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첫 주말, 겨울 바다를 만나고 싶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2년 만에 찾은 꽃지해수욕장의 할미, 할아비 바위는 여전히 그곳에서 묵묵히 저를 맞이했습니다. 정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찾아 인사드리는 것처럼, 자주 방문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까지 드는 건 왜일까요?
차가운 겨울바람 불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새해 첫 주말 오후입니다. 바닷물이 만조였다가 물이 조금씩 빠지는 시간대라 그 모습이 아주 장관입니다.
멍게, 해삼을 판매하는 아주머니의 모습과, 아름다운 꽃지해변의 풍경을 담으려는 사진사님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해변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반짝이는 물결의 모습과, 그 들의 오버랩이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아름답네요.
밋밋하기만 할 것 같던 하늘에, 걸려있는 구름이 백사장 산책을 덜 심심하게 해 줍니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이전에 봤던 파도보다 다소 높았던 파도가 귓불을 간지럽힙니다.
부서지는 파도의 모습과, 파도소리에 눈이 부시고 귀가 시원합니다. 깊고 강한 동해바다의 모습과는 달리, 야트막한 서해바다의 모습이 잔잔한 미소를 띠는 것 같습니다.
백사장을 덮고 있던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 연인들의 발걸음이 다정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꽃지해변의 겨울 풍경은, 비록 차가운 날씨였지만 마음 하나만은 따뜻하게 만들어 주네요.
오후가 깊어지고, 서쪽하늘이 붉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백사장을 산책하다가 얼른 발길을 옮겨 꽃다리 위로 올라봅니다. 많은 분들이 멋진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 다리에 자리를 잡고 계셨습니다.
아름다운 꽃지해변의 일몰을 담고자, 많은 사진사분들께서 백사장으로 내려섭니다. 그들의 실루엣을 보고 있는 저의 기분 또한 짜릿해 옵니다.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꽃지해변의 일몰. 오래도록 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바닷물과 해가 만나는 '오메가 일몰'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부끄러움 많은 일몰을 검은 구름이 감싸줍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만나, 기분 좋은 새해 첫 주말이네요.
아름다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일몰은, 굳이 새해가 아니라도 좋고, 만조 때가 아니라도 좋고, 간조 때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언제 찾아도 찾는 이를 반겨주는 꽃지 해변의 풍경을 꼭 한번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간조 만조 시간대를 맞춰 방문하고 싶은 분은 안면도넷 http://www.anmyon.net/ 을 방문하여, 물때를 확인하고 찾으시면 더욱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