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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5세…꽃할매·할배 일냈다

인터뷰-은고개마을 권영진 위원장

2017.11.27(월) 18:04:3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제4회 마을만들기 대회에서 마을기업에서 생산된 뽕나무 가루, 환, 떡 등을 판매하고 있는 은고개마을 주민들.

▲ 제4회 마을만들기 대회에서 마을기업에서 생산된 뽕나무 가루, 환, 떡 등을 판매하고 있는 은고개마을 주민들.


 

보령시 은고개마을은 사방을 둘러봐도 산과 논이 전부인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45가구, 85명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는 곳으로 주민들의 평균연령은 60대다. 65세 노인인구가 절반을 차지하는 마을, 이렇다 할 마을공동의 소득사업이 없었던 이 마을은 충남도의 희망마을만들기 사업 효과가 톡톡히 발휘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권영진 은고개마을가꾸기추진위원장을 만나 은고개마을의 마을만들기 사업의 면면과 달라진 점, 바라는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평균65세꽃할매할배일냈다 1

뽕나무 길러 가공·판매

 

수익금은 주민 복지에

주거환경개선에도 적극

공동체 의식은 더 ‘끈끈’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어떤 일들을 했나?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보령시에서 운영하는 마을학교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저를 비롯해 주민들이 마을만들기와 관련한 교육을 받으면서 충남도의 마을만들기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교육 마무리 단계로 희망마을만들기 계획을 발표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마을소득사업 계획으로 우리 마을이 도내 2위를 차지했다. 상금으로 8000만 원을 받았고 이를 종자돈으로 활용, 뽕나무를 기르는 마을 소득사업을 시작했다.

 

마을소득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공동으로 뽕나무를 길러 뽕잎가루, 누에가루를 생산, 각종 나물 등 친환경농산물과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을 주민 80%가 참여하는 보령양잠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 잎이 많이 나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연간 소득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도 1년에 1000만 원 정도의 순수익을 남기고 있다. 우리는 이 수익금을 조합원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마을공동의 복지기금으로 사용한다. 동네 주민들 식사비, 의료비, 독거노인 난방비 등이 대표적이며 선진지 견학, 마을청소용품 구입 등 마을을 위해 꼭 필요한 돈이라면 아낌없이 지출한다. 내년에는 연간 순수익을 2500만 원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 돈으로 마을에 뽕칼국수를 파는 식당과 커피숍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만들기사업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주민들의 의식이 완전히 바뀐 것을 느낀다. 희망마을만들기 사업 전에는 마을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였어도 희망이 없었다. ‘뭐하러하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팽배했다. 하지만 희망마을만들기 3년차인 지금, 주민들은 이 마을에서 평생 대대손손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됐다. 이는 주민들 80%가 본인의 집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니 주거환경 분위기가 바뀌고, 이로 인해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밝고 쾌적하게 변했다. 주민들 간 관계도 전에 없이 돈독해졌다. 사업 추진에 있어 의견 차이로 다툼이 생기기도 하지만 큰 싸움이 없다. 주민들끼리 훨씬 친해진 것을 느낀다.

 

사업 추진에 있어 어려웠던 점은?

=수십 가지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단 농촌마을의 경우 인구가 적기 때문에 사람 동원, 주민 동참을 이끄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열악한 마을 재정도 초기에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우리처럼 상금이 종자돈이 되는 경우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기금이 거의 없는 마을이 태반이다. 이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웃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주민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원하는데 행정절차를 맞추다 보면 바람과는 달리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불거지는 오해와 갈등을 잘 조율하고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타 마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첫 번째로 일단 리더가 큰 희생을 해야 한다. 내 일도 하고 마을 일도 같이 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안 된다. 내 시간의 80%를 온전히 마을만들기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를 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어느 정도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무리하게 마을사업을 시작했다가는 100% 망한다. 목표는 크게 정하되 주민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가는 마을주민 관광도 선진지 견학으로 대체하면 좋겠다. 주민들 간 이 문제로 싸움이 있더라도 교육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이 실패는 줄이는 길이다.

 

지자체에 부탁하고 싶은 말은?

=(은고개마을은 올해 전국 희망만들기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우리 마을이 동상을 수상하기 까지 총 세 번 도전했다. 다른 대회까지 합하면 다섯 번째였다. 시간, , 협동심, 끈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원을 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대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마을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일 것이다. 공통자금이 없어서 대회 출전에 엄두도 못내는 마을이 태반이다. 주민들은 마을 잘 살려보려고 똘똘 뭉쳐 있는데 리더도 없고 재정도 약한 곳들이 정말 많다. 각 시·군의 센터들이 도와 주면 좋겠는데 이곳들의 예산도 한정이 돼 있어 쉽지 않은 것 같다. 충남도에서 이런 마을들을 도울 수 있는 예산을 많이 세웠으면 좋겠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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