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공주 이미정갤러리, 좋은 전시회를 만나다

2018.12.03(월) 11:05:01 | 쟈스민 (이메일주소:mee0102@naver.com
               	mee010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1

공주여행길에 이미정갤러리에 들렸다. 70대에 미술계에 등단한 우평남 작가의 <우평남식 그리기> 그 두번째 전시회였다. 70대라는 연세에 그의 등단은 '배움에 있어서 결코 늦은 법은 없다' 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특히 젊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2

이번 전시회는 이미정 갤러리의 대표이자 서양화가로 활동중인 이미정 작가가 직접 큐레이터가 되어 흔쾌히 설명을 해주셨다. 작품에 대한 편견이 들어갈 것 같아 설명을 듣기 전에 전체적인 작품을 미리 훑어 보았는데 작품에 대한 첫 느낌은 쉽고 단순하면서 해학적이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3

이미정 작가는 우평남 작가의 작품을 논함에 있어 현대미술의 거장 임동식 선생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인생에서 기회가 3번 온다고들 하는데 좋은 사람과의 인연만큼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우평남 선생에게는 임동식 선생을 만나면서 자신의 숨겨진 미술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평남 선생은 임동식 선생을 통해 좋은 전시회를 다니고 작업장에서 물감을 정리하면서 그림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임동식 선생은 우평남 선생을 통해 풍경화를 그릴 수 있도록 산과 들로 운전을 못하는 그의 발이 되어 주었다. 서로에게 친구이자 빛이 되어주는 사이였기에 70세가 되던 즈음에 임동식 선생은 화구 세트를 비롯한 전폭적인 후원으로 우평남 선생의 생애 첫 그리기가 시작되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4

평생 농사만 짓던 분이니 물감을 섞는 방법 조차 몰랐을 우평남 선생에게는 임동식 선생이 바로 스승이었고 제자인 그의 첫 그림은 모방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의 첫 번째 전시회는 임동식 선생의 허락 하에 그의 그림을 80% 정도 모사한 것이었으니 전시회의 주제가 <우평남식 그리기>가 된 이유를 알만했다. 비록 모사이지만 우평남 선생만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이 탄생하였으므로 '우평남식' 이라고 붙여진 것이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5

앞서 밝혔듯 우평남 선생은 금강변이나 천변의 땅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분이셨다. 30 ~40세 때에는 산을 돌아다니며 괴목 200여 점의 작품을 모으기도 하였는데 그 때의 괴목도 한 켠에 전시되어 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6

생각나는 대로 일기를 쓰듯이 그려낸 그의 작품들은 그래서 쉽게 다가왔는데 어쩌면 미술을 정석대로 배우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거침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선이 훨씬 더 많이 다듬어진 이번 전시회보다 원근감, 구도나 명암, 시점도 잘 맞지 않고 선도 거칠지만 잘 그리려고 덧칠하거나 되돌아가지 않은, 오히려 '잘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아 순수한 것'이 우평남 선생 그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7

소형 및 대형 작품들이 여럿 전시되어 있는데 중앙에 황토색이 짙은 작품은 산에서 영지나 능이버섯을 채취하는 작업을 담은 것으로 30cm의 삼베를 정사각형으로 잘라서 황토를 풀과 함께 입히는 도중에 풀그림 같은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동물도 그려넣고 황토물을 입히면서 얼룩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8

같은 황토물을 입힌 작품이지만 이것은 삼베를 절단해서 흙을 묻힌 후 붙인 것이라 한다. 잘 붙이려다 보니 모서리가 조금 늘어난 곳도 있지만 그것 또한 작품이 되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9

가보진 못했으나 백두산 천지를 무척 사랑하는 그는 천지에 관련된 사진을 통해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림에 대한 열정도 그렇고 아직 정정하시다고 하니 언젠가는 직접 다녀온 백두산 천지의 모습도 기대가 되었다.
 
공주이미정갤러리좋은전시회를만나다 10

그가 운영하는 놀부식당이 있는 공주 재래시장에서 2018년 여름에 공주의 예술가 24명의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단다. 재래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목적도 컸겠지만 우평남 선생이 그곳에서 장사를 하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는데 상인들의 양해를 구해 상점마다 미술작품 1점과 시 한 점을 전시를 했는데 우평남 선생은 시 대신 '홍도야' 노랫말을 걸었다고 한다. 의외로 호응이 좋아 상인들 중에는 그림을 사기도 하였으며 이번에 미처 전시가 안된 곳에서는 다음에는 자신의 식당에도 그림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이들도 있었단다. 누구나 좋은 것을 보는 눈은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70대에 미술계에 데뷔, 그의 그림은 이제 시작한 새내기에 불과할테지만 그는 늦은 나이에도 도전을 했다. 우리는 혹 무언가에 용기도 내지 않은채 너무 쉽게 포기를 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또한 미술을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그를 통해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주는 임동식 선생과의 좋은 인연이 영원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바라 보았다.


공주 이미정갤러리/우평남식 그리기/2018.11.07.수~12.11.화
충청남도 공주시 감영길 12-1  

 

쟈스민님의 다른 기사 보기

[쟈스민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facebook.com/mee0102
  • 트위터 : http://twitter.com/mee0102
  • 미투 : http://me2day.net/mee0102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