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터미널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는 마곡사행 버스를 타고 주차장에 내려 조금만 올라가면 태화산 마곡사란 현판이 걸린 마곡사의 일주문을 만난다. 일주문 편액은 여초 김응현이 쓴 것이다. 작년 6월 30일 우리나라의 전통사찰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1주년을 맞는다. 공주 마곡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세계유산에 빛나는 공주 마곡사를 찾게 되어 마음이 즐겁다.   
 


태화산과 마곡천이 흐르고 있는 약 1.5㎞ 정도의 마곡사로 가는 길은 나무테크길이 새롭게 조성이 되어 걷기에 편하고 새소리, 매미소리, 물소리, 들으며 산등성이 휘어진 길을 따라 걸으니 아침이라서 한적하고 산속의 자연인이 된 기분이다.
 

 


온통 초록빛 속에서 홀로 느림의 걸음은 거저 주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아 실현을 위한 시간으로 채워져 간다.
 

 

 
어느 사이 태화산 마곡사 석비가 보이고 마곡사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뒤쪽으로는 꽃밭이 보여 자동적으로 발걸음이 옮겨간다. 해바라기, 나리꽃,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 준다.
 


해탈문으로 가기 전 영산전을 만날수 있는데 보물 제800호로 세조대왕이 만세가 지나도 없어지지 않은 곳이라고 극찬하였으며 천하의 대혈이라 감탄하는 군왕대의 맥이 흐르는 전각으로 예부터 영험한 기도터로 이름이 높다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마곡사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해탈문,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부처님의 세계 즉 법계에 들어가게 되며 '해탈을 하겠다'라는 원력을 갖게 되는 곳이다.
 

 


마곡사의 두 번째 문인 천왕문 앞에는 잔돌로 쌓은 나지막한 돌탑이 옹기종기 있다.
 


명부전은 지장보살과 저승의 심판관인 시왕이 있는 전각이다. 명부전 주변은 애기 단풍나무가 몇 그루 있어 가을이면 붉은 빛으로 화사하게 물들어 전국 진사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극락교를 건너면 마곡사의 큰 법당인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을 만날 수 있으며, 극락교 아래론 마곡천이 흐르고 갈대와 징검다리도 있어 운치가 있다.
  


마곡사는 640년 백제 무왕 신라의 고승 지장 율사가 창건하였으니 천년의 고찰이다.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어느 전각보다 고색창연하고 아름다움이 배인 마곡사의 전각이다. 다양한 꽃살문은 한두 곳 떨어져 나가고 빛은 바랬지만 무늬의 모양은 반듯반듯하며, 전체적으로 고풍스럽고 애틋해 보인다.  



마곡사 오층석탑 보물 제799호, 이 탑은 고려 말기에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탑으로 다보탑 또는 금탑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대광보전 중앙에서 보면 좌측에는 부처를 중심으로 부처의 제자인 16나한상을 모시고 있는 응진전과 백범이 도피 시절 거하던 행랑채 백범당이 있다.
 


대웅보전은 다른 건축 양식에 비해 구조가 특이하며 외부는 일부가 변형되었으나 내부는 거의 원형대로 있어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보인다. 보물 제801호로 석가모니 중심으로 양옆에 약사여래부처와 아미타부처가 모셔져 있다. 
 


싸리나무 기둥이 4개가 나란히 있어 불자들이 오랜 세월을 붙잡고 돌아 반들반들거리며 싸리나무엔 흥미로운 설화도 있다.
 

 


보물이 가득한 마곡사, 해강 김규진이 마곡사 현판을 썼고, 대광보전은 표암 강세황의 작품이며 정조 때 문신이었던 송하 조윤형이 남긴 심검당 현판도 있다. 문화예술의 향기가 배어 있고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마곡사의 만남이었다. 마곡사는 백범의 발자취를 따라 백범명상길도 걸을 수 있도록 3코스까지 조성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