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전통 장 담가보면서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 느껴
음식 맛은 장맛, 어머니의 손맛 '장'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장을 담갔는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장독대가 사라지면서 우리네 전통장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천안에는 점차 잊혀가는 전통 된장 등을 시민들이 직접 담가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아우내 전통장'이 있습니다.
지난 2월 장을 담가 50일이 지나 다시 '아우내 전통장'에 찾아갔습니다. 장 가르기는 된장과 간장을 분리해 따로 옹기에 담아 숙성시키는 일입니다. 2월에 담은 장이 잘 익은 듯싶었습니다.
먼저 항아리에서 장담을 때 넣은 고추, 숯, 옻나무를 건져서 버립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메줏덩이를 건지고 대야에 옮겨 담습니다. 장물을 다른 용기에 조심스럽게 옮겨 담습니다. 여기에 메줏덩이는 된장이 되고, 장물은 간장이 됩니다.
메줏가루와 고추씨를 넣고 장물을 부어 농도를 맞추어 줍니다. 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 있을 장독을 생각하여 조금 걸쭉하게 만들어주는 게 포인트라고 합니다.
이제 된장의 모습을 보이며, 다시금 항아리에 넣어주고 된장 윗면에 고추씨를 덮어 세균과 벌레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된장이 여름 내내 잘 익기를 기다립니다.
이렇게 장 가르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는데, 이곳 대표님이 잠시 부르시더니
"이봐 사진 기사 양반 거어 매날 사진만 찍고 가지 말고 제품 사진 좀 찍어주게"
"시청에서 홍보책자 만든다고 제품 사진을 달다고 하는데 사진이 없어서"
제품 사진을 찍으려고 온 것도 아니어서 조명도 없고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우선 급한 데로
"그럼 대표님 하얀 종이가 필요한데요? 뭐 없을까요?"
"글쎄 뭐가 있을까? 달력 어떻겠냐"
사장님한테 달력을 받고 주변을 돌아보니 마침 봄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습니다. 달력을 이용하여 배경지로 삼고 봄꽃을 주변에 넣어 간단히 세트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임기응변으로 찍은 제품 사진 또한 잘 나왔습니다.
농촌에는 아직도 많은 일손이 부족합니다. 일손이란 게 꼭 농사만 짓는 일은 아닌 듯싶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홍보하는 과정 등등 농촌에는 많은 일거리가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부족한 일손을 도와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