 몰라도 일반 위스키와는 좀 느낌이 다르다.
 

 
백제시대의 궁중술로 백제 유민들이 나라를 잃고 그 슬픔을 잊기 위해 빚어 마셨다고 알려졌다. 소곡주를 만드는 방법은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익힌다. 집집마다 소곡주의 맛이 다르기에 다른 3개의 소곡주를 마셔보았다.
 

 

 
한상이 만들어졌다. 소곡주 시음을 할 수 있는 체험은 1인당 10,000원 정도다. 물론 술이 약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취할 만하다.  
 

 
소곡주 특유의 진한 향과 맑은 노란 빛깔, 감미롭게 혀에 감겨오는 달콤한 맛까지 술이 갖춰야 할 삼박자가 갖추어진 술이다. 
 

 
찹쌀, 멥쌀, 물, 누룩을 재료로 1백일 동안 발효해 만드는 백일주. 이때 밑술은 멥쌀로, 덧술은 찹쌀로 빚는다. 곡주는 발효 과정에서 술에 포함된 당분이 낮아지면서 도수가 높아지는데, 소곡주는 다른 곡주에 비해 긴 1백 일간 발효해 단맛이 유지되면서 18%로 도수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