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온통 벚꽃들로 가득이었던 충청도 지역은 이제 겨우 한 주 정도 지났을 뿐인데 벌써 벚꽃엔딩을 알리고 있네요. 금방 피고 또 금방 져 버리는 벚꽃이기에 자칫 벚꽃구경 시기를 놓쳐 아쉽기 마련이죠.

올해 벚꽃 인생샷을 찍지 못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각원사 벚꽃구경 어떠세요?

이곳은 일반적인 곧은 가지의 벚꽃은 물론이고 조금 늦게 피는 수양벚꽃과 겹벚꽃으로 유명해 해마다 여느 지역과 달리 조금 늦은 시기에도 꽃구경을 나온 상춘객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인 17일, 이곳에는 흰색 겹벚꽃인 일엽은 꽃몽우리가 진 상태였고 수양 홍겹벚꽃은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각원사는 천안12경에도 포함돼 있을 만큼 벚꽃뿐만 아니라 경관이 아주 뛰어난 곳으로 유명한데요, 천안의 진산이라고 불리는 태조산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꽤 큰 규모의 주차장도 구비돼 있어 편리하고 입장료 또한 없어 부담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입니다.

절을 드나드는 입구의 무량공덕계단인 203계단을 오르면 범종이 있는 성종루가 보입니다. 관음전 옆으로는 엄청난 크기의 수양벚꽃이 위엄과 화려함을 동시에 뽐내고 있었습니다. 수양가지 사이로 바라 본 성종루는 평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평일인데도 많은 상춘객들이 방문해 꽃구경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벚꽃은 왕벚과 산벚, 그리고 겹벚으로 나뉩니다. 왕벚은 잎이 나기 전에 꽃이 먼저 피어 화사하고 정결한 느낌이고, 산벚은 잎과 꽃이 같이 피어 장엄함이 일품입니다. 또한 이곳의 겹벚은 보통 잎이 난 후 겹으로 피어 풍성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주는 꽃입니다. 요즘은 다양하게 접목하여 점점 더 많은 품종이 생겨나고 있는 듯하네요.

 
산신각 앞으로는 수양 홍겹이 가지마다 꽃으로 뒤덮인 팔중홍지수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늘어진 꽃들 사이로 바라본 산신각의 느낌은 또 다른 모습이지요.



산신각을 내려와 대웅보전 옆으로 보이는 칠성전 앞마당에는 야생화들도 피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벚꽃뿐만 아니라 몇 그루 안 되지만 지기 직전의 목련도 보이고 개나리도 보입니다. 각원사는 지금 꽃잔치 중입니다!  



칠성전 옆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청동 대좌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연화봉 중봉에 봉안된 높이 15미터의 이 아미타불 좌불상은 엄청난 위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좌불상 앞에 서면 항상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었는데요, 이 날은 상춘객들의 포토존으로 탈바꿈한 듯하네요.

 
좌불상 옆 홍풍은 일반적인 겹벚꽃과는 다르게 잎이 나기전에 꽃이 풍요롭게 피어 있는 모습입니다. 겹벚꽃 사이로 바라 본 좌불상은 유난히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좌불상 아래 상춘객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로 모두들 포토 타임을 갖고 있었는데요, 친구의 멋진 인생샷을 위해 모델보다는 오히려 찍어 주는 친구분이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꽃나무 아래 한가로이 앉아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정겹고, 연인끼리 데이트 나온 커플들도 꽃과 함께 하니 더욱 더 예뻐 보입니다.





따사로운 봄햇살과 함께 이곳 좌불상 근처 겹벚꽃 아래 앉아 있노라니 유난히 꽃향기가 좋아 하염없이 있고 싶었습니다. 꽃들 속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는 상춘객들과 자비로운 미소로 바라보는 좌불상의 모습이 유난히 평화로워 보였던 날입니다.

아직 벚꽃구경 못가신 분들은 이곳, 각원사 나들이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