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가을의 오색찬란한 옷으로 갈아입은 천안시 광덕면과 아산시 송악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천안의 대표적인 명산 광덕산을 찾았습니다.
천안 12경 중 제7경으로 꼽히고 있는 광덕산의 입구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가고, 여름내 시원함을 주었던 계곡물에는 어느새 낙엽이 수북합니다.
광덕사로 올라가는 길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가을을 알리듯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광덕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보화루 앞에 심어진 호두나무는 고려 때 처음 심은 호두나무 시배지이며, 높이는 20m, 둘레만 해도 5m에 달한다고 합니다. 가을을 맞아 잎을 떨군 호두나무가 쓸쓸해 보입니다.
광덕사의 경내는 화려하기보다는 단아하게 단장되어 있는 편입니다. 가을로 둘러싸인 광덕사는 방문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가을로 둘러싸인 광덕사의 대웅전은 신라 흥덕왕 때 진산 화상에 의해서 처음 세워진 사찰로 현재의 대웅전은 1872년(고종 9년)에 중건하였던 것을 1983년에 해체하고 전의 모습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대웅전 바로 옆 지장보살을 모시는 명부전에도 가을이 찾아온 듯 수줍게 단풍이 물들어 있습니다.
명부전을 돌아 나오니 겨울철 영양식인 시래기를 말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산신각으로 오르는 길에는 불붙은듯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화려함과 늦가을의 운치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주위로는 숲이 울창하고 계곡물이 흘러 고즈넉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의 광덕사는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닌 가을맞이 호젓한 산행과 단풍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