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충남에서 맞이하는 세번째 겨울입니다. 이번에는 겨울을 흘려보내지 않고 사진을 통해 이번 겨울을 기억에 남기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예산 겨울풍경 순간순간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다시 찾아온 겨울 손님들>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겨울 손님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겨울 내내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우리나라 대표 겨울오리인 쇠오리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 겨울을 맞이해 다시 찾아온 쇠오리 (예산군청 인근)
여름 할미새가 추위를 피해 떠난 자리는 겨울 할미새인 백할미새가 메워줍니다. 길을 걷다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친구 모습을 지켜보는 순간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은 행복입니다.
▲ 장터가는 길에 만난 겨울할미새, 백할미새
길을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면 이따금 겨울철새 독수리가 빙빙 돌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한정판 같은 소중한 일상 순간입니다.
▲ 겨울철새 천연기념물 독수리 비행모습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여름 철새 친구들>그렇다고 여름 손님들이 모두 다 떠난 건 아닙니다. 깜짝 눈이 내렸던 어느 날, 예산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가 역에서 보이는 인근 논에서 여름철새 왜가리를 만났습니다. 요 몇 년 사이 전국 곳곳에서 겨울을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여름 철새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친구도 올 겨울은 여기서 보내려는 것 같네요.
▲ 예산역 승강장에서 바라본 왜가리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예산천을 따라 걷다가 먹이활동에 한창인 물총새를 만난 일도 이번 겨울에 얻은 멋진 추억거리입니다. 원래 쉽게 볼 수 있는 친구가 아닌데, 더군다나 한겨울에 여름 철새인 이 친구를 만나는 일이 처음인지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 예산천 물총새
<겨울 나무가 만들어 낸 풍경>나뭇잎을 다 떨어뜨린 겨울나무는 조류 친구들 만남을 더 편하게 허락해줍니다. 어디선가 먹을거리를 찾아와 나무 위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 큰부리까마귀 모습을 함께 나눕니다.
▲ 삽티공원에서 만난 큰부리까마귀
공주대학교 예산캠퍼스를 거닐다가 어머니께서 어린 시절, 겨울에 종종 갖고 놀았다던 플라타너스 열매를 만났지요. 한겨울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열매들을 바라보며 어머니 이야기를 듣던 그 순간을 떠올려봅니다.
▲ 한겨울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플라타너스 열매 (공주대학교 예산캠퍼스)
<봄을 기다리는 예당저수지 겨울풍경>미세먼지에서 벗어나 맑은 하늘이 찾아온 휴일에 예당저수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러고보니 겨울 예당저수지는 처음 만나보네요. 대부분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저 멀리 아직 얼지 않은 곳을 찾아 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예당저수지 겨울풍경
예당호 출렁다리와 연계하여 예당저수지를 따라 걷는 느린 호숫길도 봄부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만 봄이 되면 예당저수지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길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 봄 개장을 기다리는 예당호 느린 호숫길
이제 예당저수지의 명물이 될 출렁다리도 봄 개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푸릇푸릇 새싹이 돋아나고 꽃 피는 봄이 오면 정식으로 거닐 수 있다고 하니 예당저수지 봄이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 봄 개장을 기다리는 예당호 출렁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