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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장고항에서 즐기는 봄바다의 맛 '간재미찜'

찜·탕·회무침으로… 오돌오돌 물렁뼈·쿰쿰한 속살의 유혹

2018.03.18(일) 07:53:41 | 김진순 (이메일주소:dhjsdk44@hanmail.net
               	dhjsdk4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살은 부드럽고 뼈까지 오독오독 맛있게 씹히는 음식 간재미찜. 먹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그 맛을 알랴.
표준어로는 가자미 또는 가오리라고 불리우고 일부에서는 갱개미라고도 불리지만 우리 충남 서해 당진과 서산 태안 홍성에서는 구수한 사투리로 간재미라 부르는 이 생선. 음식을 만들어 먹는 레시피로는 찜과 회무침, 탕 등이 대표적이다.
탕은 국물의 맛이 시원하고 칼칼하며, 찜은 매콤한 양념에 술이 술술 넘어간다. 회무침 역시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에 옆에 군수님이 왔다 가도 모를 맛이다.
 
도민리포터는 오늘 날씨 좋은 주말 토요일에 이 맛있는 간재미를 먹으러 충남 당진의 장고항에 다녀왔다. 장고항에는 이제 얼마후면 본격적으로 실치가 나와 1년내 기다린 우리 식객들을 유혹할 터. 이제 실치가 오기전 추위로 온몸을 떨게했던 추위의 마지막 여정으로 당진9미 간재미찜을 맛보고 가자.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1

간재미찜을 만나러 간 당진 장고항과 넓은 바닷가. 주말이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와 있다. 식도락가, 사진 촬영 취미활동가, 낚시꾼 등...
간재미를 먹으러 가면 장고항의 당진 사람들은 당연히 당진 간재미는 맛이 최고라며 전라도 음식에 홍어가 있다면 충청도 음식엔 간재미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간재미를 태안쪽에 가면 갱개미라는 사투리로도 부르는데 어쨌거나 간재미는 홍어와 생김새는 물론 질감, 맛 등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홍어 특유의 톡 쏘는 맛과 향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는 그 원초적인 맛을 전해주면서 톡 쏘는 맛은 사라지게 해주어서 좋아한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2

서해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물의 드나듦을 언제든 지켜볼수 있다.
물이 차오르는 시간대에는 어부들의 손놀림도 바쁘다. 특히 이시기에는 바닷가의 봄맞이 전령사인 실치뿐만 아니라 주꾸미 잡을 채비도 해야하기 때문에 어구를 손질하는 어민들이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낸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3

장고항에는 낚시꾼들이 주말에 많이 모이는 항포구다.
이곳 포구에서 배로 10분만 나가면 인공으로 만들어놓은 어초(漁樵) 지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우럭과 광어등이 사는 밀집지여서 좌대에 낚시바늘을 드리운 신선(?)들이 하루종일 낚시 즐기기에 그만이다. 낚시 고수들 뿐만 아니라 초보낚시꾼들도 장고항에 가면 누구나 강태공이 된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4

토요일 주말의 포구라 해서 항상 북적이고 바쁘기만 한건 아니다. 일상의 어딘가에 빈칸이 있게 마련이고, 어딘가에서는 한유(閑遊)한 모습도 볼수 있다.
빗물에 빨갛게 녹슨 거대한 닻이 여행객의 눈과 카메라 앵글을 기다린다. 포구에는 낭만이 있고 여유와 한가로움이 공존하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디에서건 작품이 된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5

아직 물이 덜 차오른 장고항 포구 한켠 갯벌의 낚싯배들.
그리고 저 먼치 건너편에서는 장고항의 마리나항만계획에 따라 공사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이 항만공사가 끝나면 장고항은 서해의 새로운 명물 항포구가 되어 수도권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명소가 될 것이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6

포구 구경이 끝났으니 이제 장고항의 수산물을 구경할 차례.
장고항의 수산물유통센터는 이곳으로 몰려드는 수산물의 종합 집하장이다. 물론 장고항에서 나오지 않는 수산물도 들어온다. 예를 들면 태안에서 양식으로 키우는 조개의 귀족인 전복류가 그렇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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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찜 있어요, 해삼 드시고 가세요. 막 잡아온 자연산 광어가 싱싱합니다”
“쭈꾸미 나왔어요. 낙지 멍게 더 드려요. 개불도 있고 새조개 마지막이에요”
상인들의 구수한 외침소리에 “여기가 장고항 맞구나”하는 마음이 든다. 언제 들어도 제목소리고 언제 만나도 반가운 우리 서해 사람들. 거기에 삶의 진한 여운이 살아 있고, 우리네 서민들의 질박한 일상이 살아서 숨쉰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9

