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렇습니다. 2미터 정도 높이의 커다란 담벼락에 그려진 교련복을 입은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굳건한 눈매며 입술! 첫 그림에서부터 그 의지가 확실하게 나타나 시선을 거둘 수 없게 만드네요.  제가 서있는 이곳은 홍주 천년 여행길에서 만난 홍성여고 부근 벽화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근현대사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풍경들을 그림으로 옮겨놓고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그 시절을 거치지 않은 세대들도 관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벽화마을입니다.

우선 수국 가득한 벽면부터 시작해 볼까요?
추억의 그림들은 주로 아름다운 수채화가 배경이 되어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요 요즘같이 여름꽃들이 한창일 때는 진짜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것도 있습니다.
수국이 피어있는 담장 아래 어색하게 포즈를 잡고 찍는 졸업식 사진 풍경이 낯설지 않네요.
아마 집에 하나씩은 있을 법한 사진들일 거네요.



소싯적 공부 좀 했다는 우리 아버님들 그리고 어머님들~ 사실 학교에서는 늘 장난을 치거나 말썽을 부리기 일쑤였고 어쩜 공부보다는 연애에 관심이 더 많았을 그때! 그때가 그립기도 하시죠?
딱 저맘때 나이면 지금 50대 이상의 연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말썽을 피워도 그때가 행복했다고들 말씀하실 것 같아요.





예나 지금이나 공부라도 할라치면 잠부터 쏟아지기 일쑤죠.  지금 학생들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기도 하는데요 아이들도 이런 그림들을 보면 공감할 것 같네요.
어쩌다 공부에서 탈출하는 수학여행이라도 떠나게 되면 정신 줄 놓고 신나게 댄스를 추고 놀던 그런 시절을 여러분들도 가지고 계시나요?






이 마을은 홍성읍 충서로에 위치해 있으며 가까이에는 홍주 향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추억의 벽화에서 출발한 그림의 테마는 이제 꽃의 향연으로 다시 펼쳐지게 됩니다.





향교길 오르는 길에 만난 천년 하꼬방입니다. 도대체 하꼬방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주인 어르신께 여쭤보니 작은 점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가게 이름을 뒤로하고 수채화나 정물화를 감상하듯 길을 걷습니다.



넓지 않은 영역에 알차게 그려져있는 벽화들과의 산책 어떠하셨는지 모르겠네요. 혼자 보기에는 아깝고 홍성 주민들만 보기에도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홍성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여러분들은 꼭 한번 오셔서 벽화마을을 구경하길 권해봅니다.



※ 위치 :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충서로 1575번 길 10 홍성여자고등학교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