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어요
가을을 떠올리면 빨갛고 노란 단풍과 함께 독서의 계절 이라는 말이 마치 공식처럼 가장 먼저 생각나곤 하는데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책 읽기에도 좋고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은 이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따스한 시 한편을 마음에 새기고 싶어 공주 풀꽃문학관을 찾았습니다.
풀꽃문학관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주차를 하고 문학관 내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는데요. 바로 문학관 앞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나 없나 살펴보는 일입니다. 나태주 시인님께서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니신다고 하는데요. 소소한 일상을 시로 담아낸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라는 시집을 출간할 정도로 자전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주차장 한켠에는 우리나라 문학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시를 볼 수 있었는데요. 나태주시인님의 시는 물론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시와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시 등을 한 줄 한 줄 읽다보니 어느샌가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 했습니다.
이 곳에서 만큼은 하얀 벽을 따라 덩굴덩굴 자라고 있는 담쟁이 조차 아름답게 느껴졌는데요. 마당에서는 나태주 시인님께서 틈만 나면 가꾸신다는 예쁜 화초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열려있는 문을 따라 풀꽃문학관 내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는데요. 주말을 맞아 저 멀리 경상도에서 많은 학생들이 나태주 시인님을 만나러 왔다고 합니다.
나태주 시인님께서는 직접 풍금을 연주하며 아이들과 함께 그에 맞춰 노래도 같이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한 명 한 명 정성스럽게 예쁜 풀꽃을 그려주며 사인도 직접 해주셨는데요. 평소에도 워낙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셔서 본인의 시에 직접 어울릴만한 삽화를 그리시곤 한답니다.
장식장 안에는 시인님께서 평소 즐겨 보시는 책과 각종 행사가 있을 때나 여행을 즐기며 모은 소품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이제는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귀한 도서들을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복도를 따라 지나가다 보면 커다란 창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창 밖으로는 마당의 풍경이 환하게 펼쳐진 거실이 있는데요. 이 곳에는 나태주 시인님의 문학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연표와 함께 시인이 아끼는 소장품들과 시인님의 시가 담긴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시인님의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시인님께서 문학관에 계실 때에는 이 곳에서 도서를 구입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친필 사인도 받을 수 있기에 더욱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문학관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이기에 그 형태나 구조가 우리 전통가옥과는 꽤 차이가 있었는데요. 뒷뜰을 따라 걷다보니 일본 가옥의 특징을 한 눈에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문학관 오른편으로 시인님의 시도 세워져 있고 정원에는 예쁜 꽃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침이면 활짝 꽃을 피우고 저녁이 되면 지던 빨갛고 노란 분꽃도 볼 수 있었는데요. 어릴 적, 아파트 베란다에서 커다란 화분에 키우던 분꽃을 여기서 만나니 너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동글동글 막대사탕같은 달콤한 천일홍도 활짝 꽃을 피워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늘 바쁜 일상으로 잠시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다는 것 조차 참 쉽지가 않은데요.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책을 읽기에도 더없이 좋은 가을, 주말을 맞아 풀꽃문학관에 들러 따스한 시 한편, 마음에 새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