요거, 요거, 요녀석이 간재미다.
간재미는 암놈이 수놈보다 부드럽고 찰기가 더 있다. 암놈은 꼬리가 한 가닥 곱게 뻗어 있고 수놈은 그 꼬리 양옆으로 제법 기다란 생식기를 달고 있어 쉽게 구별을 할 수가 있다.
매끈하게 잘 빠진 이친구도 암놈이다. 찜도 탕도 회무침도 그만인 팔방미녀다. 오늘은 찜으로 우리 입맛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장고항에서즐기는봄바다의맛간재미찜 10

간재미찜을 하는 식당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더니...
간재미찜은 생물로 하지 않는다. 사진에서 보듯이 꾸들꾸들 한번 살짝 말린 것으로 찜을 한다. 이유는 생물로 할 경우 살이 모두 풀어지고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간재미찜은 살짝 반건조 한 것으로 만든다. 명태 코다리 말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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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찜통에 넣고 푹 찌어준다.
 
간재미는 서해안지역에서 1년 내내 잡히므로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 여름이 산란기라서 날씨가 더워지면 뼈가 단단하고 살이 뻣뻣해져 혀의 감촉이 겨울과 봄철만 못하다.
봄이 지나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육질이 얇고 질겨지는 데다 뼈도 단단해져서 특유의 오돌오돌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재미 조업도 연중 12월~4월 사이 집중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서해 바닷가의 음식점엔 봄 간재미를 맛보려는 미식가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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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가 찜기에서 푹 익는동안 주방에서는 바쁘게 움직인다. 콩나물을 삶고 그 위에 채 썬 당근과 어슷 썬 대파 등을 넣어 참깨와 기름, 약간의 간장 등으로 양념을 해서 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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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찜기에서 꺼낸 간재미를 얹어 준 후 그 위에 양념장을 뿌려주면 끝.
의외로 간단하다. 그러나 그 안에 맛의 비밀이 있다. 간재미찜 맛의 최적화를 위해 다른 자극적인 양념을 모두 빼고 최소한의 간만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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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찌어진 간재미를 살짝 떠 보니 하얀 속살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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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이 적당히 밴 이것을 맛보니 혀의 촉감이 간재미 맛을 전해온다. 양념이 잘 밴 속살과 연골이 입에서 사르르 녹듯 부드럽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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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쫄깃쫄깃한 살과 물렁뼈를 씹는 맛도 일품이다.
진하거나 견디기 힘든 홍어 같은 향취는 없고 다만 말리는 과정에서 생긴 약간의 쿰쿰한 향취만 있을 뿐인데 오히려 그 향취가 음식 특유의 식감을 자극한다.
 말리는 과정에서 약간 삭혀진 그 맛이 신선하다. 애주가에게는 바닷가에 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곁들여 먹기에 제격이다.
 
홍어 사촌격의 간재미는 찜 뿐만 아니라 흔히 탕, 무침, 회무침 등으로 쫄깃 담백한 육질을 즐긴다. 홍어류는 싱싱한 것도 맛있지만 삭혀 먹어도 풍미가 있다. 간재미 역시 홍어만큼이나 체내 요소 성분이 많다. 요소는 바다 밑바닥에 사는 홍어나 가오리가 삼투압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성분이다.
간재미는 갯벌이 발달한 해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뻘 속의 갑각류, 미네랄 등으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과 태안의 안면도를 비롯한 천수만, 서천 월하성 앞바다 등이 주요 서식지로 꼽힌다.
 
간재미는 단백질, 칼슘, 인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연골 구성성분인 콜라겐이 많이 들어있어 관절염, 신경통, 골다공증 등을 막을 수 있는 영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맛본 간재미 찜과 다르게 충남 서해에서 간재미를 회무침으로 많이 해 먹는 곳은 태안쪽이다. 껍질에 붙은 끈적끈적한 점액질과 껍질을 함께 벗긴 후 살과 뼈째 알맞게 썰어 낸 뒤 갖은 야채와 양념을 넣어 만드는데 그 안에는 오이, 미나리, 참나물, 배, 무채 등 신선한 야채가 들어간다. 양념은 고춧가루, 고추장에 식초, 설탕, 물엿, 마늘, 생강을 버무려 만든다.
다음번에는 태안으로 가서 간재미회무침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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