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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빠와 아이, 그 둘만의 교환 다이어리

애정 듬뿍 쌓은 아빠와 함께하는 '천안불당 프렌디 스쿨'

2017.11.26(일) 18:44:32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청소년기에 급격한 신체적, 심리적 발달로 인한 불안과 긴장,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부모와의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동기까지 부모에게 의존적이었던 데 반해,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획득하려 하면서 또래와 보내는 시간은 증가하고, 부모와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터에 묶인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할 시간을 마련하기 힘들고, 아이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면서 부모와 공유할 시간적 교집합이 거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가족의 대화 단절, 소통 부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엄마에게 과중되었던 육아는 아빠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특히 아빠는 엄마와는 달리 친구처럼 함께 놀이를 통해 교감할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에서 악역을 맡는 엄마에 비해 아빠는 친구 같은 존재로 아이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믿고 의지할 최후의 보루인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돈만 벌어오는 주변인 아빠가 아닌 아이의 중심에 서야 할 때입니다.

11월 25일 주말 천안불당 초등학교에서는 이번 겨울을 나고 나면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들어가는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아빠와 함께하는 '천안불당 프렌디 스쿨'을 개최하였습니다. 프렌디 스쿨(Friend+Daddy)은 자녀와 아빠가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하여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열고 진정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고자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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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임에도 아침 일찍 나와 교실로 들어서는 아빠와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감돌았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둘이서만 이런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면서 기대반 걱정반인 얼굴들입니다. 엄마에게 등 떠밀려 나온 아빠도 해외에 자주 나가 아이와 이런 시간을 처음 가져보는데 같이 와서 보니 눈 마주치며 얘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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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의 주제는 '아빠와 함께 교환 다이어리 만들기'로 가족 중 특히 바쁜 아빠와 아이가 교환 다이어리를 만들어 말로는 하기 힘든 마음속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서로의 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를 적어 교환해 보면서 서로에 대한 특별함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미술수업입니다.

수업 주제로 진행되는 다이어리 만들기 재료로 통상적인 미술수업에서는 보기 힘든 가죽공예로 진행되었는데요, 가죽공예에 들어가는 다양한 재료들을 다루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하는 하는 수업이라 짧은 시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선생님이 미리 재단해온 재료를 가지고 가죽염색하기와 공구를 이용해 부재료 달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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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이라는 생소한 재료에 아빠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니 아이가 나서서 설명을 해줍니다. 이러면서 아빠도 슈퍼맨이 아니라는 생각을 아이는 해봅니다. 나만이 보호받을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느끼는 것입니다.

처음엔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염색을 하라니 더욱 난감한 표정들입니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시면서 미술수업은 정해진 답이 없으니 칠하고 싶은 색으로 맘껏 칠하라는 말에 아빠와 아이의 얼굴은 금세 장난스럽게 변하면서 각자 원하는 색깔의 물감을 받아다가 난 이색깔로 할 테니 아빠는 저색깔로 하라면서 아이가 먼저 아빠에게 다가갑니다. 예상치 못한 색이 나오는데도 색깔이 이쁘다고 서로 칭찬도 해주면서 깔깔대는 모습이 마치 친구와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하는 칭찬에 아빠들의 입꼬리는 내려올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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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이 마무리되고 부속품을 박으면서 힘이 좋아 보이는 아빠 한 분이 다이어리의 핵심 부분을 도맡아 해주셨는데요, 아이는 그런 아빠가 자랑스러워 핸드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 가족들에게 보내기 바쁩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에 아빠의 어깨도 으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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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테두리를 바느질로 마무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에서 처음 교실에 들어섰을 때의 어색함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미술활동을 통해 수업을 하다 보니 언어로 하는 일차원적인 대화가 아닌데도 내 아이의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과 투박할 것 같은 우리 아빠의 손으로 만든 다이어리를 보며 아빠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아빠의 예술성을 발견하면서 친구나 가족들에게 우리 아빠와 아이만이 공감할 수 있는 추억 하나가 만들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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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렌드 스쿨을 통해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아빠에게 아이와 함께 다이어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다이어리를 만들고도 아빠랑 교환해서 쓸 거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쑥스러워서 안 쓸 거라면서도 아빠의 눈치를 슬쩍 봅니다. 아빠는 아이의 일상이 궁금하지만 쉽게 물어볼 수가 없는데 처음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 만든 다이어리를 통해 먼저 다가가 봐야겠다고 합니다.

곧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인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서툰 아빠들은 답답했을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빠는 자녀에게 애정적이고 수용적이며 자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자율성을 인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에 나쁜 아빠는 없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함께하는 아빠의 존재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엄청난 행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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