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열리는 무형문화대전에서는 이전에 전시회와 달리 시연이나 체험이 보강되었는데 공개 시연을 통해 실제 장인의 공예품 제작 과정을 눈앞에서 만나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매듭, 금박, 불화, 통영와공대, 처용무, 강강술래 등의 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충남의 흔적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부여에 내려오는 은산별신제가 그 공간에서 잘 표현이 되어 있더군요.
우리 민족의 유려한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생각하는 기술이 늘어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예술과 삶에 대한 관점을 통해 우리 민족의 내부에서 어떤 존재가 어떻게 생각하고 선택했는지 보게 됩니다.
인간세상에서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람이지 않을까요. 사람이 있어야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한 사람의 생은 짧지만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치는 영원하죠. 그런 가치를 가진 것 중에 무형문화재도 포함이 되는데 이곳에 바로 은산별신제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이곳에 가서 우리 고장의 무형문화재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생소한 지명 은산은 조선시대까지는 교통의 요충지로 시장이 이곳에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 쇠퇴하다가 이곳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별신제로 규모를 확대해 나가다가 자리잡게 되었는데요. 은산별신제에서 모시는 신은 장군신으로 요충지의 특성상 백제장군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은산별신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이것도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백제 부흥군의 뼈가 발견되기 전인 은산 지방에는 괴질이 퍼졌는데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다가 한 노인의 꿈에 백제를 지키던 장군이 나와 유골들을 수습해서 양지 바른곳에 묻어주면 그 보답으로 괴질을 깨끗히 몰아내겠노라고 말했는데 잠에서 깬 노인은 마을 사람들과 백제 부흥군의 유골 수습을 하고 제사를 지내자 괴질이 없어졌다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장군을 모시는 대제는 6일동안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모시는 제관들은 찬물로 목욕재계하고 생선, 육류와 같은 비린 것을 먹지 않으면서 근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 날 왼손으로 꼰 새끼줄인 '금줄'로 은산천의 물을 봉하고 금줄 상류 물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봉해진 물을 사용해 조라술을 빚는다. 조라술은 3일이라는 시간동안 빚는데 잘 익는다. 둘째 날은 장군이 백마에 올라타서 군사를 이끌고 '진대베기'를 하러간다. 옛 백제 부흥군이 나당연합군을 막는 그런 군사적인 행사를 행하는 것이다. 셋째 날은 「화등방」이란 곳에서 만든 작약, 목단, 국화 등을 받아서 별신당에 올릴 꽃을 받아오는 '꽃받기 행사'를 한다.
넷째 날은 백제부흥군의 복신장군과 도침대사를 상당신으로 모시는 '상당 행사'와 별신달의 '본제'를 하며 유교적 제사를 치르게 된다. 다섯번째 날에는 전날 했던 본제와 상당 행사를 별신이 잘 받았는지 확인하는 '상당굿'을 벌인 후 은산면의 괴몰 아래에서 '하당굿'을 벌인다.
마지막 날에는 제관인 화주가 산신에게 제사를 마쳤음을 알라는 '독산제'와 장승을 세우는 '장승제'를 진행하면서 마무리한다.
백제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사비성이 위치해 있었던 부여의 왜소함에 실망하기도 하지만 백제의 무덤들은 신라의 무덤들보다 초라하며 부여의 수도는 경주만큼 화려하지는 않아도 그 고유한 문화를 이렇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2017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행사
2017. 10. 26(목), 2017. 10. 29(일)
전시 : 2017. 10. 26(목) , 2017. 11. 26(일)
참 관 료 : 무료행사장소 : 국립무형유산원 일원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5)